준아,
할로윈이면 커스튬을 입고 사탕이며 초콜릿을 얻느라
즐거운 하루를 보내지만
우리 준이는 커스튬을 입을 때마다
옷감 때문에 힘들어서
할로윈을 싫어해더랬지.
보드라운 천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시접이나 솔기에 드러난 살이 스치면
가렵고 아프다고 울기도 많이 울었어.
그때마다 엄마도 속상해서 눈물이 났단다.
그러면서 솔직히 짜증도 났지.
그깟 천 때문에 즐거운 날 즐겁게 보내지도 못하고서 말이야.
솔기가 스친 네 피부가 실제로
발갛게 부어오르는 걸 보고
엄마는 깜짝 놀랐어.
그냥 느낌이 그런 게 아니라
너는 정말로 살갗이 아팠던 거였어.
그걸 제대로 이해 못해준 엄마가 얼마나 미안하던지...
감각 과잉 및 감각 민감.
우리 준이를 엄마가 한 단계 더 이해할 수 있었단다.
너처럼 감각이 다른 경우는
이 세상의 모든 자극이
얼마나 큰 부담으로 다가올지...
그래도 늘 웃고, 해맑은 얼굴을 보여주는 네가
더 짠해지고 또 고마웠어.
오늘, 우리 준이가
드디어 즐거운 할로윈을 보내게 생겼구나!
엄마와 준이가 특별한 커스튬을 만들었으니 말이야.
집에 있는 옷에 모자 쓰고 안경쓰고
허리띠를 천으로 두르고
우스꽝스러운 신발을 신으니
그 또한 멋진 커스튬을 되었어!
이 모든 아이디어도 네가 낸 거란 사실이
엄마는 더욱 자랑스럽단다.
드러난 살에 아무리 닿아도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말이야.
평소 네가 입는 옷이니까.
친구들과 Trick or Treat를 나가는 네 뒷모습을 보면서
엄마는 아주 많이 감사했단다.
문제나 이슈가 있으면 속상해하지만 말고
어떻게 그걸 해결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널 보면서 엄마는 이 할로윈에 큰 기쁨을 느꼈어.
이런 일상이 엄마에겐 작은 기적이란다.
우리, 이런 기적에 늘 감사하면서
같이 걸어가자꾸나.
오늘도 즐겁게!
Happy Hallow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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