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준
2024년 새해가 밝았구나!
새해에도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는 준이가 되길 바래!
오늘은 준이와 '마음읽기'에 관한 이야길 해 보려고 해.
대개, 너처럼 자폐성 스펙트럼에 속하는 사람이 마음을 읽는 건
힘들다고들 하지.
그런데 그건 비단 자페성 스펙트럼에 속하는 경우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런 것 같아.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건 힘든 일이란다.
모든 사람에게 말이야.
정말이지 그건 어려운 일이란다.
그래서 오해란 게 생기고 갈등이란 게 빚어지지.
그런데 준아.
우리가 만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투명하게 다 읽을 수 있다면 어떨까?
그렇게 편하기만 할까?
그럼, 세상이 완벽해질까?
엄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단다.
우린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지 못하기 때문에
그 사람을 더 생각하고 배려하고 사랑해야 하는 지도 모른단다.
좀 어려운 이야기지?
우리가 상대방의 마음을 다 안다면
우린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가 없을 거야.
그리고 우리가 노력하는 이유는
꼭 그 사람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란다.
어차피 그런 우리가 완벽하게 알 수는 없는 일이니까.
우린 그저, 다른 사람의 마음이 이러려니,
내 마음과 비슷하려니 생각하면서 살 뿐이란다.
물론, 같은 걸 놓고도 사람 마음은 제각각.
여기서 중요한 건 말이야.
그 마음을 다 알아야 할 필요없단다.
우린 그저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될 거야.
약속 시간이 돼도 나타나지 않는 사람을 두고
나를 무시하는구나, 하고 무조건 생각하기 전에
안 좋은 일이라도 생겼나,
급한 일이 생겼나...
이런 생각을 먼저 하면 좋을 것 같아.
그 사람 마음보다 상황을 먼저 생각하는 거지.
계속 말하지만,
어차피 사람 마음은 그 사람밖에는 알 수 없는 거란다.
물론, 그러니 준이가 다른 사람 마음 읽기를 할 필요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야.
엄마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사람 마음을 잘 읽지 못한다고 해서
너무 좌절하거나 우울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거야.
기본적인 매너와 도덕을 지키고
내가 편한 건 다른 사람도 편한 것이고
내가 좋아하는 건 다른 사람도 좋아할 수 있으니
내가 취했다면 다른 사람도 취할 수 있게 배려해주고 신경 쓴다면
타인의 마음을 잘 읽지 못해도
세상 살아가는데 크게 문제 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무엇이든, 우리는 우리 안에서
우리 능력 안에서 완벽한 존재.
네가 갖지 못한 걸 두고
너는 왜 갖지 못하냐고 절망하기 전에
그걸 꼭 가져야 하는 건지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
그게 꼭 필요하다면 노력하면 어떨까.
노력했는데 안 된다 해도 괜찮아.
노력하는 과정에서 분명 너는 이전보다 큰 사람이 되어 있을 테니까.
오늘도,
올해도 행복하자,
우리 아들, 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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