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아,
학교에서 있었던 일로 며칠 우울한 날을 보냈구나.
몇 아이들이 네게 이상한 단어를 썼다고.
욕은 아니지만 나쁜 의미를 가진 단어였다고.
너는 속이 상해서 울먹이며 집으로 왔지.
엄마는 너를 감싸안고 토닥여 줬고.
이젠 기분이 좀 나아졌니, 준아.
그날 엄마는 그렇게 속상하지 않았단다.
왜 그러냐고?
물론, 우리 준이가 속상한 일이 생긴 것에 대해서는
엄마도 속상하지.
하지만 그 일 때문에 속상하지는 않았어.
왜 그런지 알려줄게, 준아.
넌 그 아이들이 너를 두고 이상한 말을 할 때
그게 욕은 아니지만 이상하다는 걸 알아챘어.
그건 굉장히 중요한 능력이란다.
분별력이지.
세상을 살아가는데 분별력만큼 귀한 것도 없단다.
네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
네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
이 둘을 알아보는 능력은 우리 생존에도 아주 중요해.
살아가는 데 말이야.
그 아이들이 네게 나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네가 간파했다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란다.
아주 잘했어, 준아.
그리고 네가 잘한 게 또 있어.
넌 그길로 교장선생님께 갔지.
그리고 있었던 일을 다 알렸어.
도와달라고.
교장 선생님은 그 아이들을 불러 주의를 줬고
다시는 안 그런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내게 알려주셨단다.
너가 내게 말하기도 전에
교장선생님이 먼저 연락을 주셨거든.
어제 엄마가 학교에 선생님들과 미팅 때문에 갈 일이 있어서
학교 간 김에 교장 선생님을 뵙고
엄마가 구워간 컵케이크를 드렸어.
엄마는 네가 교장선생님을 어려워만 하지 않고
도움을 구할 일 있을 때 가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건
교장 선생님이 그만큼 훌륭한 분이라 그런다고 생각해.
그렇게 말씀드렸어.
교장선생님은 그게 자신이 할 일이라고 말씀하셨어.
어때, 준아.
엄마가 그 일로 속상하지 않았던 이유를 알겠지?
그리고 한 가지 더 있단다.
그 아이들이 네게 좋지 않은 말을 할 때
그 아이들을 향해 "Stop it. it's not nice."라고 말한 아이가 있었다고.
교장선생님도 그러셨어.
너도 나중에 그렇게 말했지.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 세상에는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꼭 있단다.
그 사람들은 늘 그렇게 함께 있단다
섞여 있지.
그러니 그걸 구분하고 알아볼 줄 아는 분별력이란 게
얼마나 중요한 지 알겠지?
그리고 또 중요한 건 말이야.
네가 남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야.
누군가 남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때
"Stop it! it's not nice."하고 말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 말이야.
엄마는 준이를 통해서 또 귀한 걸 배웠단다.
새삼 그리 늘 배운단다.
그래서 넌 내 삶의 스승이야.
고맙다, 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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