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애(十月爱) 꼭 해야할 일 이탄… 사과따기 입니다.

시월은 사과의 철입니다. 아침에 사과 하나만 먹어도 건강을 지킨다는 그 사과…

제철에 나는 사과는 더더욱 몸에 좋지 않을까요?

저희는 사과를 따기 위해 유카이파에 있는 사과농장을 찾았어요.

유카이파 오크글랜(Yucaipa Oak Glen) 사과농장: Oak Glen Apple Growers, Oak Glen, Ca 92399

팜스프링 인근이구요, 네 꽤 멀어요

한인타운 기준 약 80마일, 2시간 30분 정도 운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두어시간 떨어져 있는 곳에 이렇게 시골같은 곳이 있다는데 깜짝 놀라실 거구요.

그곳에 재밌는 것, 볼거리, 그리고 먹을 거리가, 그것도 맛집이 있다는 것에 두번 놀라게 됩니다.

유카이파 사과 농장에 가면 각 농장마다 특성있는 사과나무들이 있어요. 

그러니 농장 방문은 원하시는 곳으로 가시면 됩니다.

서너군데의 사과 농장이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로스리오스(Los Rios Rancho)로 다녀왔어요

일단 사과농장에 도착해 농장 아주머니, 할머니라고 해야 할까요?

할머니에게 사과 종류부터 사과 따는 법까지, 이른바 ‘애플 토크’를 듣고, 

어떻게 하루를 알차게 보낼 것인지 계획을 짤 수 있어요.

"뭔 강의를 들어? 그냥 가!" 라고 할 수 있지만 나름 이 농장에서도 계획을 한 거예요. 

설명을 들어야 다음 코스로 이동할 수 있어요.. (농장은 다 계획이 있구나..)

아직 사과따기는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코끝을 간지럽히는 이 향기..

고기 굽는 냄새, 옥수수 굽는 냄새가 진동합니다. (아직 때도 아닌데 먹고 시작할까?)

역시 시골스럽고, 축제 스럽죠. 고기가 들고 뜯고 싶을 정도로 먹음직스럽습니다.

정말 제대로 BBQ 입니다. 나무 장작을 넣고 오랜시간 굽고 있습니다.

역시 시월답게 이곳 사과 농장에도 콘 메이즈, 옥수수 미로찾기가 있습니다. 

지난번 옥수수 미로찾기로 인한 고단함에 저희는 이번에 패스하겠습니다. ㅎㅎㅎ

이곳에서 딸 수 있는 사과는 크게 세종류, 후지(Fuji), 레드롬(Red Rome), 그래니 스미스(Granny Amith)인데요.

저희는 먼저 후지 사과를 딴 뒤 레드롬으로 이동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체력이 된다면 그래니 스미스에도 도전해 보겠습니다.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쬐는 사과농장, 그리고 경치는 덤으로 아주 좋습니다. 

산등성이를 배경으로 저 멀리 보이는 경치가 참 아름답습니다. 

후지 사과를 따기 위해 길을 걷다보니 옥수수 미로에서 길을 잃은 가족도 보였는데

지난 번 옥수수 미로에서 있던 생각을 하니 막 도와주고 싶더라구요.

저희는 사과 백 두개를 받아 준비했구요 (백 하나에 50센트) 본격적인 사과따기에 돌입했습니다.

사과 농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 사과가 많이 없을 거 같다고 걱정했지만

나무마다 사과가 많이 열려있습니다. 주렁주렁 열려있습니다. 

빨갛게 익은 사과, 먹음직 스로운데 뒷면에는 벌레먹은 사과도 있으니 딸 때 주의해야 합니다.

햇살 가득 받고 자란 사과들이 탐스럽게 열려있고, 저희 아이는 뭘 딸지 고민고민을 하더라구요.

사과가 여러개씩 매달려있어서 버티고 있는 가지가 힘들어 보이기도 하네요.

나무 구석구석까지 가서 사과를 따더니 이건 어떠냐며 자랑하고 아이가 좋아해서 다행입니다.

사과를 딸때 가지와 사과를 붙잡고 돌려서 따야 좋다는 할머니.. 

아니 아주머니의 말을 찰떡같이 지키며 돌리고 돌리고 돌리면서 사과를 따더라구요. 

남의 말은 참 잘 듣구요, 엄마아빠 말은 참 안듣습니다. 저희집만 그런건가요?

사과 나무 밑에 떨어진 사과는 나중에 농장에서 다 수거하고, (뉴턴의 만유인력이 왜 생각나던지..)

상태가 좋은 것들을 선별해 애플사이다 만드는 용으로 사용된다고 하네요.

그러니까 땅에 떨어진 사과도 밟거나 상처주지 말아야 합니다. 

저희도 오늘 애플사이다를 만들어 가져갈 작정이에요.

후지 사과를 한 봉지 다 담은 저희들은 레드롬 이라는 사과종을 따러 왔어요,

레드 롬 사과나무는 키가 커서 픽커 폴을 사용할 수 있어요.

사과 색은 후지보다 더 빨갛게 먹음직스러워 보이네요.

그림책에 나오는 사과같죠?

이제 저희는 서서히 사과따기 달인이 되어가고 있어요.

딱 봐도 벌레 먹지 않은 것을 구별해 내고,

큰 힘 들이지 않고, 몇번의 손놀림(돌리고, 돌리고)으로도 사과를 딸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사과를 따면서 부작용도 있어요.

사과 봉지가 무거워 지면서 들고다니기가 버거워집니다. 

(결국 그래니 스미스는 구경도 하지 않았어요.. 또 한 언덕을 올라가야 되더라구요. 

그래서 '내년에 만나자'라고 했습니다)

웨건을 가지고 온 집도 많은데 당장 사과봉지가 무거워 부러웠지만 사실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짐들을 웨건에 싣고 다닐 수 있긴 한데, 사과농장에 언덕과 흙길이 많아서 웨건 운전하기가 꽤 힘듭니다. 

그래도 과수원에 와서 그런지 사과 향기도 상큼하고, 공기도 맑고, 아주 싱그러운 경험이에요.

바람에 사과 향이 코끝을 스치는 그 느낌 참 상쾌하고 좋습니다.

이곳엔 사과나무들 말고도 호박밭도 함께 있어요.

사과와 호박 빼면 10월에 할 게 뭐가 있나 싶을 정도 입니다.

예전에 소개해드린 펌킨패치에 예쁘게 전시돼 있던 호박들이 아닌, 

덩굴에 달려있는 진짜 자연 속 그대로의 호박들이에요. 

예쁜것도 있고, 못생긴, 정말 호박같은 호박도 있고 (호박같은 호박은 뭐임?)

그리고 울퉁불퉁 점들이 잔뜩 나있는 호박은 제 취향은 아닌데,

또 이 호박만 찾는 사람들도 꽤 있더라구요.. 맛이 다른가?

아이 주먹만한 호박부터 배꼽까지 오는 호박까지 크기도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리고 사과농장의 하이라이트 애플 사이더 프레스 입니다.

애플사이다라고 하는데 애플주스와 애플사이다의 차이점은 애플사이다는 사과즙 그대로, 

애플주스는 사과즙이 필터를 거친 것이라고 하네요.

애플 사이다는 먼저 사과를 깨끗이 씻고, 사과 갈갈이에 넣고 돌립니다.

사과를 열심히 갈면 밑에 망에 갈린 사과가 차곡차곡 쌓입니다.

그리고 그 망을 통속에 넣은 채 착즙기를 돌리고 돌려서(사과농장엔 돌릴게 많군요)

즙을 짜내면 사과 사이다가 만들어 집니다.

처음엔 재밌을거 같은데 하… 이거 돈 주고 사서 하는 노동이더라구요… 

저희 아이는 뭐 예상했던대로 자기가 돌려보겠다며 온 힘을 다해 돌렸습니다.

저희는 있는 힘을 다해서 짜내고, 짜내고, 짜내고 애플사이다 1갤런을 가득 담아 왔습니다.

쭉 한잔 마셔보니 노동의 보람도 있고, 내가 직접 본 사과, 

아무것도 안들어간 100% 사과 즙이라 건강해지는 기분도 듭니다.

원시적인 사과 주스맛,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애플사이다, 상큼하고 신선한 맛입니다.

사과 농장에 가시면 꼭 시도해 보세요. 

이렇게 저희는 사과 농장에서의 체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여기, 이 시골에, 이 한적한 시골에 맛집이 있어요.

정말 생뚱맞게 사과농장에서 약 5분 거리에

옥트리마운틴(Oak Tree Mountain)이라는 작은 몰이 있어요.

식당과 술 한잔 즐길 수 있는 바들도 많아 사람들이 많이 찾더라구요. 

아까 사과딸 때 같이 있던 가족도 식당에서 식사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사과 농장을 들렀다가 식사를 할 수도 있고, 구경할 거리도 쏠쏠한 장소입니다. 

아무래도 이 시골에 번화가인 가봐요.

애플 애니스라는 식당은 파이가 유명하고, 파이나, 아니면 식사등은 하루 전날 예약해야 한다고 하니 참고하시구요.

그리고 맛집중의 맛집, 팝스 앤 드롭스 캔디샵(Pops & Drops)입니다.

모든 것이 너무나 맛있습니다. 관광지에 가면 이렇게 캔디드 애플, 퍼지, 

각양각색의 캔디와 초콜렛 파는 곳 어디나 꼭 있잖아요. 감히 최고중의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사과 농장이 있는 곳이니까 당연히 캔디드 애플이 주인공입니다. 

사과를 초콜릿과 카라멜에 푹 담갔다가 뺀 후 너트, 스프링클스 등 

토핑을 듬뿍 묻혀주는 캔디드 애플. 

달콤한 슈가에 상큼한 사과의 조합이 보기보다 더 맛있어요.

캔디드 애플, 초콜릿 등을 만드는 것을 유리창 너머로 직접 볼 수도 있고,

개별포장 판매나 파운드당 판매 등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꿀팁!!

집에 가는 길에 들러서 캔디 몇가지 구매하시면, 

두시간 넘는 집에 가는 길에 지친 아이들을 달래줄 일등 공신이 됩니다.

항상 노동 후에 먹어서 그런가.. 아무튼 여기 캔디와 초콜릿 정말 맛있습니다.

그래도 잊으시면 안됩니다. 역시 메인은 사과 따기 체험입니다.

시월이 가기전에 사과따기 체험 꼭 한번 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