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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친, 여사친?? 지랄 마시구요 - 유튜버 오킹
최근 필자가 푹 빠진 유튜버가 하나 있는데 그 이름도 유명한 오킹TV의 오킹님이다. 서른이 갓 넘은 젊은 청년인 오킹의 본명은 오병민인데, 오씨 중에 왕이 되자 라는 취지로 오킹이라는 닉네임을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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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쾌한 욕지거리에 담겨있는 유교 철학=====
18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브 계의 인기 스타 오킹의 팬이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유교 보이라는 별명 때문이다. 외모는 어른이 된 짱구? 느낌으로 보통 키에 보통의 체격을 갖고 있는 익살맞고 천방치축인 평범한 젊은이인데 입만 열면 입담이 장난 아니다. 일명 군대썰, 게임, 야방(야외에서 먹는 방송) 등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단연 독보적인 히트 메이커는 바로 나이에 맞지 않는 오킹의 고지식함에 신랄한 욕설과 오버 액션이 더해져 큰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연락도 없이 늦게 들어 오는 지 여동생을 미친듯이 밤새 걱정하는 둥, 짦은 치마나 가슴 바로 밑에서 끝나는 크롭티를 입는 여자는 자기 애인이 될 수 없다는 둥, 남자는 자기를 포함해 하나같이 음흉하고 믿을 수 없는 놈이라는 둥 셀 수 없이 많은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깔깔대며 공감하는 부분이 바로 남사친 여사친에 관한 주제이다.
작은 방 책상에 앉아 컴퓨터 하나 앞에 두고 온갖 얘기 보따리를 풀어 대는 유튜버 오킹. 특히 남사친 여사친 얘기가 나올 때마다 벌개진 얼굴에 핏대를 잔뜩 세우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가며 의자에서 벌떡벌떡 일어나거나 필요할 땐 방바닥을 데굴데굴 구르고 떼쓰며, 한마디로 지랄 발광을 하며 외친다. 남자와 여자 사이에 어떻게 우정이 존재하느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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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남자 사이에 과연 우정은 가능할까=====
친구 관계를 무조건 부정하는 건 아니다.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없는 싱글이라면 서로 친구하거나 술 마시거나 모텔 가거나 뭔 짓을 해도 상관 없단다. 오킹이 핏대 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내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싫어하는 상대방의 남사친 여사친인 것이다. 우리 나이 대라면 남편이나 부인의 남사친 여사친이 문제가 된다는 말이다. 물론 서로가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그것도 상관없다. 끼리끼리 만나라 그래!! 왜? 차라리 넷이 만나 다 같이 살지 그래?? 나는 싫다구 ㅆㅂ!!! 쌍욕을 해대며 소리를 꽉꽉 지른다.
공중파가 아니라 유튜브니까 가능한 그들의 질펀한 욕지거리. 너무 듣기 불편한 과한 경우를 제외하곤 대리만족이랄까? 세대차이에서 느껴지는 쾌감이랄까? 우리 땐 상상도 못하던 일을, 꿈조차 못 꾸던 허벌난 욕을, 칼럼 하나에 쬐그만 욕 하나 썼다가 허구헌날 국장님께 불려가 혼나던 기억이 있던 나로서는 세상이 많이 좋아지긴.. 아니 변하긴 했구나를 느끼며 그냥 신나고 재밌다. 게다가 꼰대 못지 않은 훈장선생 마인드로 살벌한 욕을 뱉어내는 오킹을 보며 짜릿한 카타르시스까지 느낀다.
그의 이론은 이렇다. 친구 사이? 좋다 이거야. 하지만 상대가 싫어하고 불편해 한다면 사귀고 있는 도중 충분이 예의바르게 친구의 연락을 줄이거나 혹은 차단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내 남자친구 혹은 남편의 여사친이 수시로 연락해 히히덕 거리는 것은 그 여사친도 문제지만 원인은 남자친구 혹은 남편이 병신 짓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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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애인의 남사친 여사친이 싫다=====
친구 사이를 완전히 끊으라는 게 아니잖아? 가끔 안부 묻는다고 뭐라 그래? 그래도 내 애인이 싫다고 하면 그 여사친이랑은 연락을 안하는 게 맞아. 싫다는데도 계속 연락하는 건 니가 ㅆㅂㄴ이야. 남자와 여자 사이는 누구 하나가 호감을 품지 않는 이상 지속될 수 없어. 너 그 여사친이랑 같이 샤워할 수 있어? 없지? 그럼 친구 아니야! 친구라며? 그럼 샤워 같이 해! 못하지? ㅆㅂ. 왜? 친구라며?? 여자친구도, 여사친도 다 갖고 싶은 이기적인 새끼들, 지랄하지 마!!! 니 속셈을 누가 모를 줄 알아? 불쌍한 니 여자친구만 빼고 다 알아!!!! 오킹의 말이다.
욕이든 지랄이든 나발이든 이 얼마나 속 시원하고 맞는 말인가.
예전 미국인 남자친구가 문득 떠오른다. 같은 호텔에 근무하던 그 친구와 퇴근을 같이 하면 영락없이 메시지가 온다. 일 끝났어? 바빴어? 피곤하지? 문자를 본 적은 없지만 대충 이런 내용의 여사친의 문자다. 매일 같은 시간, 일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문자가 온다. 아침에도 온다. 내가 한마디 했더니 버럭 화를 낸다. 친구인데 뭐 어떠냐고 말이다. 내가 걔를 만나기를 하냐 바람을 피냐 그냥 문자하는 여자 사람 친구인데 뭐가 문제냐는 게 남친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그 여사친이 예전 여자친구였다는 자백을 듣고 둘이 다시 잘 해보라며 쿨하게 돌아섰다. 아니라고, 이제는 안 한다고, 메시지도 다 끊었다고 울며 매달렸지만 여사친인데 어떠냐며 눈을 부라리던 그 때가 잊혀지지 않아 그 관계를 계속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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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사이의 우정은 호감을 바탕으로 존재한다=====
남자든 여자든 자기 애인 버젓이 옆에 두고 여사친 남사친을 계속 유지하는 심리는 과연 무엇일까? 한마디로 만악을 대비해서 플랜 B를 준비해 놓은 것 외엔 설명이 안된다. 나 역시 남녀 사이에 친구란 존재할 수 없다는 주의이다. 물론 싱글일 때는 제외하고이다. 곰곰 생각해 보니 나처럼 명랑 쾌활 이성친구가 많은 사람 역시 과거의 남자 사람 친구들을 생각해 보니 속으로 내가 쬐금 좋아했던 경우, 농담으로나마 나를 좋아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동성 친구처럼 아무 격의 없고 부담없이 정말 친!구!라고 명명 지을 만한 사람은 없었던 것이다. 사회에서 만나 비즈니스를 하면서 친해진 경우도 그렇다. 그건 친구라는 호칭보다는 차라리 좋은 관계라는 표현이 적당하다.
나는 지금 남자 사람 친구가 몇몇 있다. 집에 세탁기가 고장나면 와서 고쳐주기도 하고 때로는 술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내가 싱글이기에 가능하다. 서로가 호감을 숨기건 진정한 친구이건 겉으로는 명명백백한 친구이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경우에는 다르다. 나는 그들에게 내 남친을 설명하고 모든 연락을 차단한다. 그들은 항상 그 상황을 이해했으며 나는 그것이 내 남자친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한다. 내 남자친구 역시 나를 사귀는 동안 만이라도 여사친 따위는 없길 바란다.
 그래서 나는 오킹이 좋다. 내 눈엔 자식 뻘의 젊은 청년이 요즘같은 흉흉한 시대에 여자가 말 없이 외박 한다고 동생한데 지랄지랄하는 것도 귀엽고, 여사친 조차 못 끊는 남자새끼는 연애할 자격도 없다며 소리 버럭버럭 질러가며 핏대 세우는 그가 귀엽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서울에서 해남 땅 끝 마을까지 걸어서 국토 대장정을 하며 유튜브로 번 수익 중 5억 원이 넘는 돈을 흔쾌히 기부하는 근본 있는 청년 오킹이 귀여워 죽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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