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깨 칼국수

목포가 우리를 격하게 맞아주는 듯 폭우가 아침부터 거세게 내립니다.  북항을 가려고 했던 

계획을 포기하고 은행업무나 보려고 길을 나섭니다.  비가 잦아지는 듯하여 발길을 갯바위로

돌렸습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바지락 수제비와 들깨 칼국수, 팥 칼국수 그리고 왕김치와 고기만두를

주요 메뉴로 하는 ‘시골여행’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 하늘이 열린 듯 쏟아지는 비로

인해 취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골여행 식당은  KBS TV를 통해 맛집으로 알려 졌다는 

자랑스러운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 식당입니다. 우리는 맛집인 줄도 모르고 이름이 특이했고 

날씨가 꾸물거려 따듯한 국물이 당겨서 들어간 곳인데 사람이 무척 많았습니다.  그동안 

경험으로 나는 맛집을 믿지 않는 편이지만 맛 집인지 모르고 찾아간 이 식당에서 난생처음 

먹어본 들깨 칼국수는 훌륭했습니다. 

젊은 남자 주인이 직접 반죽해 기계로 뽑아낸 면은 두껍고 투박했지만 그냥 맛있는 국수였고

아무 맛없는 듯, 무슨 비밀스러운 맛이 입안에 맴도는 듯한 들깨 국물은 들깨 칼국수는

말로 표현 안 해도 자랑스러운 맛이라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들깨 종류를 싫어하는 

남편도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진하다 못해 걸죽한 국물을 들고 마시기까지 했습니다. 

우리는 그날 이후 두번이나 더 방문을 했을 정도로 맛이 있었답니다.

식사 후 우리는 우산도 필요 없을 정도로 쏟아지는 많은 비를 맞으며 버스정류장으로 향했고

십여분을 기다린 후 호텔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비를 맞으며 낯선 도시를 

걸어본 것은 여행을 시도한 이래 처음입니다. 부산, 통영, 여수, 수원을 거치는 동안 둘이 

함께 비를 흠뻑 맞으며 버스를 타러 간 적은 없었습니다.                                    

이럴 때 차 없는 서러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일 겁니다.   

갓바위.   

갓바위를 가자고 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전라남도 목포시 용해동 평화광장 근처에 있는 풍화혈(風化穴 tafoni)이다. 

2009년 4월 7일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500호로 지정되었다. 갓바위 풍화혈은 

인위적 요인이 전혀 작용하지 않고 해역의 풍화환경에서 자연적인 과정으로 

빚어진 풍화혈 상태의 자연 조각품이며 다른 지역 풍화혈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성을 가지고 있다.) 라고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