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 기대에 부풀어 플로리다에 도착했다.
유목민들에게 날씨는 무척 중요하다. 버스에 인슐레이션이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더위와 추위에 취약하다. 놀스캐롤라이나 부터 날씨가 새벽에 조금씩 추워지기 시작했다.
전기 난로를 켰는데, 난로를 키면 다른전기(밥솥 이나 전자레인지 등)을 사용 할 수 없다.
과부화로 차 밖에 있는 차단기가 내려가서 버스내 모든 전기가 다운되는 상태가 발생한다.
물론 퍼니스라 불리는 보일러 시설이 있다. 우리차는 커서 앞과 뒤 두개가 있는데,
놀스캐롤라이나 에서 켜 보니 뒤에 있는 난방기에서 찬 바람만 나왔다. 뭔가 잘못 되었다.
이 차를 살때 한 여름 이어서 인스팩션을 하면서 제대로 발견 하지 못한 것 이다.
구입후 6개월이 지나서 이젠 거리도 멀어진 판매자에게 따질 수도 없고, 온전히 우리 몫이다.
그래도 안심이 되는건 11월 중순부터 2024년 2월까지 플로리다에 머물 수 있다는 부분 이었다.
이미 가을전에 예약을 해 놔서 안심이다.
먼 길었지만, 긴장하고 조심하여 결국 잘 도착 했다. 왠지 한 고비를 넘긴 기분이 들었다.
역시 따뜻하고 심지어 덥기까지 한 플로리다의 겨울을 즐기면서 흐뭇했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놈(?)들의 습격을 받기 전 까지는....
올렌도를 거쳐서 플로리다 동부 비치근처로 왔다.
토요일날 도착해서 정리를 하고, 비치근처로 갔으나 플로리다 동쪽의 대부분 비치는 개가 허용되지 않았다. 바다거북이의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 라고 하니..할 말이 없다.
조금 아래쪽에 비치가 조금 거친 곳 에서는 개가 허락이 되어
락키를 풀어놓고 잠시 해수욕을 즐기고 들어왔다.
토요일날 도착해서 주말을 잘 보내고 월요일 저녁에 잠을 자는데
남편과 나 모두 갑자기 몸이 간지러워서 새벽에 잠에서 깻다.
우선 준비해 온 버물리를 바르고 억지로 잠을 청하고 다음날인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둘다 피부병에 걸린 것 처럼 붉은 반점이 다리를 덮고 있었다.
그리고 엄청 가려웠다.
아침도 거르고 침대롤 털고 이불을 털고 했는데, 도무지 누가 물었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어제부터 개미가 많이 보여서 차 바퀴 부근에 약을 뿌리기는 했으나, 개미가 이 정도로
우리몸을 만들어 놓으려면 몇 만 마리가 와야한다.
피해자는 있으나 피의자는 없는 황당한 상황이 되었다.
원인을 알아야 예방을 하고 약을 사용 할텐데 모기, 파리, 개미, 빈대, 벼룩???
눈에 보이지 않아서 형체를 알 수 없으니 답답할 노릇 이었다.
그때 문득 생각난 이상한 이름 ' Noseeums'
이틀 전인 일요일 저녁, 남편과 바닷가 근처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바다가 보이는 덱에 앉아서 기분좋은 저녁을 즐기고 있었는데, 자꾸 무언가 콕콕 무는
느낌이 들었다. 남편도 마찬가지 였다. 바닷가에 모기가 있나?? 그런데 모기가 무는것 과는
또 다른 따끔 거림이 있었고 눈에 보이지 않았다.
한참을 손을 휘적거리고 있으니, 서빙하던 사람이 와서 "노씨움" 이라며 외쳤다.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몰라서 어리둥절... 뭘 보지 말라는 거야?????
마침 옆 자리에 있던 다른 손님이
본인도 지금 엄청난 공격을 받고 있다며, 아주 작은 모기 종류인데,
오늘 특히 바람이 없어서 기승을 부린다며 설명해 주었다.
생전 처음들어 본 단어인데 심지어... 모기란다.
대충 식사를 마치고, 그냥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의례 다른모기처럼 잠깐 물고 마는 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화요일 아침상황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둘을 공격한 녀석은 그 녀석 뿐 이었다.
인터넷을 폭풍 검색해서 얻은 결론은...
그 녀석은 종류가 엄청 많은데, 몇 몇 종류는 물리고 나서 잠복기가 있다고 한다.
보통 1-2일 이라고 하니 딱 맞는 날짜다.
그래서 그 녀석의 공격을 받으면 받드시 집에 와서 샤워를 해야하고, 되도록 입고 갔던
옷도 빨아야 한다고 한다.
다행인건 이 녀석이 물이 없으면 못 살기 때문에 빈대처럼 집에 상주하며 괴롭히지는 못
한다고 한다.
우리는 일요일날 샤워를 다 마치고 나가서 돌아 와서는 간단히 씻고 잤다.
그리고 월요일날 일요일 입었던 옷도 그대로 입었다.
상상을 할 수 없는 일 이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조그마한 녀석이
이렇게 대단한 위력을 발휘 하다니...
인터넷을 통해서 얻은 정보로 바로 월그린 가서 약을 사서 발랐다.
이래도 오늘 (화요일)저녁에 뭔가 우리를 공격 한다면, 침대 메트리스를 버리자!
이런 생각으로 잠을 잤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
역시 우리를 공격한 녀석은 이름도 생소하고 볼 수조차 없는 그 녀석이다.
낮에 산책을 하면서 주변 캠퍼들에게 이야기 하니, 이미 다들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반드시 버그스프레이를 뿌리고 다녀야 한다면서
개미도 몇몇 종류는 사람을 물어서 귀찮게 하니, 개미약도 사용 하라는 조언도 해 주셨다.
역시 자연의 신비는 신기하면서 무섭다.
창문 방충망 사이로 들어 올 수 있는 그 작은 생명체가 이렇게 내 생활을 흔들어 놓을 줄 이야...
나는 아직 그 녀석을 제대로 만나지 못했다. 너무 작아서 눈에 보이지가 않으니....
푸른 바다와 산호초를 상상하고 내려온 우리에게 큰 장애물이 생긴 것 이다.
경험해 보지 못한 날씨는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해 준다.
이렇게 또 부딪치고 하나를 배우며 우리는 잽싸게 버그스프레이를 사러 갔다.
이제 생각하니, 식당에서 날씨가 좋은데 왜 아이들이 있는 집은 안에서 식사를 했는지,
식당앞에서 미국 할머니는 왜 그리 스프레이를 열심히 뿌렸는지..(냄새가 날아와서
기분이 좀 상했다)
모든것이 이해되는 순간이다.
12월에도 이 정도니, 한 여름에는 어떨까???
역시 우리가 살기에는 내가 살던 한국과 비슷한 뉴욕/뉴저지가 최고인 건가???
* 혹시 플로리다 여행후 작은 반점이 생기며 가려움이 느껴지시면 2-3일내에 물가에 간 적은
없는지 생각해 보시고,
'Noseeums' 을 검색해 보세요.
이 곤충은 물이 필요해서 반드시 물가에 산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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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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