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9일 토요일 아침. 2시간 정도 더 서쪽에 있는 오스틴 근처 캠핑장으로 이동하는 날 이다.거리도 멀지 않고, 회원제 캠핑장이니 느긋하게 밥을 먹고 움직였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토요일 이었다.
오스틴에 가서 한인마트도 한번 가고싶고, 텍사스 수도에서 유명한 텍사스 바베큐도 먹고싶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고 있는데, 옆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지나간다.
불현듯 작년 여름 뉴욕 87번 도로에서의 악몽이 떠올라 급히 차를 정차했다.
버스차 아래는 스토리지가 많다. 각각의 문은 열쇠로 잠그도록 되어 있는데,
딱 하나, 프로판 가스가 들어있는 칸은 문을 잠그는 열쇠가 없다.
아마도 위급상황이 생기면 쉽게 문을 열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 같다.
아래로 살짝 누르면서 걸어야 하는데, 거는 부분이 살짝 어긋나 있다.
20년 동안 수 만번을 열고 닫고 했을테니, 감안하고 신경써서 닫아야 한다.
그 부분이 느슨하게 걸려 있었는데 , 하필 바람이 심하게 불면서 차가 움직일때 마다
들썩들썩 하게되어 옆 차의 주행을 방해한 것이다.
차를 잠시 정차하고 문을 다시 닫았다.
단단히 잠궈놓지, 왜? 남편을 타박하며 다시 길을 나섰다.
오스틴에서 조금 떨어진 콜롬비아 라는 시골에 위치한 캠핑장은 크고 깨끗했다.
주 크기만큼 이나 여기도 캠핑장이 크다. 우리자리 에서 입구 까지 걸어가기도 힘들었다
사이트 간격도 좋고, 우리가 있는 부분은 새로 만들어 져서 바닥 평탄화 까지 잘 되어 있었다.
사실 우리는 평탄화 된 부분이 중요하다
정차를 하고 평형을 맞추기 위해서 버스 바퀴 뒤로 4개의 잭이 내려오는데
왼쪽 뒤의 잭이 살짝 말을 안 듣는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올라오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잘 안 올라온다. 그러면 남편이 아래로 들어가서 몇 번 쳐서 수동으로 올려야 한다.
그래서 되도록 그 녀석은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렇게 평탄화가 잘 되어 있으면
그러한 여러 고민이 한꺼번에 해결된다.
도착을 하고 차와 집을 분리한 후, 시동을 끈다
잭을 내릴 필요가 없으니 슬라이드만 내면 되는데, 슬라이드가 나오지 않았다.
버스집은 6개의 베터리가 있다
2개는 자동차 엔진베터리 이고 4개는 하우스 베터리 이다.
엔진베터리는 자동차 기능을 하고, 하우스 베터리는 도착 후 집을 만들어 주는 역활을 한다.
그리고 전기가 없는 곳에서 캠핑을 하는 경우 등을 대비해서 집 안의 실내등과 팬 도 베터리로
움직인다.
엔진베터리는 자동차가 움직이면서 충전을 하고
하우스베터리는 캠핑장에서 전기를 공급해 주면 그걸 받아서 충전한다.
그럼 전기가 없는 곳에서는??
그때는 제너레이터를 돌려서 집 안에 전기를 제공해 준다.
이동하는 도중, 도착하기 40분 즈음 전에는 제너레이터를 돌려서 냉장고도 돌리고,
하우스베터리도 충전한다. 그래야 도착해서 집을 만들 수 있으니.
오늘은 하필 중간에 정차하고 하느라 제너레이터 돌리는 것을 깜빡했다.
날이 더우면 집 에어콘을 켜느라 돌리는데, 날씨도 덥지 않아서 신경쓰지 않은 것이다.
우선은 전기를 꼽아놓고 베터리가 충전 되기를 기다렸다.
그 동안 캠핑장 산책을 하며 다리운동도 하고 내일(일요일) 어디 갈 것인지 찾아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버스안에 있는 베터리 알림판이 빨간색에서 가운데 주황색으로 바뀌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시간이 걸려서 겨우 슬라이드를 낼 수 있었는데, 그 뒤로 베터리가 초록색으로 올라가지 않고
주황색에 머물거나 빨간색으로 움직이며 깜빡거리고 있었다.
전 주인이 베터리를 2년 정도 사용 했다고 하니, 아마 베터리 고장 일 거야!
이런 경우 대비해서 휴대용 베터리 점검기를 사 길 잘했어!
큰 걱정 하지않고 베터리를 꺼내서 점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베터리 상태는 이상이 없었다.
점검기가 잘 못 된 걸꺼야!
주변에 자동차 부품파는 곳을 찾아가서 베터리 점검을 의뢰하고 다시 몇 시간을 기다렸다.
하지만 그 곳에서도 베터리는 이상이 없다고 했다.
이젠 머리가 복잡해 졌다.
베터리 이상이면 그냥 사 와서 교환하면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남편이 몇 일을 동분서주 하니, 옆에 있던 캠퍼가 와서 이것 저것 도와주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베터리 충전을 도와주는 컨버터가 고장 난 듯 했다.
사실 이때까지 아직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다만 옆 캠퍼가 컨버터 리셋 이라는 것을 하더니, 소리가 나지 않는다며
컨버터 고장 인거 같다고 해서 짐작만 할 뿐이다.
컨버터가 고장이면 아무리 전기를 공급해 줘도 하우스베터리는 충전되지 않는다.
급히 자동차 부품 파는 곳에 가서 휴대용 충전기를 사서 베터리를 충전하기 시작했다.
베터리는 한 번 완전이 방전이 되면 회복이 힘들다.
이 상황에서 베터리가 완전 방전이 되면, 나가 있는 슬라이드가 들어 올 수 없으니
우리는 속절없이 이 캠핑장에 발이 묶이게 된다.
임시방편을 해 놓고 수리점을 찾기 시작했다.
텍사스도 RV인구가 많은 주 이다. 그래서 수리 하는 곳은 많지만, 예약하고 약속을 잡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한다. 뭐든 바로 되는 것이 없는 미국이다.
종일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서 한 곳하고 연결이 되었다.
지금 있는 곳은 아니지만 2주 후에 갈 캠핑장과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곳 이다.
앞 뒤 따지지 않고 우선 가장 빠른 시간을 예약했다.
그것도 다음주 수요일. 우선은 가서 점검을 하고 진단을 받은 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무조건 고치는 곳에 가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니 무조건 오케이!
그 후 캠핑장 일정을 변경했다.
지금 있는 곳을 취소하고 다음에 갈 곳을 연장하고, 다행스럽게 성수기가 아니여서
쉽게 취소와 예약이 되었다.
회원제 캠핑장은 이런것이 편하다. 패널티 없이 자리만 있으면 조정이 가능하다.
이로서 오스틴 관광은 접어두고 다시 짐을 챙겼다.
베터리를 아끼기 위해서 실내등도 안 켜고 출발하기 전 날부터 슬라이들 접고
좁은 공간에서 생활했다.
주말을 이용해서 서쪽에 있는 샌안토니오 근처 캠핑장으로 이동해서
다시 3일을 기다린 후 수요일 고치는 장소로 갔다.
처음 가 본 낯선 곳에는 이미 많은 RV들이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왠지 동병상련이 느껴지며 조금 안심이 드는건 왜 일까?
그래 나만 이런게 아니였어!
정비소의 크기는 왠만한 공장 크기 였고, 뒤로는 캠핑장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집을 맡기고 다시 집을 찾아야 하는 우리같은 사람들에게는 필요한 캠핑장 이다.
차가 아닌 집을 맡기는 것은 보통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다.
중요한 신분증이나 서류 등은 따로 짐으로 싸서 작은차에 싣고 다녀야 하고
집을 찾아 온 후에는 온통 신발로 다닌 내 집안을 꼼꼼하게 청소해야 한다.
조금 번거롭지만 그래도 TT 캠핑장이 가까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점검결과 예상대로 컨버터 고장 이었다.
사실 조금만 자동차 정비를 할 수있는 사람이면 부품만 사서 교체하면 되지만,
우리는 거기에 대해서 전혀 재주가 없다.
토우톨리 사건을 겪고나서 절실히 깨달은건, 사람은 누구나 잘 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정비는 그걸 잘 하는 전문가 에게 맡기고
남편은 본인이 잘 하는 직업으로 돈을 벌어서 메꾸면 된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하려는 것은 우리에게는 무리라는 사실을 일찍이 깨달아야 했다.
부품이 오기까지 5일정도 그러니까 다음주 월요일 최종적으로 고치기로 하고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그 동안 베터리는 임시충전기로 충전을 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토요일 아침, 갑자기 그 임시 충전기가 고장이 났다.
이유는 알 수가 없었다. 산지 1주일도 안 됬지만, 영수증도 정신없이 버렸고
그것을 산 곳과는 2시간 떨어진 곳에 와 있으니 리턴을 할 수도 없는일이다.
근처 월마트로 가서 비슷한 것을 급하게 사 와서 다시 충전하기 시작했다.
이틀만 일찍 고쳤어도 이런 일은 또 없었을 텐데, 정말 짜증나고 속상했다.
하지만 다른 대안도 없으니 다시 돈을 들여 충전기를 사 와야만 했다.
이틀 후인 월요일,
아침부터 서둘러 고치는 곳으로 갔다.
버스집을 맡기고, 우리는 지프차 뒤에 중요 서류와 컴퓨터 등을 싣고 하루종일
떠돌아 다녔다.
덕분에 샌안토니오를 구석구석 구경 할 수 있었다.
수요일 저녁 버스를 찾아서 캠핑장 으로 왔다.
전기가 들어오니 센서가 바로 초록색이 된다.
휴~~ 안도와 한숨이 섞여 나왔다.
이번달 추가 비용이 얼마야?
하지만 어쩌겠는가??? 새 부품 달았으니 또 달려야지!
영상은 유툽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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