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마지막 일요일. 서부 텍사스로 이동한다.이제부터 가는 길은 이름도 생소한 곳이다. 텍사스 사막을 지나, 애리조나의 사막지대를 지나,
황금이 있는 땅, 캘리포니아로 들어갈 예정이다.
비가 조금씩 뿌리는 일요일 아침,
드디어 사막횡단의 대장정에 나선다. 오늘은 일요일이니 오늘 도착해서 5일정도 머물고
돌아오는 금요일인 4월 5일 부터 3일 내내 달려서 캘리포니아 유마 라는 곳에 있는
회원제 캠핑장에 들어가는 일정이다.
한 주를 모두 쉴수 없기에 사막지역에서 주중을 보내며 일을 해야 한다.
캠핑장을 어찌 찾나..고민 했었는데, 생각보다는 쉽게 해결 되었다.
구글을 통해서 찾게된 사이트 인데, 미국내 모든 캠핑장이 다 나와 있다.
국립공원부터 무료 파킹장까지 주 별로 나와 있어서 이 곳을 통해 캠핑장을 찾았다.
사막 한 가운데 뭐가 있을까? 걱정했는데, 서부개척시대 그 들이 다니던 길이 지금은
로드트립을 하거나, 트럭커들을 위한 마을로 조성되어 있다.
먼저 다녀간 사람의 발자취가 후대에는 성지가 되어 있었다.
그래서 일까? 이 곳 월마트 주차장에는 하루 머무는 캠핑카들이 많다.
월마트에서 운영하는 주유소도 디젤값이 저렴하다.
큰 트럭이나 버스캠핑카에 주유를 할때는 들어가는 양이 많아서 조금 빨리 들어가는 기계를
이용하는데,
트럭전용 주유소 외에는 그러한 기계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동네 대부분의 주유소는 그러한 기계를 이용해서
트럭은 물론 버스캠핑카도 쉽게 주유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Fort Stockton
샌안토니오 와 앨패소 딱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다.
캠핑장 자체는 주차장 처럼 되어 있고 사방이 창고여서 아침마다 대형 트럭이 드나드는
소리로 잠을 깨야 했다.
하지만 유틸리티 포함에 인터넷 까지 잘 되고 하루 30불 이니 가성비가 좋았다.
어떻게 이런 사막이 여행자들을 위한 쉼터 기능을 했을까?
그 역사를 알아보기 위해 '역사지구'로 지정된 곳으로 갔다.
원래 이 곳은 사막 한 가운데 지하수가 나오는 축복의 땅 이었다.
이 땅을 중심으로 코만치 원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었지만,
미국역사가 그러하듯 이러한 축복의 땅에 미군들이 와서 원주민을 몰아내고
마을을 만들기 시작했다.
동부에서 서부로 금을 찾는 이들이나, 맥시코에서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오는 이민자들에게
말과 마차가 쉴 수 있는 거점의 역활을 해 왔다.
1900년도 초 까지 스프링이 운영되고 호텔도 세워졌다.
하지만, 교통발달로 찾아오는 이가 줄어들고 동부에서 서부로 이주해온 이민자들이
스프링 상류에 자리 잡으면서 본인들의 농업을 위해 깊은 우물을 파기 시작한다.
결국, 기존에 나오던 스프링까지 물이 올 수 없어서 스프링도 사라지고, 호텔도 건물만
남아있다.
그 앞에 공원이 크게 조성되어 있는데 이 곳이 호텔이 있었을때 부터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아직도 여기 온천이 나온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만 남았다.
근처에는 당시 미군이 거주하던 건물이 남아있다.
솔직히 별 기대안하고 잠시 더위를 피하기 위해 비지터센터로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새로운 미국의 역사를 접하게 되었다.
' 버팔로 솔져 '
이름만 들으면 '버팔로를 잡는 군인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원주민들의 주식과 옷이 되는 버팔로를 무분별 하게 사냥해서 원주민들이
버티지 못 하게 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것과 전혀 상관 없이
한마디로 '흑인들로만 이루어진 부대' 였다.
남북전쟁 이후에 많은 노예들이 해방이 되었다고 하지만 그들을 고용해 주는 곳은 없었다.
대다수의 남자들은 미군에 지원하게 되는데, 미국은 그들을 따로 관리하며
부대 자체를 아예 백인과 구분해서 운영한다.
이들이 제일처음 치뤄야 했던 전투는 대부분 원주민과의 전투였다.
그들의 곱슬한 검은 머리가 당시 원주민에게 익숙한 버팔로와 닯아서
원주민들이 붙인 별칭이다.
억지로 끌려와서 노예생활을 한 후에는 결국 끌고온 자들을 위해 싸워야 했던
그들의 삶이 어쩌면, 일제강점기 우리 선조들의 강제징용과 유사해서 많이 공감이 가며
안타까웠다.
부대 자체를 구분해서 운영 했다면, 과연 백인 부대와 비교해서 그들의 처우는 어땠을까?
기록에는 안 나와 있지만, 보급품이나 모든 부분에서 차별이 있었을 것이다.
군대에서의 인종구분은 노예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까지 이어졌다.
실제로 버팔로 군사들이 한국전 에도 참여 했다는 기록이 있다.
꽤 오랜시간 유지되어 온 미국 역사의 민낯이다.
그들이 사용하던 내무반이 보존 되어 있다고는 하나, 천정은 누수 흔적이 있고
성인 병사들이 쓰기에는 터무니없이 작은 침대 몇 개가 놓여 있는 것이 전부이다.
미군을 대하는 미국인의 자세를 잘 알기에, 이러한 외진곳에서 관리도 잘 되지 않는 것 처럼 보였다.
자매이카 출신의 가수 '밥 말리(Bob Marley)' 가 부른 Buffalo soldier 라는 흥겨운 팝송은
이들의 아픔을 이야기한 것이다.
여행을 통해서 전혀 모르는 곳에서 새로운 역사의 한 부분을 알게 되었다.
무더운 사막 한 가운데서 또 이렇게 여행이 주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영상은 유툽을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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