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7월 첫 주를 메인에서 보냈다.

유명한 아케디아 국립공원이 북쪽에 있고 대서양을 접하고 있어서 여름이면 동북부 사람들이 많이 오는

관광지 였지만, 우리는 우선 여러가지 문제를 하나씩 해결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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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의 새로운 인연을 만났다.

첫번째 만난 사람은 C는 RV 테크니션(수리하는 사람)이다.

우리는 풀 타임을 위해서 RV 전용 세탁기를 구매했다.

출발전에 인스톨할 사람을 찾았으나, 우리가 사는 지역은 RV와 익숙하지 않아서 사람을 찾을 수없었다.

대부분 먼 지역에서 오게 되어 따로 출장비를 요구 했다.

다행히 RV전용 캠핑 리조트에 오니 상주 하면서 수리하는 일을 하거나, 그곳 리조트에서 소개를 해 주면

연락을 받고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 이 부분은 유툽을 보고 알게된 사실이다)

우리는 메인에 도착하는 날 체크인을 하면서 사무실앞 주차장에서 주차된 연락처가 적힌 차를 보고 연락을 했다.

그렇게 해서 만난 C 는 현재 우리처럼 이곳에서 머물고 있었다.

원래는 컴퓨터 관련 일을 하다가 관련 자격증을 따서 이 일을 한다고 한다.

풀 타임으로 캠핑카 생활을 한 지는 5년째 라고 하니, 다니면서 고칠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러다 보니 본인이 직접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따고, 이렇게 머물면서 일이 생기면 돈도 벌고...

그야말로, 도랑치고 가재잡고, 꿩먹고 알 먹고 이다... 부럽다 !!!!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딸이 두명 이란다.

몇 살이냐고 물어보니, 10살 12살... 어! 그럼 아이들 학교는?

이사 하면서도 아이 학군이 제일 중요한 내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질 않는다..

홈스쿨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부인도 온라인으로 일을 해서, 아이들을 돌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 아이가 컴퓨터 게임을 좋아해서 그것을 만들고 싶어 한다고 했다.

아빠미소를 지으며 자랑을 하는 그의 얼굴에는 학교를 안 보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제도화된 학교시스템에 익숙하고 그것을 안 하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살아온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아이들 학교를 보내지 않다니??!!!

정말 세상에는 다양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두번째 만난 사람은 아마도 이런 이동생활이 아니면 만나기 힘든 분 이었다.

A는 한국 할머니시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미국 할머니 시다.

도착한날 밖을 정리하는데 미국 할아버지 한 분이 오셔서 도울것이 없냐고 물으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부인이 한국 입양아 라고 하셨다.

근처 자리에 자리잡은 캠핑카에서 우리를 보시고 아마 한국인 인것 같다며 도울 일이 있는지

물어보고 오라고 하셨다며, 일종의 탐색 심부름을 오신거다.

반갑고 신기하고 감사했다.

그래서 다음날 오전에 남편이 일하는 사이 할머님 버스를 방문했다.

그 분은 한국어를 못 하신다. 11살 즈음 입양을 오셨는데, 동양인이 전혀 없는 동네였고,

매일을 울면서 영어를 배웠다고 하신다.

한국어에 대한 기억이 남아 있겠지..생각 하겠지만, 아마도 너무 힘들었던 그 분의

미국적응 동안 자의반 타의반으로 한국어에 대한 기억이 지워졌을 지도 모르겠다.

11살 동양 여자아이가 미국킨더에 들어가서 3년 만에 초등과정을 졸업했으니,

그 열정과 노력과 눈물이 어땠을지는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혼란한 시기, 정부도 사회도 부모조차 없는 4 살 여자 아이가

혼자 걸어오면서 맞이한 이 시련은 한국 역사의 아픈 부분이기도 했다

지금부터는 할머니의 입장에서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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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어려서 기억은 없어. 내가 어떻게 기억하겠어. 그냥 거리를 다니다가 고아원으로 들어갔어.

나이도 실은 정확하지 않아, 그냥 나를 고아원에 보낸 사람들이 3-4살 이라고 했고, 생일도 그 날로

만들어 줬어.

기억나는 부분은 요란한 비행기 소리와 폭탁소리, 총 소리.. 그래서 나는 얼마전 까지도 전쟁영화를

못 봤어. 그 기억이 귀에 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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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원에서 생활은 힘들었어.

5살 즈음부터 일을 해야 했어. 하루종일 구부리고 뭔가를 하고, 부엌에서 밥 하는 일도 하고, 아주 멀리까지

걸어가서 물을 머리에 들고왔어. 지금 내가 다리와 허리 수술을 한건 아마도 너무 어려서 힘들 일 때문 인거 같아.

종아리 부분에 흉터가 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폭탄 파편 맞은 자국 이었어..난 왜 이렇게 된지 기억에도 없는데,

미국와서 병원에 가니 그렇다고 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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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미국집에 와서 식탁에 음식이 너무 많은거야. 그래서 난 그걸 내 침대밑에 숨겼어. 내일 먹으려고..

고아원에서는 음식이 항상 모자랐어. 음식이 보이면 잘 숨겨두었다가 아무도 몰래 먹어야 했지.

그랬더니 양모가 와서 뭐라뭐라 영어로 하는데..알아 들을 수가 있어야지.

내 그 습관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었어.

내가 엄마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을 때 까지...

나는 모습이 한국사람이야. 그래서 한국 커뮤니티에 들어가려고 하면 내가 한국어를 못 한다고 다들 싫어해.

몇 년전에는 한국 마트에 갔어. 기억에 조금 남아 있는 큰 식물 (아마도 배추 같은거 인듯) 이 보이는 거야.

그런데, 이름도 어떻게 요리하는 지도 기억이 안났어.

마침 옆에 있는 젊은 한국 직원에게 이걸 어떻게 요리 하는건지 물었어.

그랬더니, 그 사람은 나를 이렇게 저렇게 보더니,

' 아니, 당신 한국 사람 아닌가요? 이걸 왜 물어요? 다 알면서? '

그러고는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그냥 가는거야...

그래서 그 뒤로는 한국마트에 안가. 너무 속상했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떠나온 태어난 나라를 그 분은 몹시도 궁금해 하고

그리워 하고 계셨다. ​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사람은 겉으로만 보고는 아무도 그 사람의 입장은 모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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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고아원에서 돌봐주는 남자(아마도 원장 이나 선생)이 여자 아이들에게 한 나쁜 행동이 아직도 기억에

남고,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없어 힘들었다는 이야기, 그래도 그 시절 고아원에서 만난 친구들이 그리워서

한국에 가서 그 친구들을 만난 이야기, 모두 그 시절이야기 하며 함께 울었던 이야기, 그리고 고아원에서 만난 친구들은 남편에게 본인이 고아원에 살았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등등...

내가 책에서만 읽던 이야기를 해 주시는데, 나는 안타까운 마음에 그 분의 눈을 바로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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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도 고민중 이라고 하니, 과거는 과거의 통에 잘 두고 새 통을 깨끗하게 씻어서 새로운 삶을 닮으라는

조언도 하시면서 내 손을 잡아 주셨다.

그 분 깊숙하게 남아있는 한국 할머니들의 깊은 정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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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좋은 남편분을 만나서 지금은 남부에 사시고, 더운 여름은 이 동네(동북부)로 오신다고 하신다.

그런데 남편분이 나이가 많으셔서 (81세)이젠 이렇게 장거리는 힘들거 같다고 하신다.

자녀들 모두 엄마의 환경을 이해하고, 아들은 한국어로 "엄마"라는 말을 배워서

그렇게 부른다고 하셨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다고 하셨다.

힘든 유년시절을 보내셧을 그 분에게 좋은 남편과 자녀들이 옆에 있으니..너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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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그 동네 오게되면 꼭 연락 하라고 하신다.

우리 차로 와서 점심을 먹고 있으니, 메세지를 주셨다. 와줘서 고맙다고...

나도 가끔 메신져로 인사를 드려야 겠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 주에 가게되면 꼭 연락을 해야겠다.

그때 까지 두 분 모두 건강 하시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