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서 넘어오는 이민자들 및 난민에 대한 이슈는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멕시코와 국경이 닿아 있는 텍사스나 캘리포니아, 아리조나등 남부에 사는 주민들은 이미 오래 전 부터 매일 일상에 영향을 받는 그런 중요한 이슈일지 모르나 지역적으로 거리적으로 거리를 둔 북동부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사실 그렇게 까지 피부로 다가오진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몇년 간 캘리포니아와 뉴욕, 일리노이스등의 11개의 sanctuary state (피난처주) 인 점을 이용하여 남부로 집중되던 수많은 난민, 이민자들을 요즘은 비행기나 버스를 이용하여 배송(?)해 버리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여기서 우선 Sanctuary State’에서 ‘sanctuary’ 라는 단어가 흥미롭게 느껴지었는데 그 이유는 어려서 부터 교회 안에서 예배드리는 예배당을 영어로 하면  ‘Sanctuary’ 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전에서  Sanctuary의 정의를 살펴보았더니 다음과 같이 나왔다.  1. ‘a place of refuge and safe place’  2. ‘Nature reserve’ 3. Holy place, a temple 이렇게 세가지로 정의가 있었다. 내가 알고 있던 ‘예배당’으로서 보다 더 통상적으로 쓰이는 첫번째 정의가 위의 맥락에서 쓰인 ‘난민들을 위한 장소, 아니면 난민들이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인 것이다. 하나님을 만나는 장소인 ‘예배당'과 살곳이 없어 유례하고 다니는 난민들이 쉴 수 있는 곳과 쓰이는 단어가 같다니 신기하지 않은가. 그리고 두번째 단어의 용도로는 ‘ (자연)보호구역'으로 쓰인다. 멸종위기의 동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게 개발 등을 금지하는 곳을 칭할 때 쓰인다. 

             최근 1~2년 북동부지역에 난민들이 이주하게 되면서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에도 refugee가 드디어(?) 도착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60명정도 이더니 이제는 200명에 다달았다. 그동안 ‘피난처주’로 불리우며 난민들을 수용하는 정치적 입장이였던 북동부의 주민들이 이들의 신념을 시험(?) 할 수 있는 기회란 생각도 들었다. 별 일이 없이 항상 조용한 동네에 최근 이 난민들을 받아들이는 일로 뉴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선 난민들이 살곳으로는 동네에 있던 한 호텔에서 당분간 머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 중 학교 에 다니는 나이에 있는 학 이 학생이라 학교에 입학을 했고 ESL선생님들이 몇명 고용이 되었으며 통역가도 붙여주었다. 역시 자본주의 마인드를 가진 주민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은 이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였다. 타운측은 주정부에서 18000정도의 펀드가 한 학생당 주어진다고 하여 자신들이 내는 세금이 이런데 쓰일까 걱정하는 주민들을 안심(?)시켜 주는 모습도 보았다. 익명으로 동네의 병원에서는 무료로 건강 정검을 해주는 의사선생님들도 있었다. 미국 교회에서는 Clothes Drive 를 하며 이웃이 된 난민들을 챙겨주는 이벤트도 벌이기도 했다. 이런 크고 작은 돕는 손길들을 보며 참 감사하고 이 당여하지 않은 손길들을 내어준 타운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단 생각을 했다. 이들 중에는 기독교인이나 가톨릭 신자로 신앙때문에 이런 손길들을 배푼 이들이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이들이 더 많은 것을 보며 여러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종교, 학교, 그리고 지방 자치 정부 (경찰서, 소방서, 타운홀등)리더들이 맨 처음 난민이 동네에 올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아예 마음을 먹고 긍정적으로 (positive tone)으로 이 뉴스를 알리고 진행하기로 동의 하고 그렇게 동네 신문을 비롯하여 다른 주민들에게 그렇게 긍정적인 톤으로 전했다고 한다. 받아들여야 되냐 마냐의 토론의 여지를 주는 순간 부터 주민들은 부정적인 부분들을 더 쉽게 잘 보며 시끄럽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예측하고 그렇게 했다는 리더들의 애프터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작은 동네에 이렇게 훌륭한 리더들이 있음에 놀랐다. 그리고 그 예측대로 주민들은 별 잡음 없이 대단한 헌신이 아니라 각자가 할 수 있는 작은 착한 일들 (카시트나 옷들등을 도네이션 하는) 을 하며 잘 진행되게 된 것이다.  

                 그에 비해 이런 남미로 부터 밀려오는 난민들의 문제가 하루 이틀이 아닌데 미국의 많은 한인 교회에서는 별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 물론 몇 교회들은 앞장서서 돕는 교회들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별로 없는 것이 더 현실에 가까운 것 같다. 

인플래이션이다 불황이다 가정마다 허리를 졸라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요즘 ‘나도 먹기 살기 힘든데, 누굴 도와? ‘라는 생각이 들기 쉽지만 그렇게 잘라 버리고 이 모든 상황을 모른 척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적어도 신자라면 말이다. 제발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받아드리지 말아주길 바란다. 필자도 무턱대고 난민과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는 정책에는 반대한다. 다만 우리곁에 이미 와 있는 우리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대단한 헌신이 아니라 앞에 언급했던 '긍정적인 태도'나 내가 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작은 손길들은 할 수 있지 않을까.

                 ‘있는 자가 없는 자에게 무엇을 나누는 것은 자기 것으로 선심을 쓰는 것이 아니라 본디 그들의 것을 돌려주는 것’ 이라고 초대교회 신도들에 관한 중요한 문헌인 ‘디다케’에 나와 있고  ‘부의 분배가 철저하게 불의하기 때문에 원하든 원치 않든 나보다 약한 이들의 몫을 뺏으며 사는 죄를 범할 수 밖에 없는 사회에 이 초대교회에서의 가르침은 더욱 크게 울려 퍼져야 한다고 박총님께서 언급하신 적이 있다. 박총님께서는 더 나아가 ‘구제는 없다. 모든 나눔은 우리가 진 빚을 장기 상환하는 것일 따름이다’라고 하시기도 했다. 

                 마태복음 25장 31절에 보면 예수님이 그의 영광가운데 천사들과 함께 올 때에 진짜와 가짜를 둘로 가를 것이라고 하셨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내가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내가 목마를 때 마실 것을 주지 않았다. 내가 나그네 됐을 때 너희는 나를 맞아들이지 않았고 내가 헐벗었을 때 입을 것을 주지 않았다. 내가 병들고 감옥에 갇혔을 때 너희는 나를 보살펴 주지 않았다.  그들 역시 대답할 것이다. ‘주여, 주께서 배고프시거나 목마르시거나 나그네 되시거나 헐벗으시거나 병드시거나 감옥에 갇히신 것을 언제 우리가 보고 돌보지 않았다는 말씀입니까? 왕이 대답할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무엇이든 너희가 여기 있는 사람들 중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하지 않은 것이 곧 내게 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 곁에 다가온 난민들을 두고 말씀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