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드라이브 뜨루 (Drive- thru) 기도 부탁드려요”

피닉스 지역의 리빙 스트림스이란 교회에서는 바쁜 신자들을 위해 드라이브 뜨루를 통해 기도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단다. 경건하고 엄숙하고 진지해야 할 기도를 교회당에 들어가지도 않고 차 안에서 햄버거를 사듯  간단하게 올린다는 것이다. 

아무리 시간이 없다고 예배당 안으로 들어갈 시간조차 없을까. 시간이 없다기보다 몇 발자국 움직이기 싫어서 그렇겠지. 내가 하나님이라면 절대로 그 기도에 응답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괘씸해서  오히려 벌을 내려 줄 것이다.

차문을 열고 나와 예배당 안으로 걸어들어가는 그런  움직임 조차도 싫어하는 사람들. 게을러터진 미국 사람들.

  우리 동네 들어오는 입구에 공동우편함이 있다. 퇴근 무렵에는 우편함을 확인하려는 차들이 항상 그 앞에  장사진을 이룬다.  일단 집에 갔다가 차를 두고 걸어와서 우편함을 확인해도 되련만 그 짧은 거리마저 걷기 싫어하는 미국인들이다.

    미국 성인인구의 반이 과체중이라는 신문 기사를 보았다. 내가 보기엔  반이 훨씬 넘는 것 같다. 어딜 가나 넘치는 체중을 감당못해서 뒤뚱거리는 사람들, 육중한 몸때문에 걷기도 힘들어 전동 휠체어에 유지한 사람들 천지니까.

그들을 볼 때마다 나는 궁금해진다. 자기 몸 하나도 감당못하는 사람들이 직장은 다닐 수 있을까. 직장을 다니지 못하면 생활은 어떻게 할까. 어느 주에서는 일정한 몸무게를 정해놓고 그 체중을 넘는 사람에게는 웰페어 지급을 중단한다고 한다. 웰페어를 받으려고  기를 쓰고 다이어트를 하고 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 회사에는 점심시간에 맞춰 매일 음식트럭이 온다. 나는  지난   10여년동안 단 한번도 그 음식을 사먹지 않았다.  제한된 물로 제대로 씻기나 했을까, 위생문제에 유독 내가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 트럭에서 파는 음식이란 게 햄버거,  에그롤 등 거의 튀긴 음식들로 칼로리가 어마어마하다. 그 음식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사먹는 동료들이 많다. 그렇게 기름진 음식으로 배를 채운 그들은 점심을 먹고 남는 시간을 휴게실에 앉아 텔레비젼을 본다. 아니면 너도나도 스마트폰에 고개를 묻고 있다.

회사건물 바로 뒤에 근사한 산책길이 있건만  절대 이용하지 않는다. 오지랍 넓은 내 성화에 못이겨 두어번 걷기를 하다가 추워서, 더워서, 다리가 아파서 등등의 이유로 금방 포기해버린다. 그들의 체중은 하루게 다르게  고무풍선처럼 두둥실 불어난다.

K씨는 점점 두터워지는 뱃살을 빼기 위해 올초, 큰 맘 먹고  비싼 러닝머신을 한대 샀다고 한다. 며칠전  K씨를 만났기에 물어보았다. 그래서 러닝머신 잘 쓰고 있어요?  K씨가 대답했다. 

"응. 처음사서 한 사흘동안. 지금은 옷걸이로 전락했지. 그 러닝 머신, 들고 나갈때  옷 걸어 놓기에 안성맞춤이더만"

   벤자민 프랭클린이 말했다.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의무인 동시에 사회에 대한 책임' 이라고. 그 말에 동의한다. 내 몸이라고 함부로  방기(放棄)하다가  병에 걸리면 그 질환에 따른 모든 치료는 사회가 고스란히 떠맡아야 하니까.

   오늘은 운동하기에 아주 적격인  날씨다. 빨리 운동화 끈을 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