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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딕시의 남부생활

패닉 어택과 평온을 비는 기도 Young Gray (madamdixie) 2020-7-17  14:33:13


 

 

남편과 세상 곳곳으로 나들이하며 알콩달콩 노후를 살고 싶었다.  출신 국가가 다르고 취향이 달라도 일단 함께 오랫동안 살며 코드를 맞췄으니 크게 삐걱대지는 않으리라 믿었다.  그렇게 나의 노후는 핑크빛이라 여겼던 것이 내 착각이었음을 예전에 미처 몰랐다.

 

평소 서로 의견이 달라 티격태격했지만 그런대로 적당히 적응하며 아이들을 키워서 독립시켰고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됐다.  하지만 2016년 대통령 선거 후부터 우리 부부의 일상은 톱날이 어긋난 바퀴로 부드럽게 굴러가지 않고 덜컹거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음이 더 커진다.  처음에는 조곤조곤,  다음에는 언성을 높이다가 그것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집안 반대 방향으로 흩어져서 침묵을 지킨다.  공화당 민주당이 상대 정당을 위한 최소한의 존중마저 결핍된 상황으로 몰고가서 소소한 일에도 서로 의견충돌하고 한치의 양보나 배려 없이 자신들의 뜻을 고수하는 연방 정부의 축소형 같다.

 

우습지만 그래도 우리는 대화를 계속하며 오묘한 희극을 공연하는 전문가가 됐다.  특히 손자들과 페이스타임을 할 적에는 화기애애한 완벽한 조부모의 역활을 능숙하게 한다.  그러나 평소에는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골라서 듣는 남편의 얼굴을 보면 주름진 뺨에 심술보가 주렁주렁 달렸다.  그와 같이 내 얼굴도 고집스런 심술이 덕지덕지 할 것이다.  두 사람이 삐걱이다 보니 마주앉아 평화롭게 밥 한끼를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이가 되어서 알콩달콩은 고사하고 손을 꼭 잡고 다니는 노부부를 보면 마치 명화를 보는듯 나는 감동한다

 

갈수록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심각하게 확산되어 공포감을 준다.  그런데 가만히 집안에 머물지 못하는 남편이 매일 밖을 나다니는 바람에 내 마음은 늘 불안하다.  골프치고 지인들과 만나며 식당을 들락이는 남편의 외출을 지켜보며 화도 나고 두렵다.  남편은 비슷한 보수성향 친구들과 예전처럼 살면서 심각한 바이러스 상황을 가볍게 본다.  일반 감기로 죽는 사람이 더 많은데 사람들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다면서 투덜거린다.  그리고 내가 알려주는 바이러스 관련 뉴스는 무조건 가짜라며 듣지 않는다.  그의 꽉 막힌 공간에 내가 비집고 들어갈 여유가 없음이 슬프다

 

남편과 가족들에 대한 걱정만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세상이 발칵 뒤집혀서 이런 저런 잔걱정으로 불안하니 가끔 패닉 어택이 온다.  처음 패닉 어택을 당한 것은 9.11 테러 직후였다.  호흡이 곤란하고 어지럽다가 잠깐 의식을 잃었다.  내가 심장마비를 일으킨 줄 알고 남편이 911으로 전화해서 앰블런스에 실려서 병원 응급실로 가서 하룻밤을 지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어서 두 번 더 그런 일이 일어나서 심장만 아니라 내부 장기 여럿을 체크하고 몽고메리와 버밍햄의 전문가를 찾아서 검사를 다 받았지만 결과는 모두가 정상이었다

 

그후부터 내 몸의 느낌이 이상하거나 가슴에 아릿한 통증이 오면 무조건 기도하고 성모경을 외우며 나 자신을 다독인다.  미디어 매체를 차단하고 나름의 온갖 방법을 다 적용해서 머리와 마음을 비운다.  혼란한 세상살이에 민감하지 않으려고 심신을 달래는 일이 쉽지가 않다.  책이나 잡지 밀어놓고 뜰에 나가 잡풀을 뽑거나 채소밭을 다독이고 직소 퍼즐을 많이 한다.  아무런 생각없이 조각 조각을 제 자리 찾아주며 그림을 맞추려 노력하면 단순해지고 안정이 된다.  마치 세상만사 모든 일이 다 연결되어 있고 제 위치에 있어야 평안이 있다는 삶의 이치와 같다

 

그러니  평온을 위한 기도’ 는 늘 입안에 머문다.  “주여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일을 바꾸는 용기를 주시고,  이 둘을 분별하는 지혜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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