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맞으며 올해도 머리속에서 뱅그르 도는 두 단어는 ‘성인과 죄인’ 이었다. 구세주이신 예수의 탄생에 기뻐해야할 시기에 오히려 한 해 동안 알게 모르게 지은 죄들이 많아 살얼음판을 걷듯이 만사에 조심스러웠다.

성인과 죄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환경과 배경을 무시하고 어떤 행위에 선과 악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긋고 나눌 수 있을까? 7가지 무지개의 색깔처럼 이름을 붙일수 없는 회색지대는 어느쪽으로 기울까? 다사다난한 사람살이에서 착함과 악함은 세속적인 도덕과 법의 규정에 지배받지만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면 어떤 단정을 내려야하나? 동전의 두 얼굴처럼 성인과 죄인이 하나인 것이 혼란을 주었다. 무엇보다 죄인이 아닌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할까?

과거가 현재로 또한 미래로 이어짐은 계절의 바뀜처럼 철저하니 올해의 나의 행적이 과연 어떤 미래로 계속될 지 두려웠다. 묵은 해의 과실들이 새해에 거는 기대와 흥분보다 더 강하게 의식을 잡아서 가볍게 연말을 마무리하려던 노력에 제동이 걸렸다. 더구나 지은 죄 뿐만아니라 해야 할 일들을 하지 않은 죄목들도 많아서 마음이 무거웠다.

삶의 진리가 있다. 옳고 그름을 알고 선하게 사는 일. 그렇게 살기가 힘들었다. 솔직히 2014년도 나 자신과 남을 용서하고 사랑하며 선하게 살지 못한것 같다. 너그러운 아량과 배려가 부족했고 성경의 가르침을 제대로 따르지 못했다. 이웃을 사랑하지 못한 죄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신부님께 고해성사를 해야겠다고 벼른다. 성전에 무릎 꿇고 참회하면 용서가 될까.

크리스마스 자정미사를 보고 성당을 나서면서 밤공기를 크게 들이마셨다. 변화의 가능성과 구원에 대한 재확신을 받고 마음이 가쁜했다. 받은 축복에 감사했다. 견딜수 없도록 나를 괴롭히던 선과 악에 얽힌 도덕의식은 잔물결이 되었다. 멀리서 다가오는 새벽기운을 느끼니 기분도 좋았다. 이제 며칠이 지나면 한해를 마무리 한다는 심리적 압박도 사라졌다.

새로운 시작을 할수 있는 새해에 희망을 가진다. 성인과 죄인을 올려놓은 내 속의 저울은 새해가 되면 새로운 에너지로 조율하리라. 그리고 모두를 사랑하며 선하게 살려고 노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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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15 bring you much hope, good health, and great happ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