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에 딱 어울리는 장소를 찾아갔다. 작년 11월에 문을 연 워싱턴DC의사당 가까이에 있는 성경박물관이다. 봄방학이라 많은 사람들로 붐벼서 첫날은 얼핏 보고 나오고 둘째 날은 아예 작심하고 문을 여는 시간에 가서 하루를 보냈다. 그래도 다 못보고 다시 훗날로 미룬 곳들이 있을 정도로 한꺼번에 소화시키기 벅차게 볼 것이 많다.
지하 1층과 지상 6층의 박물관 건물 각 층마다 다른 주제를 가졌다. 안내원의 조언에 따라 우선 3층으로 가서 ‘성경의 이야기’ 를 봤다. 입구 소극장에서 ‘세례 요한’의 영상과 그가 강조한 이사야서 40:6 “All flesh is grass.” 메시지를 겸허히 받아들였다. 풀처럼 말라 죽을 생명에 무슨 애착심을 가지나. 예수님의 시대인 나사렛의 환경을 조성해 놓은 지역을 고루고루 다니면서 당시의 사회상을 보고 들었다. 시대복을 입은 신학을 공부했다는 안내자가 올리브 오일을 세번 짜듯이 예수님도 세번 기도했다고 익살스럽게 소개하자 둘러선 아이들이 ‘와’ 했다.
다음은 4층에 있는 ‘성경의 역사’전시관을 갔다. 고대 구술로 전해 내려오던 우화같은 스토리 조각들이 세월을 지나며 근육과 살을 붙이며 창세기로 시작하는 구약 성서의 체제를 갖추었고 훗날 신약까지 포함하며 성경의 모습으로 탄생했다. 고대 벽화나 조각 그리고 유물에서 발견한 파피루스에 적힌 스토리를 체계적으로 추적해서 성경을 증명하는 전시품을 따르며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기독교를 국교로 선포한 로마제국의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명에 따라 수사들이 기원전 그리스어로 된 사본을 라틴어로 번역해 묶은 책 50권이 첫 성경책이다. 그후 환경에 따라 변하며 여러 개정판을 거치고 세계 각 언어로 번역된 성경이 오늘날의 성경이다.
1946년 사해의 쿰란 동굴에서 우연히 발견된 히브리어로 된 성서 사본으로 현 성경의 정확함이 확인됐다. 성경책이 면모를 갖춘 과정과 변천한 역사의 흔적을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사용해서 증언하는 전시회에 재미난 스토리도 많고 스테인드 글라스나 조각물을 통해서 성경을 가르친 유럽 교회의 노력 또한 전파에 대단한 역할을 했다. 모세가 전한10계명을 포함한 총 613 율법 중 긍정적인 248 법은 사람의 몸에 가진 뼈의 숫자와 같고 나머지 부정적인 365법은 일년 365일과 같다. 248과 365 숫자에 담긴 사유가 궁금했다.
6층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2층의 ‘성경의 영향’ 전시장을 돌았다.특히 성경이 미국에 끼친 영향은 막대하다. 1492년부터 신대륙을 찾아온 스페인,영국, 프랑스 등 유럽이민자들은 각자 자기 나라의 성경책을 가져와 의지했고 종교는 신생국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 걸쳐서 기반이 됐다. 노예였던 흑인들에게 종교는 영적 지주였고 훗날 인권운동의 불을 지폈다. 다양한 전시로 성경이 현 시대의 모든 분야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가졌음을 증명하고 성서의 스토리를 가진 영화의 동영상 자료나 성경 구절도 인간사회의 윤리와 도덕의 기본으로 존재한 성경의 파워를 보여준다.
그리고 지하로 내려가 두 특별전을 봤다. 조각가 깁 싱글톤이 수난의 길을 걸어가신 예수님을 묘사한 ‘십자가의 길’ 청동 작품들은 사순절이라 더 강력한 영적 떨림을 줬다. 또한 ‘어메이징 그레이스’ 전시회는 그 노래를 창작한 좐 뉴톤의 삶을 자세히 따르면서 신의 자비를 느꼈다. 1725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그의 어린시절과 도전들,배를 타고 해군으로 또한 노예선의 선원으로 일하다가 신을 믿으면서 변한 사연이 절절했다. 그는 이 노래를 창작해서1779년에 프린트된 찬송가에 실었다. 사실 이 노래는 영국에서 보다 미국에서 더 유명해졌고 모두가 애호하는 찬송가다.
1층에 있는 갤러리에 들러 바티칸 도서관의 정보를 얻었다. 2500년 인류역사를 총괄한 장서를 수집한 역사가 대단하다. 현재 소장하고 있는 1.5 백만 장서를 책장에 꽂으면 50km의 길이가 된다니 엄청난 보물들이다.
오랜 세월을 거쳐 완성된 성경에 관한 여러 흔적 중에 특히 손바닥 보다 적은 파피루스 조각에 적힌 고대어에서 율법이나 규범이 적힌 것을 해석하고 또 그 많은 조각을 퍼즐로 맞추어 성경의 스토리를 완성시킨 일에 경외감이 일었다. 성경박물관을 나서며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킨 성서의 진정한 의미를 공부하고 싶은 강한 욕망에 사로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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