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화성에 있는 은혜의 동산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이규현 목사입니다.

오늘부터 열왕기상하를 같이 통독하려고 하는데요. 열왕기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로 잡혀가 있을 때 기록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나라가 완전히 망하고 난 다음에 기록된 것입니다. 열왕기서의 저자는 솔로몬 왕 때 그렇게 강력하고 화려했던 이스라엘이 왜 결국 망해서 이방 나라에 포로로 잡혀 오게 되었는지 질문을 던지면서 이 책을 기록했습니다. 아마 최초의 독자들은 열왕기서를 읽으면서 ‘아 이래서 망한 거였구나’ 라는 걸 깨달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어떻게 하면 다시 회복될 수 있을지 희망을 가지고 이 책을 읽었을 겁니다

열왕기서는 이름 그대로 왕들의 이야기입니다. 많은 왕들이 등장하는데, 어떤 왕은 좋은 왕이었고, 어떤 왕은  나쁜 왕이라고 평가합니다. 좋은 왕인지 나쁜 왕인지 평가하려면 어떤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요. 열왕기서에 등장하는 왕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신명기 말씀입니다. 신명기서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잘 지킨 왕은 좋은 왕이고, 그 말씀대로 살지 못한 왕은 악한 왕입니다.

특별히 열왕기서에 등장하는 왕 중에서 대표적으로 훌륭한 왕과 대표적으로 악한 왕이 있습니다. 훌륭한 왕의 모델은 다윗입니다. 그리고 악한 왕의 모델은 여로보암입니다. 그래서 중간 중간에 ‘다윗의 길로 행했다’ 라는 평이 나오면 훌륭한 왕이고, ‘여로보암의 길로 행했다’ 라고 하면 악한 왕입니다.

열왕기서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세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징계와 은혜 그리고 언약입니다. 인간들의 실수로 말미암은 하나님의 징계에, 인간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이 왕들을 붙들고 이어가시는 하나님의 은혜, 그리고 완전히 망해 버린 다윗의 후손 중에서 새로운 왕이 올 것이라는 언약이 열왕기서를 읽는3가지 중요한 관점입니다.

열왕기상의 첫 시작은 다윗에게서 솔로몬으로 바톤 터치가 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뭔가 불안한 바톤 터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원래 릴레이 경기를 보면 선행 주자가 마지막까지 힘을 다해 달려야 합니다. 그리고 바톤을 받는 다음 주자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가 바톤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보면, 선행 주자 다윗이 굉장히 늙어서 레임덕(Lame Duck)이 와 있습니다. 바톤을 받아야 할 선수는 솔로몬인데 엉뚱하게도 아도니야가 서 있습니다. 인간의 욕심과 연약함이 만들어내는 여러가지 불안한 모습에서 바톤 터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불안함 속에서도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바톤 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다윗이 나이 많아 후계자를 세워야 할 때가 되자, 먼저 아도니야가 스스로 왕이 되려고 했습니다. 그는 인간적으로 여러가지 장점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요압이나 아비아달 같은 아주 힘있는 신하들도 아도니야 편에 섰습니다. 그러나 아도니야는 왕이 되지 못했습니다. 대신에 많은 약점을 가지고 있는 솔로몬이 왕이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이 장면은 어떻게 보면 이스라엘 전체 역사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오늘 본문에 나오는 이 문제가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이 이스라엘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