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규현 목사입니다.

여호야김 왕은 애굽이 세운 왕이었지만 여호야김도 애굽 편에  계속 붙어있을 수 없었습니다. 신흥 제국 바벨론이 워낙 강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벨론 편으로 기울었다가 잠시 애굽이 강해 보일 때가 있었는데 그때 다시 애굽 편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랬다가 결국 바벨론의 침공을 받았습니다 그 와중에 여호야김은 죽고 그의 아들 여호야긴이 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호야긴은 100일 정도 왕으로 있다가 바벨론에게 포로로 잡혀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요시야의 아들이었던 시드기야가 왕이 되어서 11년 정도 통치했는데 마지막에 다시 애굽 편에 서서 바벨론에게 맞서 보려고 하다가 결국에는 바벨론의 침공을 받게 되었고, 그때 유다는 완전히 망했습니다. 특히 그 마지막 왕 시드기야는 자기 눈앞에서 왕자들이 죽는 장면을 지켜 보아야 했습니다.  아들들이 죽는 것을 다 지켜 본 다음에는 그의 두 눈이 뽑혔습니다. 그 상태로 바벨론에 끌려가서 결국에는 죽었습니다. 바벨론을 배반하는 나라가 어떻게 되는지 확실하게 보여준 겁니다. 그 때 예루살렘 성은 무너지고 하나님의 성전도 불타게 되었습니다.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그렇게 강성했던 나라가 이렇게 무너진 것입니다.

열왕기상하를 기록한 저자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을 겁니다. “하나님의 선민인 우리가 왜 저 개,돼지 취급했던 이방인들에게 망했지? 그리고 하나님의 성전이 무너진다는 게 말이 되나?” 이런 질문이 떠 올랐을 겁니다. 이건 단치 힘 없는 나라가 망한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절대 망할 수 없는 나라가 망한 겁니다. 그러니 그들의 고민도 엄청 깊었을 겁니다.

사실 열왕기서는 그런 심각한 질문에 답을 주는 말씀입니다. 왜 망했습니까? 우선 유다의 왕들은 줄을 잘 못 섰습니다. 강대국 사이에서 어느 쪽에 줄을 서야 할지 잘 몰랐습니다. 전통적인 강국이었던 애굽과 신흥 제국 바벨론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다가 결국은 망했습니다 새롭게 떠오르는 바벨론 대신에 서서히 지는 해 같았던 애굽 편에 잘못 줄섰다가 바벨론에게 망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겉으로 본 멸망의 이유입니다. 열왕기서 저자는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들이 망한 것은 바벨론 대신에 애굽에 붙었기 때문에 망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 대신 우상을 섬겼기 때문에 망했다는 겁니다. 외교적으로 줄을 잘못 선 것은 겉으로 드러난 이유이고 진짜 이유는 하나님 편에 서야 하는데 우상숭배하는 쪽에 섰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결국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 대신에 눈에 보이는 우상을 섬겼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면서 이웃을 사랑하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 대신에, 당장에 내 삶을 윤택하게 해줄 것 같은 우상을 따라갔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께 채찍을 맞은 겁니다.

요시야 이후 등장한 4명 중에서 여호야긴만 요시야의 손자이고, 여호아하스, 여호야김, 시드기야는 모두 요시야 왕의 아들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네 명의 왕들은 그들의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였던 요시야가 없앴던 우상을 다시 끌여들었습니다. 특별히 그들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싫어하셨던 므낫세의 죄에서 떠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재위 기간은 다르지만 한결같이 하나님 보시기에 악을 행했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가 눈물을 흘리며 외쳤지만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왕이었던 시드기야는 하나님의 율법책을 칼로 찢어 난로에 던져 버렸습니다. 망할 수밖에 없는 길로 갔던 겁니다.  그런데 이 가슴아픈 역사의 맨 마지막 이야기에 보면 바벨론으로 잡혀갔던 여호야긴 왕이 감옥에서 나와서 죄수의 옷을 벗고 바벨론 왕과 같이 식사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나라가 망했는데 그까짓 일이 뭔 대수인가 싶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 안에는 하나님께서 다시 무너진 나라를 회복시켜 주시겠다는 암시가 들어 있습니다. 에스라서에 보면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사람들이 귀환할 때 스룹바벨이 지도자가 되어서 돌아왔고 그들이 다시 성전을 세우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스룹바벨이 여호야긴의 손자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태복음 1장에 보면 예수님의 족보에 여고냐가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고냐가 바로 여호야긴의 다른 이름입니다. 결국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망한 그 자리에 예수님을 통해서 영적 이스라엘인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신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그 나라의 영원한 왕으로 세워주신 것입니다. 결국 열왕기서는 우리 스스로 왕이 되려 하지말고 영원한 왕이신 주님을 의지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 같이 열왕기하 24장, 25장을 읽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