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타니사로 스님의 법문 Not Resolved on Self 번역
76.--.194.147
2024-3-17 11:00:01
(괄호 안의 내용은 번역가 추가하는 보충설명이며, 맨아래 '추가'란의 내용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아에 대한 설명에서 부처님이 자주 사용하신 단어가 resolve (결의, 결심, 사유)라는 것이었다. 나 자신에 대해 뭐라 정의하든 우리는 무슨 결심이라도 한 것마냥 자신을 애지중지하고 자신의 욕망이나 생각에 집착한다 (긍정적 결의). 또는 반대로 자신의 잘못을 파헤치고 비난하려는 결의나 자아를 제거하겠다는 결심을 다지기도 한다 (부정적 결의). 어느 방향의 결의든 자아의 문제는 수행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우리가 자아에 긍정적으로 집착해 있다면 anattā ('無我' 아닌 '非我) 가르침은 부정적으로 들릴 테고, 우리가 자아에 대해 이미 부정적인 집착을 갖고 있다면 anattā 가르침을 듣고서 우린 자아에 대해 더욱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둘 다 불건강하고, 욕망과 becoming을 끊는 데에도 둘 다 도움되지 못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아의 문제는 옆으로 치워 두고서 (이 문장이 "'나'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해라."는 의미가 절대 아님에 주의 필요!), 무엇이 skillful (해탈에 도움되는) 행동 (생각, 감정, 말 포함)이고 무엇이 unskillful한 행동인가에만 집중해야 한다.
Skillful vs. unskillful과 인과처럼 언제나 항상 무조건 진리인 가르침을 부처님은 categorical이라고 부르셨다. 어떻게 해야 skillful이 개발되고 어떻게 해야 unskillful이 제거될 것인지가 늘! 우리의 관심사의 촛점이어야 하고, skill에 접근하는 우리의 마음상태에도 유의해야 한다. 청정함 (Virtue: Right Speech, Right Action, Right Livelihood), 집중 (Concentration: Right Effort, Right Mindfulness, Right Concentration), 분별력 (Discernment: Right View, Right Resolve)을 실천할 때마다 이런 자질/기술들을 향상시켜야 하고, 이 과정에서 자아의 문제는 촛점 밖으로 치워진다. (감각적 즐거움에 대한 욕망도, becoming의 욕망도, 그리고 non-becoming의 욕망도 모두! 윤회를 지속시킬 뿐이라는 이 딜레마를 해결하려면, '나'라는 게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에는 아예 관심도 갖지 말고 무엇이 skill한 행동/자질이고 무엇이 unskillful한 행동/자질인가?에만 촛점을 맞추겠다고 결심해야 한다.)
부처님은 해탈의 과정을 4성제로써 설명하셨지 aniccā (inconstant) - dukkha (suffering, stress) - anattā (not self)로 설명하지 않으셨다. (부처님은 4성제는 four noble TRUTHS라고 부르셨지만 무상 고 비아는 PERCEPTIONS라고만 부르셨다.) 그리고 4성제는 욕망을 버리는 기술과 8정도의 8요소들을 개발하는 기술에 대한 문제다. 부처님의 첫 가르침 대상은 5형제였는데, 그 내용 역시 욕망을 버리는 기술과 8정도의 8요소들을 개발하는 기술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수다원이 된 후!에야 비로소 부처님은 anattā를 언급하기 시작하셨다. Anattā를 체험해야 수다원이 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5형제가 바로 이 주장이 틀렸음을 증명하는 반례다. 수다원은 anattā를 체험해야 진입할 수 있는 경지가 아니고! 자신의 모든 경험이 자기 자신의 상카라 (fabrication. 의식적 무의식적 모든 행동. 먹이추구에 의해 추동됨.)의 결과일 뿐이라는 이 사실에 지극히 예민해짐으로써( = 자신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를 skillful vs. unskillful의 측면에서 판단하고 그 인과를 파악함으로써) deathless를 경험하여 진입하는 경지다. (수다원이 되는 체험을 타니사로 스님은 “순간이나마 deathless를 경험한다." 또는 ”닙바나를 얼핏 본다."고 표현하신다. 암튼 anattā는 수다원이 되기 위한 조건!이 아니라 수다원이 되고 난 후의 결과!라고 타니사로 스님은 말씀하신다. Anattā 가르침은 '나' 중심의 사고를 하지 말라는 "not resolved on self" 의미일 뿐, '나'는 허상이고 '작용만 하는 마음'이 따로 존재한다거나 그런 얘기는 타니사로 스님은 그 어떤 법문에서도 책에서도 말씀하신 적이 없다. 수다원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타니사로 스님의 책 "Into the Stream"을 보시기를.)
그러니 나 스스로 나의 경험을 fabricate한다는 것이 무슨 얘기인지에 대해, skillful 한 행동과 unskillful한 행동에 대해, 숙고해라. 이런 문제를 관심의 촛점으로 삼고 유지하는 것, 이런 결의가 바로 수행에서 필요한 결의다. 자아를 파괴하고 무아를 체험하겠다는 결의가 아니라, (a) 감각적 욕망에서 물러나 다른 종류의 행복을 추구하는 renunciation에 대한 결의, (b) 적의/화를 품지 않겠다는 결의, (c) 남에게 피해나 고통을 주지 않겠다는 결의, 이런 것들이 수행에 필요한 바른 결의다. 그리고 (a)는 기술과 집중을 필요로 하고, (b)는 자신과 다른 존재들에 대한 goodwill (mettā) 또는 최소한 equanimity (upekkhā)를 요구하며, (c)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남에게 폐가 되지 않는 종류의 행복을 추구하는 청정함이 필요하다. 한 마디로 Right Resolve라는 것은 4성제의 통찰을 청정과 집중에 적용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goodwill과 skillful을 유지해야 함을 이해하는 것이 분별의 역할이다. 고통과 행복을 가르는 것은 결국 기술 (단순한 '착함'이 아니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를 늘 중심에 두고 굳건하게 유지해라.
이런 관점의 전환은 마치 코페르니쿠스 이후 우주의 중심이 지구에서 태양으로 옮아온 것에 비할 수 있다. '객관적인 우주의 중심'이라는 것은 없지만 지구중심적 사고보다는 태양중심의 사고가 진일보한 것이었고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듯이, 우리의 관심도 '나'로부터 '무엇이 skillful한 행동인가?'로 옮아가야 한다. 그리고 skillful해지려면 우리는 늘 heedful (unskillful한 행동이 불필요한 고통을 자초한다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지 않음), ardent (unskillful을 제거/최소화하고 skillful을 개발/최대화하려는 Right Effort), resolute (삶의 한 순간도 이 실천에서 벗어나지 않음) 해야 한다. 아잔 푸앙의 말씀처럼 우리의 수행은 timeless여야 한다. 매일, 매 순간, '지금 가장 skillful한 행동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이런 태도가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가져올 수 있음을 알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skillful한 행동이란 마음을 차분하고 맑게 만들고 호흡과 몸의 감각에 주의하는 것, 내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항상 이런 중심 (centeredness)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나의 결의를 '나' 또는 '내가 누구인가?'로부터 'skillful한 행동'로 이동시켜라. 집중을 통해 나의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고, 그러면 분별력도 점점 날카로워진다. 나의 마음을 산란하게 만드는 것들은 부처님이 가르쳐 주신 5-step program을 적용하여 해부도 할 수 있게 된다: (i) A를 발생시키는 원인/조건 이해, (ii) A를 소멸시키는 원인/조건 이해, (iii) 내가 A에 끌리는 이유 이해, (iv) 궁극적으로 A가 가져올 고통 이해, (v) A가 가져올 고통이 행복보다 크다는 '가치판단' (효용-비용의 계산/비교에 근거한)을 통해 먹이로서의 A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남 (AN 4:10, DN 1, MN 75, MN 148, SN 22:57, SN 36:6).
이런 작업을 하는 동안 '나'라는 감각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주위에서 맴돈다. 이런 작업의 의지도 능력도 나!에게서 나오고 (주체/행위자로서의 '나'), 그 혜택도 내!가 보는 것이며 (수혜자로서의 '나'), 작업 과정 전반을 감독하는 것도 나! (평가자로서의 '나')이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종류의 '나'라는 감각은 수행을 위한 전략이다. 이런 '나'가 과거에는 skillful하지 않은 선택을 함으로써 고통을 자초했다는 것이 문제였을 뿐이며, 부처님이 처방하신 수행 프로그램을 따르다 보면 '나'는 점점 더 skillful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고 '나'라는 전략도 점점 효과적이 된다. (해경이 구조를 못 했으면 해경을 좀더 잘 훈련시켜야 할 뿐, 해경 해체는 그 누구에게도 그 무엇에게도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대응이다. 해경이 아예 존재도 하지 않는 국가가 더 안전한가 말이다.)
그리고 기술도 전략도 결국 오온이라는 동일 재료로 만들어졌음을, 나의 행복과 수행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우린 알게 된다. 내 마음을 동요시키는 것들을 해체하다 보면 결국 내가 갖고 있는 '나'라는 감각도 달라지는, 마치 눈사태 같은 파급효과가 일어난다. Unskillful을 제거하려면 내가 기존에 갖고 있었던 '나' 감각/정체성/집착을 포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먹이이고 먹는 주체는 나이기 때문에, unskillful을 제거하다 보면 unskillful한 자기중심성도 필연적으로 제거될 수밖에 없는 것.) '나' 아닌 'skillful한 행동'에 집중하면서 수행해 왔지만, 궁극적으로는 자기중심성 자체도 해체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자기중심성은 '나 없다.'/'X는 내가 아니다.'를 외움으로써 제거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을 skillful하게 만듦으로써 제거된다.) 내가 나에 집착해 있었기에 처음부터 자기중심성을 제거하려고 하면 (나의 무의식이) 필사적으로 저항했겠지만, skillful한 행동을 목적으로 작업하다 보면 자기중심성이 방심한 사이 그 자기중심성 자체를 해체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의 프레임을 '자아'로부터 'skillful한 행동'으로 전환하는 Right Resolve의 이 중도적 방법이야말로, 우리의 자기중심성과 자기집착을 극복하여 becoming에 대한 욕망과 non-becoming에 대한 욕망 둘 다를 해체하는 길이다.
개를 기둥에 묶어 두면 개가 아무리 하루종일 뛰어다닌들 그 기중 주위에 머물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인지했든 못 했든 무수한 윤회동안 우리가 해 온 모든 것들도 미래의 윤회에서 하게 될 모든 일들도 결국 오온 놀음일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unskillful 행동의 첫단추인 생각의 영역부터 시작한다. 자아 공략에 집중하는 wrong resolve 대신 skillful한 행동에 집중하고 heedful, ardent, resolute를 유지하는 Right Resolve에서 시작한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면 '자아 vs. 비아'의 문제는 자연스레 해결된다. 그러니 촛점을 엉뚱한 곳에 맞추지 마라. 자아 대신 행동의 기술에 촛점을 두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이것이 해탈의 길이다.
[추가]
매순간의 '행동' (생각, 감정, 말 포함)을 통해 나는 매순간 새로운 존재가 되며 (becoming), 그에 따라 나를 둘러싼 세상도 변한다. 실은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나의 관점과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며, 세상/사회 안에서 내가 차지하는 정체성에 대한 나의 판단이나 '어떻게 해야 내가 원하는 종류의 행복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나의 계획도 함께 달라진다. 그런데 찰나와 찰나 사이에서 일어나는 becoming과 생과 생 사이에서 일어나는 becoming인 윤회의 기제는 동일하며 (12연기), 욕망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욕망 자체가 집착을 낳고 윤회를 지속시킨다. '해탈'은 윤회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을 의미하지만, 내가 어떤 상태가 되고 싶다는 becoming의 욕망도, 자아를 제거하겠다는 non-becoming의 욕망도, 둘 다 윤회를 지속시킬 뿐이며, 그렇기에 결국엔 해탈에 대한 욕망조차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나 해탈에 대한 욕망이 아예 없다면 수행은 시작조차 불가능하며, 수행 초기엔 고통의 감소, 더 나은 윤회, 궁극적으로는 해탈에 대한 욕망!이 있어야 수행의 시작이 가능하다. 그리고 수행의 과정에서는 감각적 욕망을 놓고 수행/해탈에 대한 욕망을 꼭 붙들고 있다가, 8정도 완성 후에는 수행/해탈에 대한 욕망조차 내려놓고 모든 상카라를 중단해야만 해탈이라는 열매를 맺게 된다.
부처님은 수행을 요리, 양궁, 대장간 일 등의 기술에 비유하셨다. 대장간에서 칼을 만들 때도 쇠를 달구어야 할 때가 있고 물로 식혀야 할 때가 있으며 망치로 두드려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이 모든 걸 정확하게 해야만 칼이라는 결과물이 완성된다. 그래서 한국어로 선/선업이라 불리는 것을 타니사로 스님은 skill이라고 번역하신다.
'Anattā (아나따)와 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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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사로 스님의 법문 The Right Piece in the Right Puzz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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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니사로 스님의 초기경전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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