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암동 교회를 섬기는 신 민규 목사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사사기 말씀을 읽어 왔는데 오늘이 사사기 마지막 시간입니다. 지난 8일 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사사들이 다스리던 시대는 타락과 절망과 구원이 반복되던 시기였습니다. 타락이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욕망에만 충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름대로의 신앙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자기 욕망을 위해 하나님을 모시는 것은 우상 숭배에 지나지 않습니다. 백성들 가운데 곳곳에서 일어나는 타락을 제어할 수 있는 영적권위가 없는 공동체는 비참하게 몰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사 시대가 그랬습니다.

어제 본문 19장에서 이스라엘 공동체는 자기들의 끔찍한 실상을 직면합니다. 한 레위인의 첩이 베냐민 지파에 기브아 사람들에 의해 비참하게 윤간당하다가 죽어 버린 것입니다. 분노한 이스라엘 공동체는 기브아 마을의 범죄자들을 끄집어내어 죽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백성들이 자기들의 욕망 대로 살고 있는 그 사회에 어떤 기강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범죄자들이 속하는 베냐민 지파는 범죄자들을 오히려 감싸며  나머지 모든 지파들을 적으로 돌리며 싸우려고 했습니다.결국 베냐민 지파와 이스라엘의 나머지 열 한 지파가 맞서 싸우는 내전이 발생합니다. 초기에는 베냐민 지파가 우세하였으나 결국 전쟁은 열한 지파 연합군의 승리로 끝이 납니다.

베냐민 지파에 대한 나머지 열한 지파의 분노는 대단했습니다. 그들은 베냐민 땅으로 가서 모든 성읍을 불사르고 베냐민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다 죽였습니다. 베냐민 지파의 씨를 완전히 없애버릴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을 열두 지파로 구성 하시고 그들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신 것은 애당초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었습니다. 베냐민 지파가 사라지는 것은 단지 죄가 많은 한 지파를 없애는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 자체가 어그러지는 것이고 전체 이스라엘 공동체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은 베냐민 지파의 명맥을 유지시키기로 합니다.

그런데 베냐민 지파를 보존 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참으로 엽기적입니다. 이스라엘의 11지파는 베냐민과의 전투에 연합군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길르앗 지파의 야베스 마을로 쳐들어 합니다. 그리고 결혼을 하지 않은 처녀만 남기고 마을 사람들을 다 죽입니다. 그렇게 남게 된 처녀 400명을 베냐민 남자들과 결혼시킵니다.

또한 실로에서 벌어지는 축제에 베냐민 남자들을 데리고 가서 그들이 몰래 축제를 지켜보다가 축제를 즐기는 실로 처녀들을 납치하여 부인을 삼으라고 합니다. 이런 끔찍하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베냐민 지파가 대를 이어 존속하게 됩니다.

사사 시대에 이스라엘은 이처럼 어두웠습니다. 사사기의 마지막 구절에서 말하는 것처럼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방해 없이 자기마음대로 살면서 자기 욕심을 채우려고 한다면 그들은 남을 이용해 먹고 서로 미워하게 될 것이고, 그들이 이루는 공동체와 사회는 지옥이 될 것입니다. 암울한 현실을 인정하고 직면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하지만 우리가 말씀을 볼 때, 우리는 겸손하게 우리의 추한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