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그 동안 많이 튼튼해 졌어요.
귀는 여전히 안 들리고요.
이명도 많이 가라는 앉았는데 이 괴상한 소리를 계속 달고 살자니
사람이 정신이 좀 이상해 지는 건 같아요.
그런데 저는 원래도 정신이 그닥 올바른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건 그런대로 그렇다 치고요.
어지러운 것이 아주 많이 좋아졌어요~~!
이 말인 즉슨,
걷는 것도 웬만큼 예전 같아 졌고요
(평형 감각 이상으로 갈지자 걸을을 걸었어서
동네 나가면 사람들이 쳐다보더라고요..
저 여자가 낮 술을 먹고 취했나...? 이런 표정으로요)
일상 생활 거진 다 복귀 했어요.
누워서 텔레비젼도 보고요ㅎㅎ
(화면 보고 있으면 속이 뒤집어 지는 듯 메슥 거렸더랬어요)
책도 읽고요ㅎㅎ
(머리가 핑 핑 돌아서 책도 읽을 수가 없었거든요)
머리 조이는 느낌도 많이 좋아 졌고요,
그래서 이번 주는
1. 실로 몇 달 만에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왔고요
2. 어제는 항상 하던 동네 수퍼 마켓, 채소 가게들 가격 비교 시장 조사도 실로 또 몇 달 만에 찬찬히 했고요
3. 오늘 아침엔 미루고 미루던 흰 머리 염색도 했고요.
4. 밥도 잘 해 먹고 있어요.
그 간 셋째 성이 두 번 더
먹을 거리 사다 떨궈 주고 갔었고요.
어제는 작정하고
하루 종일 먹은거 다 사진으로 찍어서
둘째 언니랑 셋째 성한테 이 메일로 보내 줬어요.
집안 최고 먹순이다 보니
제가 뭘 잘 못 먹는다...이럼 온 식구가 패닉 상태가 되서리...
언니들 안심 하라는 차원에서요.
접 때 제가 갈비, 갈비 외치면서
미숫가루나 먹고 있다고 했었을 때
맨하탄 나가서 갈비 먹고 왔다고 했을 때
둘째 언니가
먹었다니 다행이다 꿈까지 꿨는데..했을 때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게 그냥 꿈이 아니고 악몽 수준이었던 거예요.
이 메일로 짧게 써서 보냈는데
꿈에서 제가 없어 졌었대요.
얘 없어 졌다고.
찾아야 한다고.
찾아서 갈비 멕여야 한다고.
막 울었대요. 저 찾아 댕기면서ㅋㅋ
애들이 흔들어 깨워서 겨우 일어 났대요ㅎㅎ
일단 제가 잘 먹어야 언니들이 안심을 하니
어제는
아침으로 우동,
간식으로 감자전,
점심으로 계란찜에 다른 반찬들,
저녁으로 삼겹살을 곁들인 쌈밥 정식ㅋ
이거 쭈욱 사진 찍어서 보냈어요. 야식 사진만 못 찍고.
입 맛 다 돌아 와서
요즘 입에 넣는 것 마다 다 맛있다고. 잘 먹고 있다고.
전기 안진 검사라는 것은 결과가 어찌 나왔냐 하면,
interpretation:
하고는 첫 줄에
This is an abnormal VNG study.
당근 앱노멀이겠지요.
노멀이면 내가 왜 대낮에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고 걸으며
일자로 똑바로 못 걷고
왼 쪽으로 치우쳐 앞으로 걸어 나가겠어요.
여튼,
검사하고 다시 이비인후과 선생님을 만나고 온 결론은
평형 감각 이상과 어지럼증과 청력 상실이
내이(inner ear)의 신경 손상에 의한 것이다...
뭐 그래서 어쩌냐...
방법이 없다. 자연 치유력으로 회복하면 다행이다...
두 달 후에 청력 검사하러 다시 와라.
끝.
이렇게 됐어요.
그 때 부텀 그래도 어지러운거 많이 좋아져서 참 다행이예요.
소리에 민감한 건 아직도 여전해서
귀에 스폰지 꼽고 생활 하는데..
아...전 남편 목소리가 그렇게 큰 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시끄러서 머리가 아파요.
그리고 소리의 소스가 하나면 그래도 볼륨만 신경쓰면 되는데
이 소리, 저 소리가 다발적으로 들리면 더 머리가 아파요.
가령 텔레비젼 소리만 들린다...하면 이거 볼륨 낮추면 견딜만 한데
여기에 남편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
귀가 막 윙윙 대면서 머리가 아프고요.
여기에 추가로 어쩔 땐
라디오까지 틀어요.
지금 케이블이 없어서 원하는 운동 경기 중계를 볼 수가 없으니
이런 건 또 라디오로.
어쩔 땐 진짜 귀에 스폰지 꼽아도 머리가 터져 버릴 것 같아서
얼마 전에 우리의 친구 아마존에서
사격 연습할 때 쓰는 이어 머프 주문했어요ㅋㅋㅋ
저 사람도
저 사람의 라이프가 있고
이 집은 나의 집이기도 하지만
또 똑같이 저 사람의 집이기도 하니
집이란
무조건 편해야 한다는 저의 철학 하에
말도 크게 하지 마라,
텔레비젼 소리 낮춰라,
라디오도 틀지 마라,
내가 지금 이러니 매사 알아서 기어라...
이렇게만 제가 하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아서
그냥 저거 뒤집어 쓰고 있으려고요.
요즘 그래도 자기 할 일 한다고
여기 저기 나름 바쁘게 돌아 다니는 사람인데
집에 있는 동안
내내 마누라 때문에 살얼음 판 걷듯이 살 게 할 수는 없잖아요.
건강이 항상 정상이 아닌 저도 괴롭지만
그런 사람하고 살아야 하는 저 사람도 못지 않게 괴로울 거 같아서요.
저 이번에 아프면서 5파운드가 빠졌는데
며칠 전에 저 사람 몸무게 재니 10파운드도 더 빠졌어요. 헐...
머리 크기 보너스로 키는 180cm 딱 되고
평소에 160에서 165 파운드 나가는 사람인데
149.6 파운드가 나오더라고요.
제가 진짜 깜짝 놀랐어요.
저야 원래 잘 먹던 사람이 갑자기 일주일씩 못 먹고 그랬으니까 그렇다 쳐도.
그리고 저는 다시 잘 먹으면 다시 정상 체중 곰방 올려 놓을 수 있는데
저 사람이 이렇게나 살이 쪽 빠진 거 처음 있는 일이예요.
본인은 굉장히 뿌듯해 해요.
고딩 시절 몸무게라고.
이게 이 나이에 흔한 일 아니라고요.
생각해 보니
지난 석 달여 동안 저 사람이 집 밥을 못 먹어서ㅎㅎ
저처럼 밥 밥 밥 하는 사람 아니라
먹는거 크게 신경 안 쓰거든요.
저는 저대로 못 먹었으니까 저 하나 어떻게 하는거나 신경 썼지
자기가 밖에 나가서 점심으로 피자를 먹었네...하면 그런가 보다 하고
저녁으로는 치즈 버거나 하나 투고해다 먹을란다...하면 그런가 보다 하고
석 달을 보냈더니 저런 결과가.
어느 날은 하루 종일 안 먹은 날도 있었다 하더라고요.
고럼서
맥주는 꼬박 챙겨 마시더만.
살은 왜 빠졌는지..
뱃 살 빠진거 보니까 보기는 괜찮긴 한데요
뉴욕은 아직 날도 쌀쌀한데
집에서 괜히 웃통 벗고 돌아 다니고
추워서 팔에 소름은 잔뜩 돋아서는...
배에 힘 주고 앉아서.
아 집에서 왜 저렇게 힘들게 텔레비젼을 보고 앉았는지...
자기 편하라고 난 아무 잔소리도 안 하는구만...
제 몸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으니 남편 살도 얼렁 5파운드 정도 올려 줘야 겠어요.
덜덜 떨면서 웃통 벗고 있는 꼴도 더 이상 못 봐주겠어요.
미루고 미루던 흰머리 염색도 하고 나니까
할 때는 진짜 귀찮더니만
흰머리 안 보이니
속이 완전 확~~ 뚫리는 것 같아요.
행복 지수 올리는 데는
흰머리 염색 만한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이건 이제부터 진짜 미루지 말고 제 때 제 때 열심히 해야겠어요.
이제 날씨만 조금 더 따뜻해 지면
진짜 몸이 더 튼튼해 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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