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쁜아짐은

무사히 하루를  마치고 집에 왔습니다.

 

 

그간,

 

 

벌써 세 명이 이 회사를 떠나서

저는 벌써 올드 타이머가 되버렸습니다.

아 웃겨..

 

 

저 일 시작하자 마자

곧 짤렸던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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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싹하고 맘 착하게 저를 많이 가르쳐 주고 도와줬던

대박 귀염둥이 청년도

사장하고 좋지 않은 모양새로

그만 뒀는지 쫒겨 났는지 아리송하게

여운을 남기며 지난 달에 사라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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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같이 시작했던

일 시작한지 일주일 만에

'이쁜씨 우리 함께 얼른 이 곳을 빠져 나갑시다'

라고 굳게 결의했던

역시나 착하고 순했던 동료 하나도 지난 달에 나가 버렸어요.

 

 

나간 사람은 셋 이고

새로 들어온 사람 하나.

 

 

새로 들어온 사람이 또 대박.

 

 

저 사장님 어디에 인복이 그렇게 붙었는지 원.

 

 

우리 사장 완전 잭팟이 터졌음요.

무던 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제가 요즘 또 이 동료한테서 많은 깨달음을 얻고 있답니다.

 

 

매일 매일

매 시간 마다

각자 따로 깨지다

오늘 둘이 셋트로 한 자리에서 깨졌는데

제가 옆에서 보기 민망할 정도로 깨졌어요.

 

 

그 사람이 하는 말이

 

 

물론 자기가 잘못한 것도 있긴 하지만

저 사람(사장)이 제 정신이 아닌데

자기가 화내서 뭐 하겠냐고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존경스럽습니다.

 

제가 그런 다음에

 

 

00씨는 밤에 잠은 잘 주무세요?

 

 

하고 물었더니

 

 

아, 전 눕기만 하면 바로 자요.

 

 

아...진심 부럽습니다.

저는 다섯 달 째인데

아직도 밤에 잠을 못 잡니다.

 

 

저는

일 시작하고

하기로 했던 일 더하기

하나, 둘, 셋,

이것 저것 슬금슬금 늘어 나서는

급기야 오늘 하사받은 새로운 일은

 

 

회사 메인 소프트웨어 고장난 것도 고쳐야 하고

네트워크 고장난 것도 고쳐야 하고.

 

 

아놔 웃음 밖에 안 나와요.

애플 컴퓨터 자체도 처음 써 보거니와

컴퓨터 자체 다루는 게 컴맹 조금 넘어선 수준인데

사장인 내가 다 할 수 없으니

니가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는데

 

 

모...

오늘 또 잠 못자는거죠 전.

 

 

소프트 웨어 회사에 전화하고

애플에 전화 하래요.

지금까지는 자기 남편이 회사 컴퓨터 문제 다 해결해 왔었는데

자기 남편이 더 이상은 하기 싫다고 한다고.

 

 

아침에 출근 했더니 엄청난 이메일이...

점심 먹으러 나갈 때 까지 받은 이 메일이 줄잡아  30개 쯤.

꼬박 다 대답해서 보냈고요,

나중엔

같은 사무실 안에서 이 메일 질 하기 자기도 지쳤는지

자기 방으로 좀 오라네요.

 

 

갔더니,

 

너무 너무 짜증난대요.

일 하면서 실수 좀 하지 말라고.

 

 

죄송하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나가 보래요.

 

 

10분 쯤 있다 제 자리로 오더니

 

 

자기 너무 너무 짜증난대요.

 

 

제가

 

어떻게 해드릴까요.

티 한 잔 타 드릴까요?

 

 

했더니,

 

 

됐다고 인상 확 쓰면서

손님하고 상담하러 가버렸어요.

 

10분 쯤 후에 손님하고 상담하다 말고 중간에 나와서

 

저더러

 

자기 오늘 너무 짜증난대요.

 

이번엔 저도 그냥 쳐다만 봤어요.

 

 

한숨 쉬더니 다시 손님있는 회의실로 들어가 버렸어요.

 

 

이 짓을 쭉 하고 났더니

오늘 하루가 갔어요.

 

 

같이 일하다 그만 둔 동료가

저를 구출해 주겠노라고 약속했었는데

이력서 달라고 해서 지난 주에 줬었거든요.

그 쪽에서 연락이 왔네요.

 

 

보니까...

제가 옮길만한 포지션은 아닌 것 같긴 한데..

제가 능력이 썩 좋질 않아서요, 될 것 같진 않아요.

영어로 기똥차게 글 잘 쓰고 뭐 이런거 물어 보더라고요.

일단 대답은 해서 보냈어요.

영어로 글 썩 잘 쓰지 못한다고 솔직하게요.

소개해 준 사람 얼굴도 있는데 양심 상 개뻥은 못 치겠더라고요.

 

 

개뻥 쳐봐야

일 하다 보면 금새 다 밑천 뽀록 날 텐데

그 뒷감당 할 수도 없거니와.

 

 

찬찬히 계속 알아 봐야죠.

 

 

오늘도 나는

회사를 뛰쳐 나오지 않고

하루를 채우고 퇴근 했다는데

의의를 두렵니다.

 

 

나같은 사람을 이렇게나 오래 붙잡고 있다니...

 

 

우리 사장님,

진짜 인복 대박인 사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