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는 2008년 7월 23일자 한국 일보에 난 기사의 전문.

 

“블로그 운영으로 호평…의사직도 접었죠”

 

재미동포 아놀드 김씨 사연 뉴욕타임스서 보도

 

“블로그 운영이 의사보다 좋아요.”

블로그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의사 직을 포기한 재미동포의 이야기가 21일자 뉴욕타임스에 보도됐다. 블로그에 매달리기 위해 다니던 병원을 최근 그만둔 아놀드 김이 주인공.

김씨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맥루머스닷컴(MacRumers.com). 컴퓨터 회사인 애플에 관한 정보와 소문, 신제품 정보 등을 모았다.

 김씨는 8년 전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블로그는 생소한 분야였고 운영을 위해 전문지식과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도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씨는 많은 사람이 장차 블로그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예견했고 전공(컴퓨터공학)을 살려 맥루머스닷컴을 만들었다. 맥루머스닷컴은 애플에 관해서는 애플 경영진 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한달 방문자만 440만명을 넘으며 최근에는 가장 가치 있는 블로그 25개 중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씨가 의사직을 포기한 것도 이 같은 호평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상에서는 방문자 수가 권력이며 그것이 곧 돈’이라는 그의 생각을 증명하듯 맥루머스닷컴은 3년 전부터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으며 현재 그는 블로그 운영을 통해서만 억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나도 재미동포에다 직업 없이 블로그질만 한지 어언 2년이 넘는다고…

나한테는 왜 땡돈전 한 푼 안 떨어지냐고…

세상 이렇게 불공평해도 되는 거냐고…

내 블로그가 볼게 없어서 그렇지 그래도 평균 하루 방문객 20명은 된다고…

서너번은 백명도 넘은 적도 있다고…

나도 돈 좀 만져 보자고…

 

그리고 언론이 말이야,

나처럼 사회의 음지에서 생활고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절대 취직 안하고 꿋꿋하게 블로그질 하는 사람은 내팽게쳐 두고 말이지,

이미 잘 나가고 있는 사람이나 띄워주면서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나 조장하고 말이야.

이럼 안되는거 아니냐고…

 

 

뉴욕타임스는 각성하고 어여 내 블로그도 취재하라!!!

 

 

내가 낯 간지러워서 차마 내 손으로 뉴욕타임스 전화 걸어서 취재 정보는 못 흘리겠고

재스탱씨 시켜야겠다.

블로그가 영어 아니고 한국말이라 곤란하다고 하면

강짜 놓으라고 해야지.

 

 

한국말 못 하는 거야 댁들 사정이지!!!

 

 

그런데 저 냥반이 영 철판이 연약해서 저걸 제대로 할 수 있을까가 의문이네.

얼굴 두께가 마누라 절반만 됬어도

저 정도 생떼는 식은 죽 먹기인데.

도움이 안돼 도움이…

에혀..하는 수 없지.

그래, 어차피 이게 부부공동 블로그도 아니고, 내 블로그니까, 내가 알아서 추진하자.

어떤 방법이 좋을까..

 

전화해서 음성 변조로 말할까?

 

아니면 본사로 직접 찾아가서 미인계로 압력 행사를??

 

가서는 다짜고짜

여기 메트로 섹션 담당 데스크 나와!!!

하면 사람들이 모두 나를 쳐다볼테고

쳐다보기만? 모두들 감탄해서 입을 쫘악 벌릴테고

그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틈을 타서

내 블로그 주소 적은 종이 획 던지고 샥~ 나와 버리면 되지 않을까?

후후~~

 

 

그런데 왜 이 냥반은 이 계획을 시큰둥해 하는 거지?

자기가 내 인생에 도움이 안되서 내가 내 힘으로 개척 좀 해볼라 하는데

그마저도 동의를 안해주네?

 

눈꼽이나 좀 안 끼면 나가셔야 하는거 아니냐고?

 

아니 병원서 눈다래끼 째고 왔는데도 나오는걸 어쩌라고.

의사 선생님이 하도 오래 놔 둔거라 눈꼽 나오는거 좀 오래 갈거라고 했다니깐!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고 했는데

이런 질병 따위로 내 인생에 지장받고 싶지 않다니깐.

나는 내몸의 모든 시시껄렁한 병하고는 다아 친구하기로 했다니깐!

내가 눈꼽 따위로 무력하게 주저앉아 인생 비관만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

흥. 어림없지.

 

눈꼽이야 좀 덕지덕지 붙어 있으면 어떻다고.

양쪽 다도 아니고 달랑 오른쪽 눈 하나에다가

눈꼽 따위가 내 미모를 가리겠냐고.

좀 더러워 보이기나 하면 모를까, 이쁜게 어디 가겠냐고.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까

저 냥반이 동의를 하건 안하건 내가 생각해도

미인계를 쓰기엔 사안이 아무래도 좀 하찮다.

나는 여자를 인간이 아닌 몸뚱이로만 취급하는 남자들이 차지한 이 세상에서

치사하게 미인계 따위는 절대로 쓰지 말자……

는 아니고

꼭 중요한 경우에만 쓰자고 다짐하지 않았던가.

남용하지 말고 오용하지 말고

정말 꼭 써야 할 중요한 경우에만.

 

때때로 나의 미인계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때도 있긴 했지만

그건 저 쪽의 문제였지 내 책임은 아니었지.

아무리 도매만 취급하는 가게라도 그렇지

나 정도 되는 미인한테는 한 개만 좀 팔아도 좋지 않을까 싶은데 되려 면박을 주다니…

가방 도매하는 가게 들어갔다가 쫒겨 나다시피 돌아나온

지난 날 그 마음 아팠던 오후…아흑.

난 그 가방 꼭 사고 싶었는데…

정말 중요한 경우 였는데…

 

살면서 간혹 보게 되는

도덕적 가치관 너무나 투철하여 필요 이상으로 자기 자신한테 엄격한 사람들,

그 아저씨도 필시 그런 사람 중의 하나였던 게지.

도매상에서 나에게 가방 한 개만 판다는 것은

곧 나의 아름다움에 굴복한다는 뜻이 되므로..

그 아저씨는 아마 부인도 있었겠고 아이들도 있었겠지.

가정이 있는 사람으로써 마음으로나마 외간 여자의 아름다움에 혹 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으므로..

그래서 세차게 마음 속에서 도리질을 했겠지.

 

‘안돼 안돼, 이러면 안된다고!!!’ 하면서.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그 마음속의 외침이 나에게로 향한 거겠지.

 

 

“아…참….정말…지금 물건 들어와서 정신없어 죽겠는데.

아, 아줌마, 거기 문에 홀쎄일 온리라고 써 붙인거 안보여요??!!!”

 

 

웁쓰…아고…그러게. 물건 들어와서 사방에 박스로구나. 좀 주책이었네. 헤헤헤.

 

이렇게 나를 밀어낼 수 밖에 없는 그도 마음이 편치는 않으리라.

그는 내 몸을 그의 가게로부터 밀어내고 있지만 나는 안다.

본질은

그의 마음에서 다급하게 나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밀어 내고 있다는 것을…

추하게 떠나지는 말아야 하는데..

황망하게 돌아 나오는데 너무 허둥대다

비닐 봉지 밟고 미끄러져서 자빠질 뻔까지 했다.

휴우……

”엄마~~~~~~!!!!!” 하고 비명은 질렀을 망정

안 자빠져서 정말 다행이다.

그의 아쉬운 마음이 뒤통수에 느껴진다.

"ㅉㅉㅉ…”

 

저런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는

내가 쓰고자 마음만 먹으면 미인계는 대체로 잘 듣는 편이었는데.

집 앞 지하철 역에서 항상 그 시간에 앉아 있는 역무원 아저씨랑 눈이 마주칠 때

메트로 카드 긁으면서 상큼한 미소한 번 날려주면

지하철은 대체로 잘 움직여 줬고,

동네 99전 가게에서 물건 사고 돈 내면서 환하게 한 번 쳐다봐주면

주인 아저씨가 정확히 거스름 돈을 내어주었고,

고깃간 가서 ‘돼지 갈비 주세요’ 하고 밝은 목소리로 주문하면

정말 요술같이 아저씨가 돼지갈비를 떡하니 내 앞에 내놓곤 했다.

정말 내가 예뻐서 세상 사는게 이렇게 수월하구나 후후~~

 

간혹 세상이, 예쁜 여자는 같은 여자들이 질투한다고도 하지만

동네 옷 가게에서 점원이 나 너무 이쁘다고,

 

뭐야 당신 너무 예쁘잖아! 당신한테는 옷 안 팔아!!!

 

하는 따위의 불이익도 아직은 당해 본 일 없다.

옷을 순순히 팔기만 한다 뿐인가.

 

“저희 스토어 카드를 오픈하시면

오늘의 모든 아이템에 15% 할인을 적용 받으실 수 있습니다. 하나 만드시겠어요?”

라고 내가 묻지도 않는 것에 대한 정보까지 알려주는 친절함.

 

이렇게 같은 여자들조차 나에게 질투 대신 신뢰와 지지를 보내는 것은

내가 그저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인간성도 좋다는 말일까??

항상 겸손을 모토로 살아온 인생이기에

선뜻 인정하기엔 좀 부끄럽지만,

그것 말고 또다른 이유가 있을 가능성은 제로니까…

아마도 그런가 보다.

아니, 아마도가 아니고 필시 그런거겠지.

나는 정말 이렇게 두루 갖춰도 되는 걸까?

나만 너무 완벽한거 아니야?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조금 들어서 제안을 거절.

 

아니요. 나처럼 이렇게 혼자 완벽한 인간한테 무슨 15% 할인 씩이나요.

그리고 그거 만들면 내가 두고 두고 질러대고 살텐데…

여기에다 옷이 날개라고 예쁜 옷들까지 마구 걸치고 살 수 없다고요.

그럼 다른 여자들한테 너무 미안하잖아요!

 

예의 바르게 그녀에게 “노 땡큐”를 하고 나왔었다.

 

그래 그럼. 이번 뉴욕타임스 건은 미인계 말고

다른 방법을 써야겠다..뭐가 좋을까….?

 

옳거니!

투서라는게 있지.

됐다.

뉴욕타임스 회사 주소 알아내 가지고

컴퓨터로 내 블로그 선전 문구를 찍은 다음에

봉투에다 발송인 주소는 이름은 신랑 걸로 하고

추신, 해서리

 

이 편지를 보내는 사람은

이쁜아짐 본인이 절대 아니니

내가 누군지 알아내고자 하는데에

쓸데없는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ㅋㅋㅋ

저렇게 하면 난지 절대 모르겠지.

완벽해~!

뉴욕타임스는 내 투서를 받고 얼마나 놀랠까?

후후후~~~

그러다 연락오면 깜짝! 놀라는 척만 하면 되겠다. 완벽해, 정말 완벽해~!

 

 

 

오늘의 교훈,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내지는

 

목마른 사람이 우물판다

 

혹은

 

급할수록 돌아가라.

 

지금 영어할 기분이 아니니깐

괜히 급한 마음에 억지로 엉터리 편지 써서 보내지 말고

영어 할 기분이 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때가 무르익었을 때 그 때 해야지.

 

 

그나저나 기사 속의  저 미스터 김은 참 좋겠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사는데 그게 또 돈으로도 대박이니.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라이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