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emis

By

Andy Weir

사람들이 재즈 (Jazz)라고 부르는 재스민 바샤라 (Jasmin Bashara)는 원래 사우디 아라비아 (Saudi Arabia) 출신으로, 여섯살 때 아르테미스 (Artemis)로 이주해 왔다. 아르테미스는 달의 최초, 그리고 지금까지는 유일한 도시이다. 그것은 '버블' (bubble)이라고 불리우는 다섯 개의 거대한 구 (sphere)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것들의 반은 지하에 있다. 그래서 아르테미스는 예전 공상 과학 책에 달의 도시로 묘사된 것과 정확히 같은, 말하자면 돔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지면 아래에 있는 부분들을 볼 수 없는. 그 도시는 암스트롱 버블 (Armstrong Bubble)이 중앙에 자리하고 있고, 주변으로 알드린 (Aldrin), 콘래드 (Conrad), 빈 (Bean), 그리고 셰퍼드 (Shepard)가 둘러싸고 있다. 버블들은 각각 터널을 통해 이웃들과 연결되어 있다.

사실, 달까지 도달하는 데는 너무나 많은 비용이 들며 생활비도 지독히 비쌌다. 하지만 도시에는 부유한 관광객과 백만장자만 필요한 게 아니었다. 노동자들 또한 필요했다. 부자들이 자신의 화장실을 직접 청소하리라 상상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 말이다. 그녀가 바로 그 일반인들 중의 하나이며, 콘래드 버블의 지하 15층 지저분한 지역인 콘래드 다운 (Conrad Down) 15에 살고 있다.

최근에, 그녀는 우주선 외부 활동 (EVA: Extravehicular Activity) 테스트를 치루었지만 통과하지 못했다. 그것을 통과해야 EVA 길드 (Guild)에 들어갈 자격이 생겼고, 멤버가 되지 못하면 독단적인 우주선 외 활동이나 달 표면에 대한 관광객 그룹을 이끌 수 없었다. 아르테미스인들은 길드에 가입하거나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데, 대부분이 길드에 가입을 했고 프리랜서들을 선호하지 않았다. 한참 테스트를 치는 도중 그녀의 EVA 수트에서 개스가 새는 사고로 콘래드 에어락까지 서둘러 돌아가야 했던 것이다.

거의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어렵게 콘래드까지 달려 갔지만 미 해병대 출신의 EVA 교관인 밥 루이스 (Bob Lewis)는 그녀에게 불합격 통보를 했다. 항의하는 그녀에게 밥은 그녀의 수트는 그녀의 책임이라고, 수트가 잘못됐다는 것은 그녀가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개스 누설이 어떻게 자신의 잘못이냐고 항의하면서 처음 밖으로 나갈 땐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고 말하자 밥은 이것은 결과 중심의 직종이라며 달은 아주 못된 늙은 여인같다고, 네 수트가 잘못된 이유 같은 건 안중에 없다고, 그저 네 수트가 잘못됐을 때 널 죽일 뿐이라고 말했다. 너는 너의 장비를 훨씬 더 꼼꼼히 점검 했어야 했다고.

그녀가 신음하자 그는 그녀가 그곳에서 거의 죽을 뻔했다고, 그런데 어떻게 통과를 시키겠느냐고 말하며 6개월 내에 다시 시험을 치라고 말했다. 그녀가 걸어 나가는 그의 길을 막아서며 말도 안된다고, 왜 길드의 임의적인 규칙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보류해야 하냐고 말하자 그는 다시 한번 장비 검사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라고 말했다. 사실 그녀는 중고품 수트를 샀었다. EVA 길드에 들어 가려면 수트가 필수였지만 그녀의 월급으로는 정품을 살만한 여유가 없었다.

힘든 테스트와 밥의 불합격 통보에 온 힘이 다 빠져 버린 재즈는 집까지 가는 복잡한 알루미늄 복도를 따라 터덜터덜 걸었다. 그녀의 집은 낮은 쪽 벙크였다. 그녀가 기즈모 (Gizmo: 장치)를 문을 향해 흔들자 찰칵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벙크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래봤자 그녀의 얼굴에서 천장까지의 거리는 일 미터도 되지 않았다. 엄밀히 따져 그것은 '캡슐 거주지'이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관'이라고 불렀다. 그저 잠글 수 있는 문을 가진 폐쇄 벙크. 그 관의 쓰임새 중 가장 중요한 용도는 잠자는 것이었다. 벙크에는 침대 하나 선반 하나, 그뿐이었다. 복도 끝에 공용 화장실이 있었고 몇 블럭 떨어진 곳에 공용 샤워실이 있었다.

그녀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장치를 살펴보다 급히 일어섰다. 테스트에 관해 곱씹을 시간이 없었다. KSC (Kenya Space Center)의 화물 운송기가 그날 오후에 착륙했고 그녀는 일하러 가야 했다. 그녀는 포터(porter) 일을 하고 있었다.

물론, 태양은 그들을 위해 '오후'라는 것을 규정할 수 없었다. 그들은 28번째 날마다 '정오'를 가질 수 있었고 그것을 볼 수는 없었다. 각각의 버블은 두 개의 6cm 두께의 표피를 갖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는 1m 두께의 바위 가루들이 있었다. 그 도시를 향해 곡사포를 쏴도 그것은 새지 않았다. 그러므로 햇살은 당연히 들어 올 수가 없었다. 그들이 사용하는 시각은 케냐 타임 (Kenya Time)이었다. 그러므로 나이로비 (Nairobi)가 오후면 아르테미스 역시 오후였다.

그녀는 서둘러 EVA 냉각 의복을 벗고 푸른색 점프 수트로 갈아 입고 벙크를 나섰다. 아르테미스에는 거리가 없었다. 복도만이 있을 뿐. 달에 집 등과 같은 부동산을 짓기에는 비용이 어마어마했고, 그래서 거리를 만드는 데 엄청난 비용을 지출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었다. 원하면 전동 카트나 스쿠터를 가질 수 있었지만 복도는 걸어다니도록 디자인되었다. 지구 중력의 1/6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걷기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표면에 다다랐다. 지표면은 모든 터널이 다른 버블들과 연결되는 터널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는 온갖 상점, 레스토랑, 부띠크 등등이 있었는데, 콘래드에는 진짜 음식을 살 수 없는 여행객들에게 겅크 (Gunk: 조류로 만든 걸쭉한 액체)를 파는 레스토랑이 있었다.

그녀는 콘래드에서 알드린으로 가는 유일한 통로인 알드린 연결로를 걸어 알드린 버블로 갔다. 알드린은 모든 면에서 콘래드와 반대였다. 콘래드는 노동자들이 주를 이룬다면 알드린은 리조트였다. 호텔, 카지노, 윤락업소, 극장, 그리고 진짜 잔디가 깔린 공원 등. 부자 관광객들이 2주 동안의 체류를 위해 지구 여러 곳에서 왔다. 그곳에 있는 호텔의 하루 체류 비용은 그녀가 포터로 일하고 받는 한달 월급 보다 더 많았다.

달에서의 휴가는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신청자가 많았다. 중산층 지구인들은 적절한 파이낸싱으로 일생에 한번 있을 경험으로 그것을 이용했다. 그들은 콘래드 같은 값싼 버블에 있는 값싼 호텔에 묵었다. 하지만 부자들은 일년마다 한번씩 와서 좋은 호텔에 묵었다. 물론 그들에겐 쇼핑도 빼놓을 수 없었다. 다른 어떤 곳보다도 알드린은 아르테미스의 수입원이었다. 쇼핑 구역에서 재즈가 감당할 수 있는 곳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녀는 언젠가 자신도 그곳에 속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돈을 벌 수 있겠지, 생각했다. 그것이 그녀의 계획이었다.

그녀가 화물 에어락에 다가가자, 거대한 안쪽 문이 열려 있었고 화물을 싣는 상자에서 짐이 내려지고 있었다. 그녀는 부두 하역부장인 나코시 (Nakoshi)에게로 다가갔다. 그는 그의 검사 테이블에 앉아 한 쉽핑 상자의 내용물들을 살펴 보고 있었다. 다행히 그것에는 밀수품이 들어 있지 않아, 그는 상자를 덮고 아르테미스의 상징인 'A'를 찍었다. 그는 그녀의 아버지 친구로 어렸을 적부터 알고 지냈으므로 그녀에게는 가족이나 다름 없었다. 잠시 후, 그가 책상 아래에서 상자 하나를 그녀에게 던져 주었는데 거기에는 'A' 도장이 찍혀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것은 밀수품이 분명했다.

그녀는 그것을 배달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아르테미스에는 자동차가 없지만, 좀 더 빠른 움직임을 위해서는 카트가 필요했다. 그녀는 카트를 항구에 주차해 놓기 위해 한달에 한번씩 주차비를 지불했다. 배달 건마다 돈을 받으므로 그녀는 그것을 투자라고 생각했다. 카트를 조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무거운 것들을 배달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했다. 그녀는 자신의 카트에 트리거 (Trigger)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녀는 카트를 몰고 셰퍼드 버블로 갔다. 알드린이 리조트 같다면 셰퍼드는 부유한 아르테미스인들이 사는 곳이었다. 그녀는 그곳에 사는 부자 중에서도 가장 부자 중의 한 사람인 트론드 랜드빅 (Trond Landvik)의 집으로 갔다. 그는 노르웨이에서 이동통신 사업으로 엄청난 돈을 번 사람이었다. 셰퍼드의 1층의 커다란 덩어리를 차지 하고 있는 그의 집은 그와 딸, 그리고 숙식을 하는 가정부 만이 살기에는 쓸 데 없이 컸다. 하지만 그의 돈이고 누가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는가. 그녀는 그저 하라는 대로 그에게 불법적인 쓰레기나 배달해주고 돈만 받으면 그만이었다.

그녀는 문을 열어준 러시아 출신 가정부인 이리나 (Irina)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 낯선 아시아인 남자와 얘기를 하고 있는 트론드를 만났다. 그의 손님 곁에는 열린 상자가 하나 놓여져 있었다. 그는 정중히 미소를 짓더니 더듬거리며 그것을 덮었다. 트론드가 반갑다고 인사를 하자 그녀도 반갑다며 그의 패키지를 소파 위에 놓았다. 트론드는 그의 손님을 그녀에게 소개시켜 주었는데, 그는 홍콩에서 온 진 추 (Jin Chu)라고 했다. 그는 미국 엑센트를 갖고 있었고, 미국 사립 학교 출신이라고 했다.

트론드가 음료를 준비하겠다고 잠시 자리를 뜬 후 진은 재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아르테미스에서는 화폐를 왜 슬러그 (Slug)라고 하느냐고 물었다. 재즈는 슬러그란 'Soft-landed gram'의 준말이며 1 슬러그는 지구에서 아르테미스로 전달되는 화물의 1그램을 갖게 되는 걸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명을 듣고 있던 트론드가 그것은 사실 화폐가 아니라고 말했다. 아르테미스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화폐를 가질 수 없다는 것. 말하자면 슬러그는 KSC에서 주는 선구매 서비스 크레딧이었다. 달러나 유로, 옌 등 어떤 것으로든 지불을 하면 교환으로 아르테미스까지 거대한 짐을 보낼 수 있는 허가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번에 다 쓸 필요는 없기 때문에 나머지는 그 사람의 어카운트에 보관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KSC는 은행으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했다.

트론드가 쟁반에 커피와 차를 내왔고 진이 자신의 잔을 잡으려고 하는 순간 재즈는 그의 옆에 있던 상자를 흘끗 보았다. 흰색 상자에 'ZAFO SAMPLE-AUTHORIZED USE ONLY' 라고 쓰여 있었다. 재즈가 그에게 아르테미스에는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묻자 진은 손가락으로 상자를 두드리면서 그와 트론드가 여러 달 동안 어떤 사업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었는데, 마침내 성사가 되서 그를 직접 만나러 왔다고 말했다.

두 남자가 하고자 한 일이 무엇일지 뻔했다. 트론드는 온갖 쓰레기 같은 짓을 도맡아 했고 그것은 그녀에게 돈이 되었다. 만약 그가 한 사람을 달까지 데려왔다면 그것은 단순한 '사업 거래' 이상의 뭔가가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잠시 후 트론드는 재즈가 배달한 패키지를 열었다. 그 안에는 낱개로 포장된 시가가 들어 있었는데 트론드는 그것들이 도미니카산 시가라고, 사람들은 쿠바산 시가가 최고라고 말하지만 도미니카산이 최고라고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재즈는 자신이 그를 위해 한달에 한번씩 밀수품을 배달한다고 생각하니 씁쓸했다.

트론드가 시가에 불을 붙여 한모금 빨고 난 뒤 훌륭하다고 말하면서 진 앞으로 담배 상자를 밀어 주었다. 그는 정중하게 거절하더니 재즈에게 하나를 권했다. 그녀는 고맙다고 말하며 그것을 자신의 셔츠 주머니에 넣고 점심 식사 후에 피우겠다고 거짓말을 했다. 100 슬러그를 받을 수 있는 그런 것을 왜 거절하겠는가 말이다.

잠시 후 진은 실례지만 담배는 밀수품이 아니냐고 물었고 트론드는 물론 그렇다고, 하지만 자신의 집은 차단이 잘 되어 있어서 연기가 절대로 밖으로 새나가는 일은 없다고 장담했다. 그의 연기가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일은 없다고. 그래서 불공평하다고.

그의 말을 들은 재즈는 화가 났다. 그녀는 진에게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하는 것은 화재 때문이라며 화재는 아르테미스에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개스가 밖으로 나가면 안된다는 차원이 아니며, 발화성 물질은 그것들이 필요하다는 정말로 타당한 이유가 있지 않은 한 불법이라고, 그들이 정말 원치 않는 것은 멍청한 사람들이 라이터를 갖고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론드가 만지작 거리고 있던 라이터도 재즈가 몇년 전에 몰래 반입해 준 것으로 몇달 만에 한번씩 새로운 부탄 개스가 필요했고, 그것은 그녀에게 좀 더 돈을 벌 수 있게 해주는 일이었다.

재즈가 트론드에게 계산을 해달라고 하자 그는 자신의 기즈모를 꺼내 그녀의 것 옆에 들고 있었다. 그녀가 다음부터는 자신의 임금을 좀 더 올려달라고 말하고 트론드의 집을 나와 트리거를 타려고 하는 찰나, 기즈모에서 삐소리가 났다. 새 배달 일이 막 생긴 것이었다. 그녀는 그 일을 한 지가 좀 되었고 정확히 배달하기로 이름이 나 있어서 시스템은 일이 생기면 항상 그녀에게 제일 먼저 알려주었다. 그 일은 픽업 장소는 나와 있는데 배달해야 할 곳은 정해지지 않은 100kg 정도 되는 패키지로 그녀가 받는 비용은 452 슬러그나 되었다. 두번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그녀는 당연히 그 일을 하겠다고 했다.

그 패키지를 픽업하기 위해 간 암스트롱 버블은 중장비 공장이 멀리 15층 너머에 있음에도 그곳에서 들려오는 소음으로 시끄러웠다. 그녀는 생명 지원 센터 (Life Support Center)로 다가가 트리거를 정차했다. 그곳은 시내에서 몇 안 되는 철저한 보안 지침을 가진 곳 중의 하나라 아무나 들어갈 수 없었다. 물론 문에 기즈모 탐지기가 있었지만 그녀는 허가된 인물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그곳에서 기다려야 했다.

그 물건에 대한 건 무게가 대략 100kg 정도 된다는 것 외엔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어디로 가는지 등등. 그녀는 그것을 고객으로부터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 보안 담당자인 루디 뒤봐 (Rudy DuBois)가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키가 크고 몹시 잘생긴 사람으로 10년전 캐나다 기마경찰대를 그만두고 아르테미스의 보안 담당 책임자로 왔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경찰대 복장을 하고 있었고, 그것은 그에게 아주 잘 어울렸다. 그는 그녀가 밀수품을 운반하는 걸 알고 있지만 아직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지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고, 그녀는 말도 안된다며 펄쩍 뛰었다. 그는 그녀의 17살 때의 한 사건 이래 계속 그녀를 갈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을 내쫓을 수는 없었다. 오로지 아르테미스의 관리자만이 그런 권한이 있었다.

그녀는 주변을 돌아보며 패키지는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그가 기즈모를 흔들자 방화문이 스르르 열렸다. 그의 기즈모는 마술 지팡이 같이 아르테미스 내의 어떤 문이라도 열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을 따라오라고 말했다. 둘은 산업 설비실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일하는 기술공들은 모두 베트남 사람들이었다. 아르테미스로 이주해 온 사람들은 어떤 분야를 시작하면 그들의 친구들이나 가족들을 불러 들여 그 일을 하게 했다.

안으로 들어간 루디는 일하고 있는 어느 기계공 앞에 가서 그의 이름을 부르며 그의 아내가 아침에 병원에 실려 갔다고 말하자 그 남자는 자신의 아내가 칠칠맞은 여자라고 말했다. 루디는 그녀가 그에게서 맞아 다친 상태를 언급하자 그 남자는 계속 자신의 아내가 칠칠맞다고 말했다. 화가 난 루디가 그를 때리며 아내와 똑같은 상태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잠시 후 루디는 재즈에게 그녀가 배달해야 되는 패키지가 바로 그 남자라며 병원으로 데려다 주라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아르테미스에서의 정의였다. 교도소나 벌금이 없었고, 만약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면 지구로 추방되었다. 그리고 모든 일에는 루디가 있었다.

그 '특별 배달'이 있은 후 재즈는 몇 가지 일상적인 배달을 했다. 그러다가 다음 픽업을 위해 움직이려고 하는데 기즈모에서 끽하는 소리가 났다. 그것은 전화벨 소리도 메시지 알림 소리도 아닌 경고음이었다. 그것은 콘래드 업 (Up) 12에서 불이 났다는 경고였으며 근처에 있는 인원은 응답하라고 했다. 그녀는 재빨리 유턴으로 돌아 램프를 향해 속도를 높이며 자신이 지금 콘래드 업 4에 있다고 근황을 알렸다. 그러자 중앙 보안 컴퓨터가 그녀의 보고를 인지했고 콘래드의 지도를 보여주었다. 불이 난 곳은 그녀가 있는 곳 8층 위였다.

아르테미스에는 소방서가 없었다. 그래서 보통 EVA 교관이나 훈련생들이 자원 봉사를 했다. 현장에 가니 밥이 보였고 그가 그 사태에 대한 책임 지휘관이었다. 그에 따르면, 불은 유리 공장 내에서 났는데 그 안의 이용 가능한 산소를 모두 태워 버렸고, 안에는 14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 모두 제때에 공중 쉘터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으며 쉘터 역시 적절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이 난 유리 공장은 산소와 반응하는 실리콘을 생산하는 공장인 관계로 안에 압축된 산소통이 많이 있고, 만약 산소가 노출되면 폭발이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안에 있는 사람들은 살아 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밥의 지시로 재즈를 비롯한 4명이 공중 쉘터에 있는 사람들을 무사히 데리고 나오기 위해 파견되었고, 그들을 무사히 터널까지 구출해 냈다. 그날 재즈는 자신의 포터로 경미하게 화상을 입은 사람들을 병원으로 데려다 주는 앰블런스 역할까지 했다. 그 화재로 산소 탱크는 폭발하지 않았지만 그 유리 공장은 소실되었다. 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지만, 그 공장은 제대로 운영된 공중 쉘터와 규칙적인 화재 대비 훈련으로 인명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그날 저녁, 재즈는 자주 가는 펍(pub)으로 갔다. 그곳에서는 맥주를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었다. 그녀는 기즈모에서 트론드의 집에서 본 'ZAFO'를 찾아 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무엇인가의 준말일 수도 있었는데 알 수가 없었다. 기즈모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은 곧 비밀스러운 것이라는 걸 의미했다. 그녀는 그것이 무엇인지 몹시 알고 싶어졌다.

그녀에게는 나쁜 버릇이 하나 있는데, 매일 자신의 뱅크 어카운트를 체크하는 거였다. 그날도 그녀는 어김없이 확인을 했고, 그것은 그녀를 몹시 실망시켰다. 그녀가 원하는 숫자에 많이 미치지 못하는 액수. 만약 그녀가 EVA 길드에 들어 갈 수 있다면 괜찮은 돈을 벌 수 있을텐데. 관광객 가이드나 탐사 일은 돈이 되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관같은 아파트에서 벗어나는 것, 그리고 자신만의 욕실을 갖는 것이었다. 그것은 이루어질 수 있는 일처럼 보였는데 현실은 달랐다. 한달에 50,000 슬러그만 있으면 빈 버블에 콘도를 살 수 있었다. 거실과 침실, 샤워기가 있는 욕실. 더 이상 공용의 것이 아닌. 또한 요리대도 가질 수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 아마도 언젠간.

잠시 후 바텐더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기즈모에서 메시지가 왔다는 신호가 울렸다. 트론드였다. 그는 일이 없으면 자신의 집에 좀 들르라고 했다. 그녀가 늦었다고 기다려 줄 수 있겠느냐고 말하며, 이제 막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고 하자 그는 식사를 나중에 하라며 시간을 낼만한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트론드의 집에 도착하자 그의 옆에는 16살의 그의 딸 르네 (Lene)가 앉아 있었다. 그녀가 재즈를 보고 인사하자 트론드도 그녀를 보고 인사를 하며 한 인물을 소개시켜 주었는데 그 사람은 바로 아르테미스의 관리자인 피델리스 응구기 (Fidelis Ngugi)였다.

피델리스 응구기는 아르테미스가 있게 한 장본인이었다. 그녀가 케냐의 재무부 장관이었을 때, 나라의 전체 우주 산업을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시작했다. 케냐는 우주 회사에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자연 자원, 즉 적도 (equator)를 갖고 있었다. 적도에서 이륙하는 우주선은 연료를 줄이기 위해 지구의 자전을 완전히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응구기는 그것 말고도 또 다른 걸 제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방 국가들은 상업적인 우주 회사들을 불필요한 요식에 압도당하게 만들었고 응구기는 거기에 반발하며 자신들의 정책을 제시했다.

그녀가 어떻게 그 많은 나라들이 KSC를 만드는데 수억 달러를 쓰게 만들었는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결국 그녀는 해냈다. 그리고 그녀는 케냐가 새로운 거대기업을 위해 특별한 택스 감면과 법률을 제정하도록 만들었다.

이후 KSC가 아르테미스를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을 뽑을 때 그들은 응구기를 택했다. 그녀는 백지에서 돈을 끌어냈고, 그녀의 이전 제 3세계에 거대한 산업을 만들어냈으며, 그 자신이 달의 통치자로 착륙하게 된 것이다. 그녀는 20년 넘게 아르테미스를 통치하고 있었다.

재즈가 그녀에게 자신을 소개하려 하자 응구기는 재즈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의아해 하는 재즈에게 그녀는 재즈가 아주 어렸을 적에 그녀의 아버지가 자신이 주문한 일을 하러 오면서 재즈를 데리고 왔었다고 말했다. 잠시 후 응구기가 떠나고 트론드는 르네에게도 자리를 비켜 달라고 말했다. 르네는 목발을 짚고 있었는데, 교통사고로 인해 그녀는 불구가 되고 엄마는 죽었다. 돈 많은 트론드도 그의 딸을 다시 걸울 수 있게 만들지 못했다.

재즈는 응구기 앞에서 목욕 가운을 걸치고 있던 트론드에게 그녀가 왜 왔는지 물었다. 그는 자신이 산체즈 알루미늄 (Sanchez Aluminum) 회사를 사려는 걸 그녀가 인정해 주기를 원했고, 응구기 역시 허락했다고 말했다. 재즈가 왜 하필 알루미늄이냐고, 알루미늄 사업이 흔들리고 있는 건 아니냐고 말하자 트론드는 그렇다고, 하지만 자신은 포화 상태인 아르테미스를 넓히기 위해 건설업을 하고 싶으며 알루미늄은 필수라고 말했다. 재즈가 왜 본인의 회사를 직접 차리지 않고 다른 회사를 사려고 하는 거냐고 묻자 그는 산체즈와 경쟁해서 이길 수 없다고, 산체즈가 도시의 원자로 출력의 80 퍼센트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서 산체즈 알루미늄이 전기세를 내지 않고 전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비롯해 이런저런 설명을 계속했다.

잠시 후 재즈가 자신을 부른 이유를 물었다. 그는 그답지 않게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며 EVA 테스트에서 통과하지 못한 얘기를 하더니 그녀를 고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가 무엇을 밀수하고 싶은 거냐고, 엄청 큰 물건이냐고 묻자 그는 이번에는 그런 일이 아닌 완전히 다른 일이라며 만약 자신의 일을 거절하더라도 이 일을 둘 사이의 비밀로 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그에 따르면, 그는 그동안 산체즈에서 생산된 산소를 조금씩 모아 한 장소에 비축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아르테미스에서 산소는 없어서는 안 될 요소였고, 재즈가 그 행위는 불법 아니냐고 하자 트론드는 산체즈에서 생산된 산소가 전부 사용되는 건 아니며, 그래서 그들은 남는 산소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팔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체즈와 합법적인 거래를 통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구매한 산소를 안전한 곳에 저장해 놓았는데, 그 양은 아르테미스 사람들이 1년 동안 쓸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산체즈가 산소 생산을 하지 못하면 계약이 파기될 것이고 그때 자신이 그곳을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일이 발생하면 시에서는 빠른 해결책을 원할 것이고, 그러면 그가 계약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즈에게 산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회장석이 필요한데, 산체즈의 회장석 수확용 기계들이 활동하지 못하도록 방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재즈가 만약 붙잡힐 경우 지구로 추방될 수도 있음에 망설이자 그녀에게 백만 슬러그를 주겠다고 제시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