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정보가 유효하지 않습니다.
보안을위해 재로그인해주십시오.

마가렛의 작은 서재

The Woman in the Window by A. J. Finn (Thriller, 2018) Margaret Kim (margaret7630) 2019-6-15  20:16:21

The Woman in the Window


By


A. J. Finn




뉴욕에서 사는 전직 정신과 의사인 애나 팍스 (Anna Fox)PTSD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심리적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사람들과의 접촉을 두려워 하는 광장공포증 (Agoraphobia)이 생겨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와인을 마시며 옛 영화들을 보거나 행복했던 옛날을 기억하면서 보낸다. 특히 그녀는 창가에서 Nikon D5500을 들고 이웃들을 훔쳐보는 것이 낙이다. 그 와중에 얼마 전 이사 온 이웃의 부인이 바람을 피다가 남편에게 들키기 직전 남편이 들고 있던 가방이 열리는 바람에 사태를 수습할 시간을 벌고 무사히 넘어가는 장면도 목격했다.


그런데, 1025일 월요일, 207호에 새 이웃이 이사왔다. 그녀는 그들이 탄 차가 천천히 지나가는 걸 보고 딸 올리비아 (Olivia)에게 알렸다. 올리비아는 그녀에게 가서 인사를 하라고 했지만, 대신 그녀는 더 잘보이는 윗층으로 올라갔다. 남편 에드 (Ed)가 그녀에게 얼마 전에 새 이웃이 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애나는 그건 두 달 전이었고, 이번에 온 사람들은 공원 건너편 207호에 온 사람들이라며, 별로 짐은 없고 그저 차 한 대밖엔 안왔다고 말하자 애드가 이삿짐 차가 아마 뒤에 올 것이라고 말했고, 그녀도 그럴 것 같다고 대꾸했다.


잠시 후, 그녀는 애드에게 그 집에 아들이 하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차가운 유리창에 이마를 바싹 대고 내다 보았다. 초승달이 비치는 거리는 밝진 않았지만 그녀는 실루엣으로 그들을 구분할 수 있었다. 여자 한 사람, 남자 한 사람, 그리고 키가 큰 사내 아이 였다. 그녀는 애드에게 그가 십대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미처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깨닫기도 전에 당신이 여기에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라고 말했다.


그것은 허를 찌르는 말이었고, 에드 역시도 그런 것 같았다. 잠시 둘 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가 당신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라고 말했고,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그가 그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는 게 어때, 라고 말하자 그녀는 잔을 비우며 오늘 밤엔 더 이상 얘기하지 말자고 말했다.


1026, 화요일, 지난 해 이맘 때쯤 그들은 집을 팔려고 했었고, 브로커와 얘기까지 했었다. 다음 해 9월 올리비아는 미드 타운에 있는 학교로 갈 것이었고, 에드는 레녹스 힐 (Lenox Hill)에 집을 마련했다.하지만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기 전에 그는 떠났고 올리비아도 그와 함께 갔다.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애나가 바깥 세상과 접촉하는 수단은 인터넷이다. 그녀는 인터넷 상에서 환자들을 상담해 준다. 그 사이트의 이름은 아고라 (Agora)였고, 물론 그녀의 진짜 이름을 사람들은 몰랐다. 사실 그녀는 자신의 환자들이 그리웠다. 인터넷 상에서는 직접 얼굴을 대하지 않고서도 많은 이들에게 문제를 상담해 줄 수 있었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녀가 밖에 나가지 않은 건 이제 거의 일년 정도 되었다. 8주 동안 다섯 차례 간신이 정원을 배회했을 뿐이다. 자신의 주치의인 닥터 필딩 (Dr. Fielding)이 비밀 병기라고 부른 우산을 쓰고. 그는 그녀가 정원의 문을 열면 바로 그곳에 서 있었다. 그녀는 숨을 들이 쉬고 하나, , , 넷을 셌고, 숨을 내뱉고 또 넷을 셌다. 그러다가 우산 밖으로 발을 내딛고 넷을 셌고, 안으로 들어와 다시 넷을 셌다. 그녀는 겨우 그의 신발과 정갱이가 보일 정도로 우산을 기울여 하늘을 가리고 첫 번째 계단을 내려갔다. 닥터 필딩은 그녀가 비밀 병기를 갖고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했지만, 그녀는 그건 비밀이 아니라고, 빌어먹을 우산일 뿐이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런데 반복해서 우산 안팎으로 나갔다 넷을 세고, 들어왔다 넷을 세는 그 동작이 우습게도 효과가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반복하며 계단을 다 내려가 잔디밭 몇 야드를 가러질러 건넜다. 그녀의 안에서 뭉글뭉글 피어오른 공포가 그녀의 시야를 가리고 닥터 필딩의 목소리를 떠내려 보낼 때까지.


그녀는 남편 애드를 한 실험 영화관에서 만났다. 그녀는 엄마 덕분에 온갖 스릴러와 고전 느와르를 보면서 자랐고, 애드는 그때까지 흑백 영화는 본적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 둘은 연인이 되었다. 그들은 올리비아가 태어나기 전 최소 일주일에 한 편씩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보는 날 밤에는 흑백 세상에서 살았다. 그녀에게 그것은 옛 친구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였고, 그에게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밤이었다.


1030, 토요일, 폭풍우가 내린 늦은 오후, 그녀가 잔에 캘리포니아 산 피놋 누와 (pinot noir)를 붓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고, 놀란 그녀는 잔을 떨어뜨렸다. 그녀는 흰색 나무에 스며들고 있는 와인을 보면서 큰소리로 젠장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사람들이 없을 때면 더 자주 더 크게 욕을 한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종이 타월 한 줌을 갖고 와 와인을 닦고 있는데 벨이 다시 울렸다. 도대체 누구야. 그녀의 집 아래층에 세 들어 사는 데이빗 (David)은 한 시간 전에 일하러 이스트 할렘 (East Harlem)으로 떠났고, 배달 올 것도 없는데. 인터컴에 비춰진 모습은 가벼운 자켓을 걸친 키가 큰 아이였다. 그는 자그마한 흰색 상자를 들고 있었다. 그 아이는 새로 이사온 러셀 가족의 아이였다.


그녀가 대화 버튼을 누르고 “네?”하고 말하자 그 아이는 자신은 그녀의 집 앞 작은 공원 건너편에 사는 사람인데 자신의 엄마가 그것을 갖다 주라고 했다며 손에 든 상자를 들어 올려 보였다. 그녀는 아이에게 그것을 현관에 두라고 말하려다가 이웃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틀 동안이나 씻지 않은 자신의 모습에 또 신경이 쓰였고, 문을 열면 고양이 펀치 (Punch)가 역시 그를 할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직 서 있는 아이를 보면서 문을 열어 주며 들어 오라고 말했다.


안으로 들어온 그는 자신을 이튼 (Ethan)이라고 소개했다. 그녀는 집안을 살펴보고 있는 그를 살펴보았다. 그녀가 애나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그는 리본이 달린 작은 상자를 내밀며 그녀를 위해 가져 왔다고 수줍게 말했다. 마실 것을 묻자 그는 물을 원했고, 물을 가져와 그와 함께 상자를 풀어보기로 했다. 그것은 라벤더 향기가 나는 초였다. 낯선 사람들 대부분을 싫어하며 이빨을 드러내는 펀치가 놀랍게도 그에게 호감을 보였다.


그녀가 새 집이 어떠냐고 묻자 그는 옛 집이 더 좋다고 했다. 그녀가 이사오기 전 어디서 살았느냐고 묻자 그는 보스턴에서 살았고, 아버지의 새 일자리 때문에 뉴욕으로 왔다고 말했다. 그가 예전 집보다 자신의 방이 더 커지기는 했다고 말하자 그녀는 일 년 전에 그집 주인이 크게 레노베이션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의 집에 와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녀는 그 전 주인을 잘 알진 못했지만 가끔 연말 파티 같은 걸 주최해서 가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거의 일년 전의 이었고 마지막 방문이었다. 에드도 그녀와 함께 그곳에 참석했었고, 이주 후 그는 떠났다.


애나는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잠시 그것이 이튼과 함께 있어서 그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웠고, 까다롭지 않았다. 고양이도 그걸 인정했고, 하다가 분석 모드로 들어 갔다. 묻고 답하는, 호기심과 연민, 그녀의 일하는 데 필요한 도구 말이다. 그때 문득 88번가에 있는 자신의 작은 오피스가 생각났고, 그녀를 스카웃했던 파트너 닥터 웨슬리 브릴 (Wesley Brill)이 생각났다. 잠시 그를 생각하고 있는데 다시 이튼의 목소리가 들렸고 현실로 돌아왔다.


그녀가 학교는 어디로 가는지 묻자 이튼은 홈스쿨링을 한다며 엄마가 그를 가르친다고 말했다. 그것에 대해 그녀가 미처 대꾸하기 전 그는 반대편에 놓인 사진을 보며 가족이냐고 물었다. 그녀가 그렇다고, 남편과 딸이라며 그들의 이름을 말해주자 이튼은 모두 집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아니라고, 자신들은 헤어졌다고 대답했다. 그가 올리비아의 나이를 물어서 여덟살이라고 대답하자 자신은 열여섯 살이고 2월에 열일곱이 된다고 말했다. 그녀가 올리비아는 발렌타인 데이에 태어났다고 하자 그는 28일에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가 그녀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녀가 자신은 정신과 의사이며 아이들을 치료한다고 하자 그는 놀라며 아이들이 왜 정신과 의사가 필요하느냐고 말했다. 그녀는 원인은 많다고, 어떤 아이들은 학교에서 문제가 있고, 어떤 아이들은 집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 어떤 아이들은 새로운 곳으로 옮겨 가는 것이 힘든 아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만약 집에서 공부한다면 학교 밖에서 친구들을 만나야 한다고 말하자 이튼은 아버지가 자신을 수영팀에 가입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다섯 살 때부터 수영을 했고, 정신적으로 지체가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한다고 말해 그녀는 깜짝 놀랐다. 그녀가 그 일을 어떻게 시작했느냐고 묻자 그는 친구 누이가 다운 증후군이었는데, 올림픽 경기를 보고 수영을 하고 싶다고 했고, 그녀를 가르치기 시작하자 그녀의 친구들이 찾아 오고 그러다가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파티며 그런 데는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가 고개를 돌려 부엌을 보면서 자신의 방에서 그녀의 집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녀의 집이 보인다는 의미는 그녀의 침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생각이 그녀를 잠깐 신경쓰이게 했지만, 그는 십대일 뿐이라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그녀는 그가 혹시 게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하며 그를 보았는데, 놀랍게도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녀가 티슈를 찾는 사이 그가 미안하다고 했다. 그녀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는 아무 것도 아니라며 눈물을 닦더니 친구들이 보고싶다고 말했다. 그가 이곳에는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하며 눈물을 흘리자 그녀는 이사는 힘든 일이라고, 그녀 역시 이곳으로 이사와 사람들을 만나는 데 조금 걸렸다고 말했다.


잠시 후, 그가 물을 한 잔 더 마실 수 있느냐고 물어 그녀가 갖다 주겠다고 하자 그가 자신이 가겠다고 하며 그녀의 부엌으로 갔다. 수도꼭지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TV 셋트 옆 서랍을 열고 이튼에게 영화 좋아하냐고 물었다. 대답이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부엌 문가에 서서 파크를 내다 보고 있는 그를 보았다. 잠시 후 그가 뭐라고요? 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다시 영화 좋아하는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자신이 커다란 DVD 서재를 갖고 있다며 남편은 그것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고 하자 이튼은 그녀에게 다가오며 헤어졌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그녀는 그래도 여전히 남편은 남편이라고 말하며 왼쪽 손가락에 끼고 있는 반지를 보여주었다. 그녀는 원하는 DVD가 있으면 언제든지 빌려주겠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은 흑백 영화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고 그녀는 좋은 영화는 모두 흑백 영화라고 말했다.


잠시 후, 이튼은 콧물을 훌쩍이며 사실 자신은 고양이 알러지가 있다고 했고, 그녀가 왜 진즉 말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그는 고양이가 너무 착해서 말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가 가야겠다고 나가다가 화장실을 써도 되느냐고 묻자 그녀는 붉은 문을 가르키며 쓰라고 말하고 사이드보드에 세워놓은 거울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아까 대화하다만 컴퓨터 대화창을 보고 있는데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가 들리고 이튼이 나왔다. 그는 바지에 손을 닦고 다 됐다고 하며 문 쪽으로 걸어 갔다. 손은 호주머니에 넣은 채. 그녀는 그를 뒤따라 가며 와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했고, 그는 또 보자고 했다. 그녀는 속으로는 아니,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말로는 그러자고 대답했다.


이튼이 떠나고 마음이 서글퍼진 애나는 인터넷에서 전화기에 저장되어 있는 자신의 환자들을 추적했다. 말하자면 이전 환자들. 그녀는 10개월 전 그들을 모두 잃었다. 그들의 눈물과 그들의 어려움, 그들의 분노와 안도감, 그 모든 걸. 열아홉 명 모두를. 딸까지 포함한다면 스무명 모두를.


그녀는 올리비아가 지금 어디 있는지 알고 있지만, 다른 아이들에 대해선 찾아 보고 있었다. 보통 정신과 의사들은 자신의 환자들을 찾아 보진 않지만, 그녀는 매달 기대감을 가지고 그들을 찾아 보았다. 몇몇 아이들의 소식을 찾아 본 후 레드 와인 세 잔을 마신 후 침실로 가서 전화기에 들어 있는 사진들을 보다가 에드와 얘기를 나눴다. 잠시 후, 어둠 속에서 맞은 편 집의 컴퓨터 불빛이 보였다. 바로 이튼의 방이었다. 이튼이 몸을 돌리더니 눈을 내리깔고 셔츠를 벗는 게 보였고, 그녀는 얼른 눈길을 돌렸다.


1031, 일요일, 할로윈 데이였다. 그녀는 그날 오후에 누가 찾아 오든 대답하지 않기로 하고 집의 불을 다 끄고 아무도 없는 척 하기로 했다. 그리고 자주 가는 영화 사이트를 방문했다. 그런데, 잠시 후 현관에서 ''하는 소리가 들렸다. 못 들은 척 하고 보던 영화를 계속 보고 있는데 같은 소리가 다시 들렸다. 그녀는 다리를 덮고 있던 담요를 제치고 리모트를 찾아 영화를 포즈시켰다. 밖엔 석양이 지기 시작했다.


현관으로 다가가서 보니 유리에 뭔가가 길게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 그것을 자세히 보았다. 그때 뭔가가 갈라지는 소리가 났고 창문이 심하게 떨렸다. 잠시 후, 그녀는 그것이 누군가가 던진 달걀이 창문에 부딪쳐 유리에 흩뿌려지고 있는 것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녀는 헉 소리를 냈다. 달걀 노른자 무늬 사이로 거리에 세 명의 아이가 서 있는 게 보였다. 그들은 웃고 있었고 그들 중 한 아이가 손에 달걀을 쥐고 막 던지려는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그녀는 슬펐다. 그 집은 분명 자신의 집인데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고, 무기력했다. 물론 그렇지 않다는 닥터 필딩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평소처럼 하나 둘 셋을 세라는 목소리가 들렸지만 효과가 없었다. 의대에서 10년 동안 공부를 했고, 도심 지역 학교에서 15개월 트레이닝도 했었다. 그리고 현장에서 7년이나 정신과 의사로 일했다. 인터넷상의 환자인 샐리 (Sally)에게 자신은 강하다고 주장했었는데.


그녀는 인터컴을 누르며 자신의 집에서 멀어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달걀이 부딪치는 소리는 계속되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거실을 가로질러 계단을 올라 자신의 서재로 가 창가로 갔다. 아이들이 보였다. 그들은 약탈자들처럼 거리에 모여 그녀의 집을 포위하고 있었다.


그녀가 유리창을 쳤다. 아이들 중 하나가 그녀를 가리키며 웃었다. 그리고 포수처럼 팔을 돌리더니 달걀을 던졌다. 그녀는 유리를 좀 더 세게 쳤다. 창틀이 벗어날 정도로 세게. 그녀의 집이었고, 그녀의 유리였다. 눈앞이 흐려졌다. 그리고 갑자기 계단을 달려 내려가 현관으로 갔다. 그리고 문손잡이를 잡았다. 분노가 목까지 차올랐다. 시야가 출렁댔다. 숨을 참았다. 하나 둘 셋. 그녀는 문을 확 열었다. 빛과 공기가 그녀를 덮쳤다. 그리고 계단에서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한참 후, 정신을 차려 보니 그녀는 집 안에 누워 있었다. 부엌 싱크대에 한 여인이 서 있었다. 그녀는 옆집으로 가는 도중 그 못된 아이들이 달걀을 던지는 걸 보았다고 했다. 그녀가 이튼의 엄마인 재인 (Jane) 러셀인 모양이었다. 그녀가 상황 설명을 하고 브랜디를 한잔 가져다 주면서 혹시 뇌진탕일지 모르니 앉아 보라고 했다. 애나는 시키는 대로 했다. 재인이 어떻게 된 건지 물었고, 애나는 공황 발작이라고 말했다. 재인은 애나에게 그 아이들은 그저 아이들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애나는 그렇지 않다고, 자신은 밖에 나갈 수가 없다고, 광장공포증이라고 말했다.


애나의 증상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가 잠시 후, 재인은 자신의 전화기를 보더니 가야 한다고 일어섰다. 애나가 이튼이 굉장히 좋은 아이이며 잘 생겼다고 하자 재인은 그렇다고, 그는 항상 멋있는 아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목에 걸린 로켓을 보여 주었다. 그 안에는 4살 때의 이튼이 들어 있었다. 나가면서 재인은 계단에서 엄청 멋있는 남자를 보았다고 남편이냐고 물었다. 애나는 그가 아래층에 사는 세입자라로 이름은 데이빗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세입자를 들인 이유는 닥터 필딩이 사소한 일들을 처리하고 쓰레기를 비우고 일반적인 일을 처리하는 데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도움이 될 거라고 제안을 했고, 데이빗은 그녀가 크렉리스트에 올린 광고에 대해 첫 번째로 연락을 한 사람이었다. 그는 보스턴에서 이사왔고, 숙련된 핸디맨이었다. 둘은 그날 오후 바로 계약을 했다.


재인이 떠나고 애나는 대학원 시절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하는 '코타르 망상증' (Cotard delusion)을 가진 일곱살 짜리 아이 생각이 났다. 그것은 매우 드문 증상이었고, 특히 소아가 갖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녀는 일반적인 투약 치료법이나 전기 충격 치료법 대신 대화를 통해 그 아이가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했다. 그것이 그녀의 커다란 첫 번째 성공 사례였고, 웨슬리의 관심을 갖게 만든 케이스였다. 그 아이는 지금쯤 십대로 자라 거의 이튼 나이만 할텐데. 그녀는 천장을 바라보며 자신이 죽은 것 같다고 느끼며 그 아이를 떠올렸다. 죽었지만 사라지진 않는, 그녀 주위의 삶이 급속도로 돌아가는 걸 보면서도 제어할 힘이 없는 걸 느끼며.


111, 월요일, 아침에 부엌으로 가니 지하방 문 아래로 노트가 하나 놓여 있었다. 거기에는 '달걀'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녀는 데이빗이 아침식사를 함께 하고 싶었나, 의아해 하며 뒷면을 보니 '닦았다'고 쓰여 있었다. 그날, 천정의 물자국 때문에 데이빗에게 부탁해 옥상 정원을 살펴 보았고, 아고라에서 새로 가입한 70살 먹은 노부인에게 상담을 해주었다. GrannyLizzi라는 이름을 쓰는 그 노부인은 애나의 다른 환자의 추천으로 그곳에 들어왔다고 했고, 남편이 죽은 후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증상을 앓고 있었는데, 애나는 그녀에게 애정을 느끼고 평소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던 자신의 진짜 이름을 알려주었다. 저녁 때엔 에드와 올리비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112, 화요일, 5년 전 처음 닥터 필딩을 만난 이래로 둘은 화요일마다 에드의 서재에서 만났다. 그동안에 있었던 얘기를 듣던 닥터 필딩은 다른 것보다 그녀가 에드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을 걱정했다. 애나는 자신이 아직도 '그 여행'에 대해서 생각을 한다며 자신이 겨울에 뉴 잉글랜드로 여행을 간다는 어리석은 아이디어를 냈던 걸 계속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닥터 필딩은 누구나 가족 여행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며 그것은 그녀의 잘못이 아니라고 했다. 만약 자신이 그 아이디어를 내지 않았더라면 지금 그들은 함께 있을 거라고 하자 닥터 필딩은 그럴 수도 있다고 했고, 애냐는 당연히 그럴 거라고 말했다. 닥터 필딩은 애나가 어제 노부인 한 사람을 도와줬고, 그녀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려준 것에 대해 매우 관대한 행동이며, 그것은 애나 자신만이 아닌, 그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다며, 발전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세션이 끝나갈 무렵 닥터 필딩은 약을 처방해 주었고, 나가면서 꼭 그 약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그 약들을 절대로 술과 함께 먹지 말라고 당부했는데, 그녀는 이미 그것들을 술과 함께 복용하고 있었다. 그가 떠나고 애냐는 온라인으로 약을 오더하려고 하다가 자신이 만들어 놓은 약에 대한 엑셀 차트를 보았다. 그것은 지난 8월 이후 재업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이유로 약을 제 때 복용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만약 그것을 알면 닥터 필딩이 몹시 화를 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애나는 한쪽엔 와인 잔을 다른 손엔 카메라를 들고 서재로 갔다. 여기저기를 보다가 이튼의 집으로 렌즈를 돌렸다. 부엌엔 인기척이 보이지 않았는데 윗쪽을 보자 거실에 재인과 이튼이 2인용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러셀 가족에 대해 닥터 필딩에게 얘기하지 않았다. 아빠와 엄마, 그리고 외동 아이. 이 구성은 정확히 그녀의 가족 구성원이었다. 그녀의 삶이었던 그것을 살고 있는 사람들. 그녀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그 삶을 말이다.


그런데 다시 카메라 렌즈에 눈을 대고 그들을 바라본 순간 재인과 눈이 마주쳤다. 애나는 깜짝 놀라 카메라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어두운 현관 계단으로 가 앉았다. 이전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그녀가 보고 있는 걸 들키지 않았다. 그녀는 이웃, 낯선 사람, 사람들 간의 키스, 눈물, 어느 누구는 손톱을 물어 뜯고 어느 누구는 동전을 던져놓고 등등 자신의 카메라에 모든 것을 담았다. 그런데 이제 그것을 내려 놓아야 할 때가 된 모양이었다. 몇 분 후, 그녀는 다시 서재로 돌아왔다. 소파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튼은 자기 방에서 컴퓨터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들고 살펴 보았다. 다행히 망가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초인종이 울리고, 문을 열자 재인이 몹시 심심한가 보다며 들어 오고, 둘은 와인을 마시며 체스 게임을 했다. 도중, 집안 투어를 원하는 재인에게 집을 보여주었고, 얘기를 나누다 공교롭게도 둘 다 생일이 1111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재인은 남편에 관한 얘기도 했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좋은 아빠이지만 컨트롤이 심하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이 한때 남편의 표현에 따르면 꽤 '거친 아이'였었고, 한동안은 다른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애나가 누구였냐고 묻자 재인은 과거형으로 물어본 게 맞고, 언급할 필요도 없이 그와는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가족 생활은 쉽지 않다고 했다. 애나가 무엇이 가족 생활을 쉽지 않게 만드느냐고 묻자 재인은 한 가지만은 아니라고, 자신의 남편이 쉽지 않고, 가족들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애나가 하지만 이튼은 착한 아이라고 하자 재인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해 주니 기쁘다고 말했다. 재인은 애나에게 가족이 그립겠다고 했고, 애나는 그렇다며, 하지만 매일 그들과 대화를 한다고 말했다. 재인은 잠시 흔들리는 눈빛을 하더니 그렇지만 그들이 여기 있는 것과는 다르지 않느냐고 말했고, 애나는 물론 그렇다고 대답했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집으로 돌아가는 재인과 함께 현관으로 간 애나는 자신이 근래에 다른 누군가와 2시간 30분씩이나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전 한 겨울에 닥터 필딩을 만난 이래로 말이다. 그녀는 다시 젊어진 듯한 마음이 들었고, 친구를 만들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그런데 그날 저녁 영화를 보고 있는데 누군가 현관벨을 눌렀다. 나가보니 놀랍게도 재인의 남편인 알리스테어 (Alistaire) 러셀이 서 있었다. 그는 애나에게 다짜고짜 오늘 저녁 누군가 그녀를 찾아 온 사람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의 뒤로 보이는 밤의 어두움이 무서워 애나가 문을 닫아 달라고 하자 그는 그렇게 하더니 집 안으로 들어 왔다. 마실 것을 원하느냐고 묻자 자신은 괜찮다고 하더니 다시 오늘 밤 누군가 찾아 온 사람이 있었느냐고 물었다.


애나는 그의 컨트롤링에 대한 재인의 경고가 떠올랐지만 그가 어떤 사람이든 자신이 알 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저녁 내내 혼자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가 보고 있던 영화를 보면서 무엇이냐고 물었고, 그녀가 제목을 대자 그는 대신 눈썹을 찡그렸다. 그의 눈길을 따라가 보니 그는 체스 게임판을 보고 있었다. 애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자신의 세입자가 체스 게임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녀가 그에게 체스 게임을 하냐고 묻자 그는 오랫동안 하지 않았다며 그저 그녀와 그녀의 세입자만 있었느냐고 물었다. 애냐는 처음엔 아니라고 했다가 다시 그렇다고, 남편과는 헤어졌고 딸은 그와 함께 있다고 대답했다. 그가 다시 한번 더 체스 게임판에 그리고 TV에 눈길을 주더니 시간내 주어서 고맙다고, 방해해서 미안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녀가 현관까지 그를 배웅하면서 초 선물 고마웠다고 당신의 부인에게 전해달라고 말하자 그는 몸을 훽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이튼이 그것을 가져 왔다고 말하자 그는 그게 언제였냐고 물었다. 그녀는 며칠 전, 일요일인가? 하다가 왜 그는 무슨 요일이었는지가 궁금한지 신경이 쓰였다. 그녀가 그게 중요하냐고 묻자 그는 잠시 가만 있다가 입을 살짝 벌렸다. 그러다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더니 더 이상 말 없이 그녀의 집을 떠났다.


다음 날, 113, 수요일, 그녀는 에드와 대화를 나누던 중 아래층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는 걸 알아차리고 여차하면 911에 전화를 하려고 한 손에 전화기를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 부엌에 누군가가 서 있는 걸 발견하고 막 전화를 누르려는데 그 사람이 뒤를 돌며 인사를 했다. 그는 데이빗이었다. 그는 알리스테어 러셀이 그가 낸 광고지를 보고 지하의 박스를 푸는 일을 도와 달라고 연락했다며 그녀에게 박스칼을 빌려 달라고 해서 그녀는 애드의 공구 박스에서 칼을 찾아 빌려 주었다.


그날 오후, 그녀는 수요일마다 집으로 와 그녀에게 운동을 시키는 비나 (Bina)와 운동을 하고 난 뒤 쉬는데, 열려진 창문 너머로 들려 오는 비명 소리를 듣고 어디서 들려 오는 소리인지 둘러 보다가 그것이 러셀의 집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알고 그의 집으로 연락을 했다. 처음엔 이튼이 받아서 떨리는 목소리로 별 일 아니라고, 그저 아빠가 잠시 이성을 잃었다고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후 애나는 재인이 보이지 않아 걱정되어 다시 전화를 하는데 이번엔 알리스테어가 받아 비명을 들었다는 애나에게 무슨 비명이냐고 우리집에선 비명을 지른 사람이 없다고 다른 집인가 보다고 말했다. 그의 손에는 작은 망치 같은 게 들려 있었다.


애나는 데이빗에게도 무슨 비명 소리를 듣지 못했느냐고 물었지만 데이빗 역시 아무런 비명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말하는데...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