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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의 작은 서재

The Keeper of Lost Causes by Jussi Adler-Olsen (Thriller, Danish, 2007, English, 2011) Margaret Kim (margaret7630) 2020-4-7  14:45:11

The Keeper of Lost Causes


By


Jussi Adler-Olsen


Translated from Danish by Lisa Hartford





2007, 유틀란트 (Jutland) 출신의 코펜하겐 (Coppenhagen) 경찰청 강력계 소속 형사인 카를 모륵 (Carl Morck)은 최근에 있었던 사고로 인해 병가를 내고 집에 있다가 이제 막 다시 일을 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사고는 카를이 팀동료들인 하디 (Hardy)와 앙케르 (Anker)와 함께 사건 현장에 출동했다가 당한 사고로, 앙케르는 누군가가 쏜 총에 맞아서 숨졌고, 척추를 다친 하디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으며, 하디가 총을 맞고 넘어지면서 카를을 끌어내려 그의 몸으로 덮쳐 그 밑에서 꼼짝달싹 할 수 없었던 카를은 총알이 스치면서 남긴 이마의 흉터 외에는 다친 곳 없이 살아 남았다.


카를은 알레뢰드 (Allerod)에 살고 있었다. 그것은 그의 아내 비가 (Vigga)의 선택이었다. 그와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가 데리고 온 아들 야스퍼 (Jasper)2년 전에 그곳으로 이사왔다. 적절한 가격에 그들을 위해, 그리고 그녀의 아들을 위한 방이 여러 개 있는 이호 연립 주택을 살 수 있었다. 여러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었고, 무엇 보다 좋은 이웃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의 아내가 찾아본 바로는 그곳의 사람들은 서로를 아낀다고 했다. 그 당시에는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로 다가오지 않았지만, 비가가 야스퍼를 데리고 떠난 후 그것은 그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비가는 집을 나갔으면서도 이혼은 하지 않겠다고 했고, 이즐레프 (Islev)의 주말 농장에 있는 오두막에 주거를 정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젊은 연인들을 무수히 거쳤다. 그녀는 그것을 카를에게 모두 알려주는 나쁜 버릇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가 야스퍼가 주말 농장의 집에서 그녀와 함께 살지 않겠다고 하면서 카를에게로 왔다.


그리고 아마게르 (Amager)에서 총격이 있었다. 그것은 카를이 매달려왔던 모든 것, 즉 삶의 굳건한 목적과 그가 특별한 이유없이 기분이 나쁘든지 말든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두 명의 좋은 동료들과의 관계를 끼익 소리가 나도록 멈추게 만들었다. 만약 그가 지금의 그곳에 살지 않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는 정말로 궁지에 몰렸을 것이다.


카를은 비가가 떠난 후 모르텐 홀란드 (Morten Holland)라는 수 년째 대학에서 여러 과를 전전하며 공부만 하고 있는 청년에게 지하를 세를 주었다. 모르텐과 야스퍼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둘은 서로 경쟁하듯 각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집이 떠나가라고 크게 틀어 놓았다. 카를은 퇴근길에 말리서부터 들려오는 음악 소리로 두 거주자가 모두 집에 있는 걸 알 정도였다. 모르텐은 지하에서 평소와 같게 볼륨을 최대치로 하고 오페라를 듣고, 야스퍼는 제트 전투기같은 헤비 메탈을 들었다. 그럴 때면 카를에게 그건 집이 아니라 지옥 같았지만, 모르텐은 요리와 빨래 등 집안 살림을 거의 도맡아 하고 있었고, 무엇 보다 그는 집세를 내고 있었다.


아침에, 카를은 집을 나서며 경찰청으로 가기 전 병원에 있는 하디를 면회하고 가기로 했다. 그는 헐벗은 나무 위로 솟아 있는 붉은 벽돌로 된 교회 첨탑을 보면서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되새겼다. 총알이 오른쪽으로 일 인치만 더 갔으면 앙케르는 살아 있을 것이고, 왼쪽으로 반 인치만 더 갔으면 카를 자신이 죽었을 것이었다. 요사스러운 그 몇 인치가 그로 하여금 몇 백 야드의 차가운 묘지로 가는 잔디밭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카를은 이해하려고 해봤지만 쉽지 않았다. 그는 죽음에 대해서 많이 알지 못했다. 그저 죽음이란 번개처럼 예측할 수 없는 것이고 그것이 다가온 후에는 끝없는 정적만이 있다는 것뿐. 반면, 그는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무의미한 것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 아주 많이 말이다.


그가 첫 번째 살인 희생자를 본 것은 경찰 대학을 나온지 2주만이었고, 그것은 영원히 그의 눈동자에 박혀 버렸다. 그 희생자는 남편에게 목을 졸린 작고 야윈 여자였다. 그녀는 윤기없는 눈과 카를에게 몇 주 동안 토할 것 같은 감정을 남긴 표정을 지은 채 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 이후, 수십 건의 사건들이 이어졌다. 매일 아침 그는 그것들을 대할 준비를 했다. 피묻은 옷가지들, 창백한 얼굴들, 그리고 냉동 사진들. 매일 그는 사람들의 거짓말과 변명을 들었다. 매일 새로운 형태의 범죄가 있었고, 그는 점점 무뎌졌다. 경찰서에서 25, 그리고 경찰청의 강력계에서의 10년을 지내면서 그는 단단해졌다. 한 살인 사건이 그의 갑옷을 뚫을 때까지 그냥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그 사건이 있던 날, 사건 현장의 이웃이 시체 썩는 냄새가 난다고 신고를 했고, 그들이 출동했다. 그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것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 채 말이다. 그들이 지독한 악취가 풍기는 시체가 있던 방으로 들어갔다가 앙케르는 피웅덩이 바닥에 누워 있게 됐고 하디는 그의 마지막 걸음을 떼었을 때까지, 그리고 카를의 안에 있는 열정, 코펜하겐 경찰청의 강력계에서 일하는 형사에게는 전적으로 필요했던 그 불꽃이 사라지게 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분이었다.


2002, 덴마크 민주당 부의장인 메레테 린가드 (Merete Lynggaard)는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정치인이었다. 의회에서의 그녀의 날카로운 발언, 타 정당의 대표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 등도 사랑을 받았지만, 특히 타블로이드는 그녀의 모든 것을 매일 낱낱히 보도했다. 신문들은 그녀의 여성스런 특징이라든지 유혹적인 보조개, 젊고 성공한 여성이어서도 좋아했지만, 무엇 보다도 그렇게 재주많고 아름다운 여인이 왜 아직 공식석상에 남자를 대동하지 않는지에 관해 대중들에게 제공하는 얘깃거리 때문에 그녀를 좋아했다. 그녀가 레즈비언이든 아니든, 그녀는 정말로 대단한 기사거리임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날의 일정이 끝나고 그녀와 비서인 마리안 (Marianne)이 의원 전용 주차장으로 가는 도중 비서가 타게 바겐센 (Tage Baggensen)과 데이트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비서에 따르면 그는 메레테에게 완전히 미쳐 있었고, 데이트 신청도 그리고 그녀의 책상에 수많은 메시지를 남겼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에게 기회를 주라고 말했다.


메레테는 차 뒷 좌석에 들고 있던 서류들을 던지며 마리안에게 당신이 데이트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하며 국립 무기 박물관 너머를 보다가 눈을 크게 떴다. 흰색 트렌치 코트를 입은 한 남자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찍었던 것일까? 아닐 거라며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물론 그건 순전한 피해망상이었다. 그녀는 정말로 휴식이 필요했다.


메레테는 마리안이 들고 있던 서류들을 받아 보조석에 던졌다. 대쉬 보드의 시계는 530분이었다. 이미 늦었다. 그녀가 정치계에 입문할 때 민주당 의장과 6시 이후엔 그녀만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합의를 보았다. 물론 아주 중요한 위원회 일이나 투표 문제가 아니라면 말이다. 마리안이 뭘 할 건지 물으며, 상대방 남자 이름이 무엇이냐고 넘겨 짚어 물었다. 메레테는 살짝 미소 지으며 문을 닫았다. 그녀는 마리안을 대체할 사람을 찾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사실, 그녀가 6시까지 서둘러 모든 일을 마치려고 하는 데에는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사연이 있었다. 그녀에게는 보살펴야 하는 우페 (Uffe)라는 남동생이 있었다. 메레테가 16살이었고, 우페가 13살이었을 무렵, 크리스마스 전날, 가족 여행 중 자동차 사고가 있었고, 정신을 차린 메레테는 차에서 튕겨져 나간 부모님은 찾지 못했고 우페만 간신히 구해냈다.


그 이후부터 우페는 정상적인 아이로 돌아가지 못했다. 메레테가 항상 귀가해야 할 시간에 귀가하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고 포악해져 메레테가 일하는 동안 그를 돌보는 도우미가 자주 바꼈다. 우페는 메레테가 달래서 함께 침대로 가면 그제서야 진정이 되었다. 그래서 메레테는 6시 이후엔 무슨 일이 있어도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저녁이면 메레테는 진짜 그녀 자신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낮동안 끼워 맞춰 살아야 하는 그 삶 속에 있는 그녀의 한 쪽을 버렸다.


2007, 코펜하겐 경찰청 강력계 과장인 마르쿠스 야콥센 (Marcus Jacobsen)은 어려운 선택의 순간을 맞이 하고 있었다. 그는 공원에서 일어난 사이클리스트 살인 사건으로 정신이 없었다. 증인이 있었는데 한동안 협조를 잘하다가 갑자기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녀의 주변 사람들이 협박을 당한 것 같았다. 그는 아침부터 호주머니 속에 들어 있는 담배 생각이 간절했지만 이젠 더 이상 밖에 나가 담배피는 휴식 시간도 갖지 못하게 됐고, 그 일 외에는 관심을 둘 수가 없었다.


마르쿠스는 사건에 대한 브리핑 후 계장인 라스 비요른 (Lars Bjorn)과 거기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데, 라스가 갑자기 그것이 카를 모륵이 팀에 다시 합류해서 그들의 가장 우수한 형사들 중 4명을 독차지한 때라고 말했다. 그는 카를이 몇 시간 늦게 나타나, 스텝들을 힘들게 족치고 사건들을 찾아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며 전화를 해달라고 해도 거부하고 있다고, 사람들이 카를 모륵과 함께 일하는 게 힘들다고 불평하고 있고, 법의학실에서 일하는 사람들 역시 그가 맨날 전화한다고 불평을 많이 한다고 하면서 카를이 뭘하고 다니든 상관없이 그에 대해서 뭔가 해야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이 과가 기능을 제대로 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실 마르쿠스는 카를을 좋아했다. 하지만 영원히 회의적인 것 같은 그 눈빛과 신랄한 말투는 사람들을 기분나쁘게 만들었다. 그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라스는 아무도 앞으로 나와 칼이 정말 골칫덩이라고 말하진 않겠지만, 사실 그는 항상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카를이 서로 굉장히 의존적인 이곳에서 일하는 게 맞지 않으며, 그는 첫 날부터 동료로서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고, 왜 그를 청으로 데려 왔느냐고 물었다.


마르쿠스는 라스를 빤히 쳐다보며 그는 훌륭한 형사였고 지금도 그렇다고, 그것이 이유라고 말했다. 라스는 물론 지금 당장 그를 내치지는 못한다는 걸, 특히 이 상황에서 그러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르쿠스는 카를이 병가에서 돌아온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다며 그에게 기회를 주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그후로도 라스의 불평은 계속됐다. 그러다가 라스는 해결책이라며 카를을 윗층으로 보내버리라고 말했다. 그것은 승진을 의미했다.


마르쿠스는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 라스는 경험이 엄청 많은 아주 실력있는 형사였고 수 많은 사건들을 해결한 사람이었지만 인력 관리에 있어서는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곳 경찰청에서는 아무런 타당한 이유없이 사람을 강등시키거나 승진시킬 수 없었다. 마르쿠스가 그를 승진시키자는 말이냐고 묻자 라스는 그날 아침 신문에 보도됐던 의회에서의 일을 설명했다. 그것은 덴마크 당의 피브 베스터가드 (Piv Vestergard)라는 의원이 경찰 비용의 협상 조항을 개정하자는 안을 내놓았다는 것이었고, 이번에는 다수가 찬성할 것이라는 것이었다.


아무런 정보가 없던 마르쿠스가 의회에서 제시된 안건의 골자가 뭐냐고 묻자 라스는 형사 사건을 다루는 경찰서 내부에 새로운 부서가 생길 것이고, 피브 의원은 그것을 'Q'라는 이름을 붙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 부서의 한 가지 목적은 '특별 정밀 조사가 필요한 사건들' 을 다루는 것이라며, 피브 의원은 네 개의 흉악한 범죄를 예로 들었다고 했다.


마르쿠스는 '특별 정밀 조사가 필요한 사건들' 이라는 말은 전형적인 피브 의원의 표현이라며 매우 인상적으로 들리지만, 그 명칭을 붙일 수 있는 사건들은 누가 정하는 것이냐고, 그녀가 거기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었느냐고 물었다. 라스는 어깨를 으슥하더니 그 부서는 국립 경찰 위원회의 협조 아래 생겨날 것이지만, 관리 면에서 코펜하겐 경찰청의 강력계 하에 있게 될 거라는 여러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마르쿠스는 어이없어 하며 농담하지 말라고, 관리 면에서라는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라스는 우리가 예산을 짜고 회계 장부를 관리하는 것이며, 행정직 직원과 사무실 공간을 제공하는 거라고 말했다. 이해가 안간다는 마르쿠스에게 라스는 이러저런 설명을 하며 설득했지만 마르쿠스는 자신의 부서에서 해결될 희망이 없는 사건들을 위해 특별 기동 수사대와 백업 스테프를 제공해야 한다는 말 아니냐고,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라스는 잘 들어 보라며 오로지 두어 시간 여기 저기 다니면 되고 몇 스테프만 있으면 된다고 설득했다.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면서. 그래도 반대하는 마르쿠스에게 그는 생각해 보라며 여기에는 돈이 걸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많지는 않지만 그것으로 한 사람의 월급을 줄 수 있으며 동시에 2백만 크로너 (kroner: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화폐단위)를 자신들의 부서에서 쓸 수 있다고, 그것은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과외 자금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는 계속해서 그들에게 협조적인 응답을 하고 다른 특정적인 업무들을 배정하는 것을 피한 예산을 제안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들은 카를 모륵을 새 부서의 장으로 임명하면 되지만, 그는 혼자 일을 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책임지고 할 일은 별로 없을 거라고 말했다. 마르쿠스는 새 부서의 장으로서의 카를을 머릿속에 그려 보았다. 라스의 말을 듣고 보니 그것은 정말 특출난 아이디어였다.


한편, 하디가 누워 있는 병원에 도착한 카를은 경찰청에서 일했던 사람들 중 가장 컸던 하디의 키가 지금 상황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가 보기에 하디의 길고 다친 다리는 완전히 펴지지가 않았다. 카를은 간호사에게 침대의 발판을 잘라달라고 건의를 했지만 그것은 그녀의 영역 너머의 일인 것 같았다.


하디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의 TV24/7 켜져 있었고, 사람들이 그의 병실을 계속 왔다 갔다 했지만 그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척추 손상을 위한 병원에 누워 살아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아니, 하디는 더 이상 말할 거리가 없었다.


카를이 하디에게 경찰청으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그 사건에 대해서 전속력으로 조사를 하고 있고, 아직 아무런 단서도 찾아내지 못했지만 그들을 쏜 사람이 누구인지 곧 찾아 낼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디는 눈꺼풀 조차도 깜박이지 않았다. 그는 카를을 슬쩍 쳐다보지도 TV를 보지도 않았다. 평소 같으면 화를 낼만한 일이 보도되고 있었지만 그는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심지어 분노도 남아 있지 않은 모양이었다.


카를은 어느 누구보다도 하디를 잘 이해했다. 사실 그 역시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었다. 누가 그들을 쐈는지 알아낸다고 좋을 게 뭐가 있겠는가. 어떤 사람이 아니라면 누군가 다른 사람일 것이다. 여기저기 돌아 다니는 그런 나쁜놈들은 많이 있으니까. 잠시 후 간호사가 와 하디의 팔에 주사를 놓았고, 이어 물리치료사가 왔다. 카를은 하디에게 내일 또 오겠다는 작별인사를 하고 병실을 나왔다.


그 사건 당시, 하디와 카를 그리고 앙케르는 여느 때처럼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아마게르 외곽에 있는 살인 현장에 도착했다. 머리에 못이 박힌 노인이 발견된 건 30분밖에 되지 않았다.


앙케르가 발로 땅을 콕콕 찍으며 집 바깥 쪽엔 포렌식 팀이 할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카를은 주변을 둘러 보았다. 이웃의 나무로 된 나막신이 남긴 발자국 외에는 막사 건물 주변에 별 발자국은 없었다. 매우 낡은 그 막사는 60년대에 군대에서 팔았던 것들중 하나였다. 앙케르가 가서 이웃과 얘기를 해보겠다고 했다. 그 이웃은 30분 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하디는 시체 썩는 냄새를 잘 참았다. 그런데 이번 냄새는 특히 지독했다. 카를이 냄새 때문에 불평하자 하디가 창문을 열겠다고 말하며 좁은 입구 옆에 있는 방으로 갔다. 카를은 작은 거실로 이어지는 출입구 너머로 갔다. 아래로 내려진 블라인드 사이로 별로 빛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구석에 앉아 있는 희생자를 볼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그는 회녹색 피부와 얼굴 전체를 덮고 있는 물집들에 깊은 균열들이 있었다. 코에서는 붉은 용액이 흘러나왔고, 셔츠 단추는 부풀어 오른 가슴팍의 압력으로 곧 터질 것 같았다. 그의 눈은 왁스 같았다.


하디가 뒤에서 못은 한 회사 브랜드의 압출 프레임 못 기계를 이용해 머리에 박은 것이라고 말하며, 그것은 옆방 테이블 위에 놓여 있고, 또 아직 전기가 남아 있는 전동 스크류 드라이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이 재충전을 하기 전 얼마나 그냥 놓여져 있을 수 있는지 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앙케르가 합류할 때까지 아주 잠시 그곳을 살펴보며 서있었다. 잠시 후 앙케르가 와서 이웃과 인터뷰한 내용을 말했다.


그리고 나중에,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주 자세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카를뿐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 따르면 그도 완전히 제정신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그는 실제로 무슨 일이 발생했었는지 모두 너무나 잘 기억했다. 그저 자세하게 얘기하고 싶지 않았을 뿐.


당시, 그는 누군가가 부엌문으로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지만 반응하지 않았다. 냄새 때문이었을 수도 있었고, 그는 그것이 포렌식 팀원들이 다가오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몇 분 후, 곁눈질로 그는 빨간 체크 무늬 셔츠를 입은 한 사람이 방 안으로 몸을 날리는 것을 보았다. 카를은 총을 꺼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의 반사 신경이 말을 듣지 않았다. 하디를 뒤에서 쏜 첫 번째 총성이 났고, 하디가 넘어지면서 카를을 잡아 끌어내려 그의 아래 갇혔을 때 카를은 충격을 느꼈다. 총이 관통한 하디의 몸이 누르는 거대한 압력이 카를의 척추를 한쪽으로 세게 비틀었고 그의 무릎을 밀었다.


그런 다음 또 다른 총알들이 날아와 앙케르의 가슴을 맞추고 카를의 이마를 스쳐갔다. 카를은 미친듯이 숨을 헐떡거리는 하디 밑에서 자신이 어떻게 누워 있었는지, 하디의 피가 덧옷을 통해 흘러나와 그 자신이 흘린 피와 섞여 어떻게 그들 밑의 바닥에 고이게 되었는지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났다. 그리고 범인들의 다리가 그를 지나쳐 가자 그는 계속 총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었다는 것도.


그의 뒤에서 범인들이 입구 너머의 작은 방에서 서로 얘기를 나누자 앙케르는 그의 몸을 꿈틀거릴려고 애를 썼다. 그들이 다시 돌아 오기까지 몇 초 걸리지 않았다. 카를은 앙케르가 꼼짝마, 라고 명령하는 소리를 들었다. 나중에 카를은 앙케르가 총을 들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앙케르의 명령에 대한 답은 또 한 번의 총격이었고, 그것은 마루를 흔들고 앙케르의 심장을 정확히 맞췄다.


그것이 전부였다. 총을 쏜 자들은 부엌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 나갔고 카를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꼼짝하지 않고 그곳에 누워있었다. 심지어 검시관이 왔을 때에도 그는 살아있다는 신호를 하지 않았다. 나중에 검시관과 강력계 과장도 다른 사람들도 모두 카를이 죽은 줄 알았다고 말했다. 병원에 가서야 그는 눈을 떴다. 그들은 그들을 바라보던 그의 눈이 죽은 사람의 것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것이 충격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아니었다. 그것은 수치심 때문이었다. 절박한 순간에 총을 꺼내지 못했다는 수치심.


카를은 하디의 병실을 나와 벽에 기댄 채 잠시 서있다가 복도에서 만난 의사에게 하디의 상태를 물었다. 그러나 의사는 그가 직계 가족이 아니라고 환자의 상태를 말해 줄 수 없다고 했다. 화가 난 카를은 하디가 부상을 당할 때 자신도 그곳에 같이 있었던 동료이며 팀의 리더였다고 하면서 다시 하디의 예후가 어떻게 되느냐며 다시 걸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의사는 그곳을 벗어나려는듯 살짝 움직였다. 그것은 분명한 대답이었다. 그의 환자의 상태는 카를이 상관할 일이 아니라는. 하지만 카를은 당시 자신도 총에 맞았다는 것과 죽은 앙케르의 얘기까지 하며 하디의 상태를 알아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말하며 다시 걸을 수 있느냐고, 말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의사는 카를의 손을 뿌리치며 미안하다고 정보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화가 난 카를은 의사에게 협박조로 퍼부어 댔지만 의사는 끝내 말하지 않았다.


카를이 사무실에 도착하자 마르쿠스와 라스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를은 좀 전에 다툼이 있었던 의사가 불평을 했음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마르쿠스가 머리를 기울이며 카를에게 자신의 옆 빈 의자에 앉으라는 사인을 보냈다. 그는 카를에게 자신과 라스가 그의 상황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고, 여러 면에서 작별을 해야한다는 의견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카를은 그것을 자신이 해고됐다는 소리로 들었다. 그는 책상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두들기며 그의 보스의 머리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를 해고하고 싶다고? 병가에서 돌아온 지 일주일도 안됐고, 총상을 당하고 실력있는 팀원을 두 명이나 잃은 그를 해고한다고? 그들은 그에게 그럴 수 없었다. 그는 곧 바로 노조 사무실로 가겠다고 생각했다.


마르쿠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지만 카를에게 분위기를 좀 바꿔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고, 형사로서의 뛰어난 능력을 좀 더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를 새로 생기는 'Q' 본부의 책임자로 승진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 부서의 목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공공의 복지에 특별히 관심을 부여하는 사건들을 조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말하자면 특별한 조사가 필요한 사건들, 이라고 말했다.


카를은 의자를 뒤로 기울이며 망했다고 생각했다. 마르쿠스는 카를이 그 부서를 혼자 이끌어야 하지만 카를 말고 누가 그것을 더 잘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카를은 속으로 당신이 어떻게 아느냐고 말했다. 마르쿠스는 그 일이 힘든 시간을 보낸 카를에게 딱 맞춤인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그 일은 카를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며, 구역 경찰 간부들과 의논해 사건들을 선별하면 그가 그것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어떤 과정을 거칠지 고안하면 된다고 말했다. 여행 경비 어카운트를 갖게 될 것이고 매달 보고만 하면 된다고 했다. 카를이 인상을 찌푸리며 구역 경찰 간부들이라고 말했느냐고 묻자 마르쿠스가 그렇다고, 이것은 전국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카를이 이전 동료들과 같은 팀에 있을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곳 청에서 새 부서를 만들었지만 그것은 독립된 개체라고 말했다.


카를은 자신을 쳐내려고 하는 듯한 그들의 뻔한 속내가 보여 자신의 사무실은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마르쿠스가 약간 챙피해 하며 한동안 그것은 지하에 있고, 하지만 나중에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카를은 그것이 그들이 그를 꺾겠다는 작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들은 그에게 뼈 몇 조각 던져 주고 움직이지 못하게 해서 고립시키고, 그가 기분이 나쁜지 확인하려 할 것이었다. 마치 그것이 여기서 행해지든 아래로 내려가 행해지든 차이가 있는 듯이 말이다. 그는 여전히 그가 꼭 원했던 것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되도록 아무 것도 안하는 것이었다.


마르쿠스는 적절하게 말을 쉬었다가 하디는 어떠냐고 물었다. 카를은 그의 보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가 그 질문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Q' 본부라고 쓰인 지하의 사무실은 말 그대로 참담했다. 지하 복도를 따라 100야드 정도의 거리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고, 햇빛도 공기도 들어오지 않았으며, 거의 강제 노동 수용소와 구별이 안될 정도였다. 카를은 전선 뭉치가 연결되어 있는 새 컴퓨터 두 대를 내려다 보았다. 그가 앉아서 몇 시간을 웹 검색을 하든, 안전한 검색이라든지 중앙 서버 보호에 대한 성가신 규칙도 없었다. 마르쿠스는 사건들을 내려 보내겠다고 했지만, 책상 위에는 종이 한 장밖엔 놓여 있지 않았고, 모든 선반은 텅 비어있었다. 그들은 그가 그곳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카를은 개념치 않았다. 일할 마음이 생길 때까지 아무 것도 할 생각이 없었으므로.


그는 의자를 책상 너머 옆으로 끌고 와 앉은 다음 다리를 구석에 올렸다. 그는 병가 기간 동안 내내 집에서 그 포즈로 있었다. 첫 주 동안 그는 담배를 피우고 하디의 무겁고 불구가 된 몸의 무게에 대해 혹은 앙케르가 죽기 전에 냈던 덜컹거리는 소리를 생각치 않으려고 애를 쓰며 단순히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 다음으로는 인터넷 검색을 했다. 아무 목표없이, 아무런 계획도 없이, 그저 자신의 마음을 무뎌지게 하려고 애를 쓰며 말이다. 그것이 지금 딱 그가 하고 있는 거였다. 그는 시계를 보았다. 집에 가기 전 그가 죽여야 될 시간이 5시간 가량 남아 있었다.


이후 카를은 지하 사무실에서 구글을 봤다가 허공을 봤다가 하면서 3일을 보냈다. 그러다가 그는 문을 제대로 달아달라고 부탁하러3층으로 가면서 아직 그들이 약속했던 사건들이 오지 않았다는 걸 상기시켜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시작도 하기 전에 직장을 잃고 싶진 않았다. 그는 자신이 3층으로 들어서면 사람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바라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었다.


그가 강력계 사무실로 들어서자 처음 보는 얼굴이 몇몇 있었다. 물어보니 마르쿠스 팀에 새로 온 사람들이라고 했다. 카를은 곧바로 마르쿠스가 회의를 하고 있는 곳으로 쳐들어가 새로운 사람을 채용했느냐고 물었다. 마르쿠스는 그렇다고 했고, 카를이 저 많은 인원을 어떻게 지불할 거냐고 묻자 마르쿠스는 강력계에 특별 지원금이 책정 됐다고 하면서 특별 용무가 있어서 왔느냐고 물었다. 뭔가가 있다고 느낀 카를은 그렇다고, 하지만 기다릴 수 있으며, 먼저 뭔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곧 돌아오겠다고 말하며 그 자리를 떴다.


그리고 카를은 곧바로 그가 알고 있는 보수당 의원 중 경찰에 호의가 있는 두 명 중 한 명인 쿠르트 한센 (Kurt Hansen)에게 연락을 했다. 그는 노동자 계급 출신으로 특별히 보수적이진 않았지만 보수당에서 투표로 의원이 된 사람으로 카를이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었다. 그는 정치적인 것에 대한 카를의 가장 훌륭한 소스였다. 쿠르트는 모든 걸 논의하진 않았지만 만약 흥미로운 관심 거리가 있으면 재빨리 행동에 옮겼다.


카를이 전화를 하자 쿠르트는 목소리를 들어 반갑다며 총에 맞았다는 소식 들었었다고, 어떠냐고 물었고, 카를은 별 거 아니라고 괜찮다고 대답했다. 쿠르트가 여러 가지 경찰 일에 대해서 자신들이 서포트하기로 했다고 하자 카를은 코펜하겐의 강력계에도 특별 자금을 책정해 도와주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자 쿠르트는 그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 카를이 그럼 강력계가 아니라 이곳 경찰청의 다른 곳일 수도 있겠다고 하면서 기밀이냐고 물었다. 쿠르트는 자금 책정에 대해서 기밀이 있느냐고 말하면서 웃었다. 그리고 그는 'Q' 본부에 대한 얘기를 했다. 쿠르트는 거기에 책정된 예산에 대해 정확한 액수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의 선에서 예산이 책정됐는지 말해 주었다.


카를은 이제사 모든 게 이해되었다. 마르쿠스와 비요른이 그를 내쫓고 그 예산을 모두 강력계가 차지한 사실을 말이다. 그는 즉시 마르쿠스에게로 가 여러 가지 요구 사항을 말했고, 그와 함께 일할 사람들을 뽑아 달라고 했다. 카를이 아무 것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마르쿠스는 그의 요구에 당연히 어이없어 했고, 그의 반응을 본 카를은 마르쿠스가 받은 'Q' 본부의 예산에 대해서 언급하며 자신이 모든 걸 알고 있다는 걸 알렸다.


2002, 메레테 린가드는 민주당 교섭 단체 부의장을 맡고 있었는데,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특별 이익 단체들과 14번의 미팅을 했다. 최소 40여명의 새로운 사람들이 보건 위원회 의장인 그녀에게 소개되었고, 그들 대부분은 그녀가 자신들의 배경과 위치, 그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 그리고 자신들의 전문적인 지원 기지를 알아주기를 기대했다. 마리안이 있었으면 모든 걸 잘 처리했겠지만 새로 뽑은 비서인 소스 노루프 (Sos Norup)는 예리하지 않았다. 반면 그녀는 신중했다. 비서로 채용된 이래 몇달 동안 그녀는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날 그녀는 보건 위원회 대표단 단장으로부터 새로운 인물인 다니엘 헤일 (Daniel Hale)이라는 사람을 소개 받았다. 그는 다니엘이 이름은 미국인인 것 같지만 덴마크 사람이라며 스칸디나비아 (Scandinavia) 나라 모두에 가장 훌륭한 작은 실험실을 갖고 있으며, 그것이 이젠 더 이상 작은 실험실이 아니라고, 새 건물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했다. 단장은 메레테에게 보고서 하나를 주면서 보건 위원회 의장으로서 그것을 심도있게 읽어 보리라 생각한다며 그 이슈는 후세들을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그녀는 한 레스토랑에서 뜻밖에 다니엘 헤일을 만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었다. 일주일 동안 이틀에 한 번씩 그녀는 사무실에서 점심을 먹었지만, 지난 몇 년간 금요일에는 항상 사회당과 급진 중앙당의 보건 위원회 의장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들 세 사람 모두 거침없는 여성들이었다. 단지 그들은 커피 간담회를 아주 드러내놓고 진행해서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다니엘은 혼자 기둥 뒤에 거의 반쯤 가려져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앉아있었다.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그들은 아주 잠깐 눈이 마주쳤다. 여자들이 대화를 마치고 일어서자 그가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사람들이 그녀를 보고 뭐라고 얘기를 했지만 그녀는 그의 시선에 완전히 넋을 빼았겼다.


2007, 마르쿠스와 대면한 이후, 작업자들이 카를의 지하 사무실에서 아침 내내 부지런을 떨고 있었다. 바닥에는 카펫이 깔렸고, 페인트 통과 다른 것들도 모두 커다란 플라스틱 쓰레기통 속으로 들어갔다. 문도 다시 제자리에 맞춰 경첩을 달았고, 평면 TV가 들어 왔다. 흰색 보드와 게시판이 달렸으며, 책꽂이는 그의 옛 법률 서적들로 가득찼다. 그리고 그에게는 'Q' 본부 소유의 푸조 (Peugeot) 자동차가 생겼다. 그들은 이틀 안에 조수도 보내준다고 했다.


그날 오후 1시에 행정 부서의 두 비서가 마침내 사건 파일들을 들고 찾아왔다. 그들은 카를에게 그저 일반적인 서류만 갖고 왔다고 하면서 만약 그가 좀 더 광범위한 배경을 가진 자료들을 원한다면 요구 서류를 작성해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두 비서들에게 그들이 갖고 온 폴더 더미를 책상 양 끝에 놓으라고 말했다.


처음 두 시간 동안 카를은 사건 파일을 쳐다보지도 않고 겨우 세어보기만 했다. 그것은 최소 40개 정도 되었지만 그는 열어보지 않았다. 시간은 많았다. 은퇴하기 전 20년이라는 시간. 그는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만약 그가 이긴다면 오른쪽 파일을 먼저 열어보리라고 생각했다.


두 게임을 하는 중 그의 전화가 울렸다. 그것은 코펜하겐 번호였다. 그는 비가의 목소리를 예상하며 전화를 받았는데 상대방은 비가가 아니었다. 그것은 하디가 입원해 있는 병원의 정신과 의사에게서 온 것으로 오늘 아침 간호보조사가 하디에게 물을 주었는데 그것이 폐로 들어갔고 괜찮기는 하지만 하디가 매우 우울해 한다고 하면서 그가 카를을 불러 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병원으로 간 카를은 병실에 하디와 단 둘이 있도록 허락받았다. 정신과 의사는 그들의 모든 대화를 듣고 싶어 했지만. 카를은 하디에게 말을 걸며 그의 손을 잡았다. 하디의 손에서 약간의 떨림이 있었다. 카를은 전에도 그것을 느꼈었다. 지금 막 그의 가운데와 집게 손가락의 끝이 약간 굽어졌다. 마치 카를에게 좀 더 가까이 오라고 부르듯이 말이다.


카를이 하디에게 가까이 가 고개를 숙이며 할 말이 있느냐고 묻자 하디는 속삭이듯 말했다. 자신을 죽여달라고. 카를은 몸을 뒤로 빼며 하디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푸른 그의 눈은 그 순간 슬픔과 의심 그리고 긴박한 애원으로 가득차 있었다. 카를은 맙소사, 하면서 자신이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걸 잘 알지 않느냐며, 당신은 아버지가 집에 돌아오기를 바라는 아들이 있지 않느냐, 그걸 깨닫지 못한 거냐고 말했다. 하디가 아들은 20살이고 그는 괜찮을 거라고 속삭였다. 정말 하디다웠다. 그는 명쾌한 사람이었고, 그는 진심이었다. 하디는 그날 아침 영구 불구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카를이 병실에서 나오자 기다리고 있던 정신과 의사는 그에게 하디가 자살하는데 도와달라고 얘기했을 거라고 말했다. 그녀는 카를의 대답같은 건 기다리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카를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가 그랬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고, 카를은 아니라고, 하디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니라고 말했다. 의사는 괜찮다면 그가 당신에게 한 얘기를 몹시 듣고 싶다고 했고, 카를은 얘기해 줄 수 있다며, 한참 동안 창문밖을 내다 보았다. 의사는 말하지 않을 거냐고 다시 재촉했지만 카를은 얘기하지 않았다.


2002 , 메레테가 한 카페에서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은 출발이 좋았다. 그녀가 다음 주말에 동생과 베를린 (Berlin)에 가려고 한다고, 일 년에 한 번씩 가는 여행이며 동물원과 가까운 곳에 숙소를 정한다고 말을 막 끝냈는데 그녀의 셀폰이 울렸다. 그것은 도우미 헬레 안데르센 (Helle Andersen)에게서 온 것으로 우페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메레테는 잠시 눈을 감고 금방 들은 얘기를 삼키며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녀가 데이트를 하러 나온 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 아인 왜 모든 걸 망치나.


길이 미끄러웠지만 그녀는 한 시간도 채 안걸려 집에 도착했다. 우페는 저녁 내내 몸을 흔들고 소리를 질렀다. 역시 메레테가 돌아오는 시간에 오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다. 우페는 말로 소통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말하긴 어렵다. 때론 그의 몸 안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유페는 존재했다.


불행히도 헬레는 너무나 힘들어 보였다. 메레테는 그녀가 다시 올 거라고 기대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메레테가 우페를 달래 침실이 있는 윗층으로 데려가 그가 가장 좋아하는 모자를 씌운 후에야 그는 울음을 멈췄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의 눈이 걱정스럽게 보였다. 메레테는 저녁 식사를 했던 식당에 있던 사람들 전부에 대해 그리고 벽에 쌓여 있는 동물인형들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를 진정시키려고 애를 썼다. 그러자 잠시 후 우페는 진정이 되었다.


우페가 울 때, 그의 흐느낌은 그의 잠재의식 저 깊은 곳으로부터 나왔다. 마치 사고 이전의, 그가 완벽히 평범한 아이였을 적의 생을 기억하듯이. 아니, 그때 그는 평범하지 않았다. 그때 우페는 멋진 사고와 미래를 위한 뛰어난, 전도가 유망하고 총명한 정신을 가진 보기 드문 아이였었다. 그는 놀라운 소년이었다. 사고가 있기 전까지.


다음 며칠 동안 메레테는 굉장히 바빴다. 아침 6시에 사무실에 도착해 힘든 하루를 보내고 저녁 6시까지 집에 도착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렸다. 모든 걸 정리하기에는 시간이 없었고 아무 것도 그녀의 집중력을 향상시켜 주는 것은 없었다. 그때 그녀의 책상에 올려져 있는 꽃다발을 보았다. 그녀의 비서가 난처해했다.


다음 날 그녀는 온라인으로 발렌타인 카드를 받았다. 그녀의 일생에서 처음 받은 발렌타인 카드였지만, 214일이 지난 지 거의 2주나 되었기 때문에 제대로 온 카드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앞쪽에 그려진 그림은 입술이었고, “메레테에게 사랑과 키스를” 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으며, 카드 안쪽에는 “얘기 좀 합시다!” 라고 쓰여 있었다.


그녀는 잠시 앉아서 카드의 입술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가 이전 날 갔던 카페 생각이 났다. 기억이 그녀의 안에서 멋진 감정을 꿈틀거리게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것이 길게 가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이 좀 더 발전되기 전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에게 전화를 해 그녀의 일과 동생 등 자신에게 매달려 있는 게 너무 많고 바뀌지 않을 거라며 관계를 정리하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리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런 다음 칼렌더를 집어 들고 전화번호부에서 그의 번호를 지웠다.


한편, 그는 외투도 입지 않고 의회 건물밖 계단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굉장히 추웠고, 그의 얼굴색도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건물에서 나오는 메레테에게 애원의 시선을 보냈고 궁전 광장에서 막 문을 통과해 나오는 사진 기자를 보지 못했다. 그녀는 그를 광장 입구로 끌고 가려고 했지만 덩치가 너무 컸고 너무 절실했다. 그는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그러지 말라고, 자신은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때 그녀는 그의 표정이 갑자기 바뀌는 걸 보았다. 전에도 보았던 그의 눈빛에 담겨있는 깊고 비웃는 듯한 표정이 다시 나왔고, 그것은 그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의 뒤에 있던 사진 기자가 카메라를 들어 올렸다. 그녀는 그와 함께 타블로이드에 사진이 찍히는 걸 원치 않았다. 그녀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외치며 차를 향해 달렸다.


그날 저녁 식사를 하면서 메레테는 눈물을 흘렸다. 그것은 우페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는 항상 그랬듯이 천천히 숟가락을 들어 올려 음식을 넣고 삼킬 때마다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은 그녀의 입술에 머물러 있었지만 그는 저 멀리에 있었다. 그녀는 울면서 빌어먹을 이라고 말하며 테이블을 꽝 내리치며 그녀의 영혼에 깊게 각인되어 있는 씁쓸함과 좌절감을 가지고 우페를 쳐다 보았다. 최근에 그 감정은 좀 더 자주 그녀를 찾아 왔다. 불행하게도 말이다.


그녀는 가슴을 쳤다. 그러다가 스스로에게 그만두라고 말하며 흥분이 가라앉을 때까지 숨을 깊이 들이 마셨다. 그녀는 물리적으로 기억을 씻어 내려는듯 가슴에 손을 댔다. 꿈에서만이 그 몸서리 쳐지는 상황이 뚜렷하고 자세하게 보였다. 당시 그녀는 그것을 모두 받아들이지 못했고 오로지 대충적인 상황만 이해했다. 쏟아지던 불빛, 외침, , 그리고 어둠, 이어진 불빛.


그녀는 다시 한번 숨을 깊이 들이 마시고 그녀의 옆에 누워 있는 우페를 내려다 보았다. 그는 살짝 휫파람 소리가 나는 숨을 쉬며 편안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었다. 밖에는 조용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후 메레테는 계속 메시지를 받았지만 답장은 하지 않았다. 집으로 가니 헬레가 음식을 해놓고 퇴근하고 없었다. 그런데 보니 그녀가 남겨 놓은 쪽지가 있었고, 그 아래 편지 한 장이 놓여져 있었다. 메레테는 설마하며 그것을 열었다. 거기에는 '베를린에 잘 다녀오라' 고 쓰여 있었다.


메레테는 예정대로 우페를 데리고 베를린으로여행을 떠났다. 돌아오는 페리에서 우페는 기분이 몹시 좋아보였다. 그런 그를 보며 메레테는 모든 걸 접고 우페를 데리고 나온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행복한 우페를 보는 것이 곧 그녀의 행복이었으므로. 그러다가 메레테는 문득 외투 주머니에 넣어뒀던 편지 생각이 났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것을 공중에 날려버렸다. 그것이 날아간 걸 보고 옆에서 즐거워하던 우페가 갑자기 자신이 쓴 야구 모자를 벗어 바다 한가운데로 날려버렸다. 메레테가 미처 말릴 새도 없이 말이다.


그것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우페가 몹시 아끼던 모자였다. 순간 멍하게 있던 우페는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은 듯 그것을 잡겠다고 바다로 뛰어들려고 했다. 메레테가 아무리 안된다고 말려도 소용이 없었고, 우페는 난간에 발을 올렸다. 메레테가 그를 끌어내리려 했지만 그러기에는 우페가 너무 컸다. 화가 난 메레테는 우페의 뺨을 때렸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우페를 때린 적은 없었다. 얼떨결에 뺨을 맞은 우페는 잠시 얼이 나간 표정으로 있다가 그 역시 평소보다 더 세게 메레테의 뺨을 때렸다.


소동이 있고 난 얼마 후, 선착장에 거의 도착할 때쯤 메레테는 식당 갑판에서 화장실 간 우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화장실 문이 닫히려고 할 때 그에게 서두르라고 말했다. 페리 반대쪽 끝에 있는 카페테리아에만 종업원 몇 명이 있었고, 다른 승객들은 모두 자신들의 차가 있는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그녀의 아우디가 차들이 있는 덱 뒷쪽 열에 서 있기는 했지만 우페가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메레테의 삶에 대해 표현할 수 있는 마지막 장면이었다. 왜냐하면 그날 이후 메레테를 본 사람이 없었다. 그 이전까지 그녀와 함께 있었던 사람은 오로지 우페뿐이었다. 우페가 메레테를 때리는 장면을 목격했던 사람들은 심문 때 그가 그녀를 바다로 밀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직접적으로 우페에게서는 어떤 단서도 들을 수 없었다. 경찰은 페리 내를 수색하고, 익사의 가능성을 두고 수중 수색을 했지만 어디에서도 그녀를 찾지 못했다. 말 그대로 그녀는 허공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2007 , 카를이 평소처럼 책상에 발을 올리고 무릎에 수도쿠 책을 올려 놓고 잠에 빠져 있는데 “내 이름은 아사드 (Assad) 요” 하는 소리가 들렸다. 카를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누가 자신에게 얘기를 하는지 즉각 알아채지 못했다. 반쯤 잠에서 깨어 다리를 책상에서 내리며 그의 앞에 서있는 작고 검은 피부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카를보다 나이가 더 들어보였다. 아사드는 그들이 카를을 도와주라고 했다고 말했다. 카를은 속으로 나를 도와주라고? 하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출신으로 본명이 하페즈 엘-아사드 (Hafez el-Assad)라고 했다.


아사드가 만들어준 진한 커피를 마시고 혈관 속의 피가 힘차게 달리는 느낌에 카를은 그의 앞에 놓인 파일들을 넘겨 보았다. 두 사건은 이미 자신이 안팎으로 아는 사건이었지만 대부분은 다른 경찰 구역에서 온 것들이었고, 두 건은 그가 형사계에 오기 전에 있었던 사건이었다. 그것들 모두는 공통적으로 엄청나게 많은 인력을 요구한다는 것과 미디어의 굉장한 관심을 끌었던 것들이었다. 여러 건이 흐지부지되고 있는 중이었다.


대충 세 가지 타입의 사건들로 정리할 수 있었다. 가장 우선적이고 넓은 카테고리는 그럴듯한 동기가 밝혀졌지만 범인은 잡지 못한 모든 타입의 보통의 살인사건이었다.


다음 타입 역시 살인 사건이 포함되어 있지만 좀 더 복잡한 성격의 사건들이었다. 종종 동기를 밝혀 내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한 명 이상의 희생자가 있는 것들이었다.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지만 그것은 오직 그 범죄의 부수적인 인물로 여겨져서 그런 것일 뿐이었고, 우두머리나 주모자는 밝혀내지 못했다. 살인 자체가 거기에 어떤 특정할 수 없는 성격을 갖고 있었을 수도 있었고, 어떤 경우에는 치정에 얽힌 행위로 간주되기도 했다. 이런 타입의 사건들을 해결하는 것은 때론 우연이라는 행운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저 그곳을 지나가던 증인, 다른 범죄에 사용되었던 차량, 다른 관련없는 환경을 통해 얻어진 정보 등등. 그것들은 얼마 만큼의 행운이 따르지 않으면 수사관들에게는 어려운 사건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 타입의 카테고리는 납치, 강간, 방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 강도, 재정적 범죄, 그리고 많은 정치적인 문제가 깔린 사건과 연관된 잡동사니 살인사건 혹은 살인사건으로 인식된 것들이었다. 그것들은 모두 경찰이 해결하지 못한 것들이었고, 어떤 특정 사례들의 경우 정의라는 개념이 심하게 타격을 입었다. 카를은 인정하기 싫었지만 피브 베스터가드의 주제넘음은 어떤 가치가 있었다. 그것이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튀어 나온 것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이 사건 각각은 유능한 경찰이면 격분할 수밖에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었다.


카를이 파일들을 덮고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퇴근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조용히 앉아 있던 아사드가 그것들을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카를은 나오는 하품을 참으며 이것들이 우리가 해야할 일들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포기한 옛날 사건들이라고 말했다. 아사드는 맨 위에 있는 사건의 파일을 집어 들면서 흥미롭다고 말했다. 카를은 그 사건을 잘 모른다며, 그것은 스프로고 (Sprogo) 섬의 굴착공사와 관련있는 것으로 질란드 (Zealland)와 퓨넨 (Funen) 사이를 잇는 다리 공사를 하던 중 시체 하나를 발견했고, 그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아사드가 그것이 당신에게 가장 우선 순위의 사건이냐고 물었고, 카를은 질문이 너무 많은 그에게 인상이 쓰며 사건 파일을 모두 다 읽을 때까진 결정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아사드가 조심스럽게 파일을 내려 놓으며 비밀스러운 일이냐고 물었고, 카를은 사건 서류말이냐고 물으며 물론이라고, 거기에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알려지면 안되는 정보도 포함되어 있을 거라고 말하며 사건에 관한 건 당신이 할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아사드는 머뭇거리더니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카를은 당신이 할 일은 청소하고 커피 타고 가끔 자신을 위해 운전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파일들을 주면서 사건이 몇 개나 되는지 알아보라고, 하지만 그것들을 섞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또한 절대로 그것들에 대해 남에게 발설해서는 안된다고, 사건 해결은 자신의 일이므로 그것에 대해 그와 의견을 나누는 일은 없을 거라고 못박았다.


한 시간 후, 아사드가 다시 카를 앞에 폴더 하나를 내려 놓았다. 아사드는 그것이 2002년에 자신이 덴마크어를 배우고 있을 때 있었던 사건이라며, 수업 시간에 신문에 나온 그것을 학생들 모두 함께 읽었었다고, 그래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에도 그것은 참 흥미로운 사건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렇다고 말했다. 아사드는 카를에게 당시 그 사건에 관여했었느냐고 물었고, 카를은 아니라고 신속 대응 팀에서 참여했었다고 말했다. 아사드는 피해자에 대해서 몇 마디 더했고, 카를은 파일 속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 사진의 인물은 바로 메레테 린가드였다.


한편, 2002, 그날, 메레테는 승객들이 아래로 내려가고 없는 갑판에서 우페가 화장실에서 나오기를 기다리다가 누군가에게 뒤에서 공격당한다. 너무 놀란 그녀는 미처 소리를 지를 새도 없이 입이 틀어막히고 납치되어 사방이 막힌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 갇히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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