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ound House
By
Louise Erdrich
크리 (Cree) 족 인디언인 13살의 조 (Joe Coutts)는 부족 판사인 아버지 바질 (Bazil)과 부족 협회에서 일하는 엄마 제럴딘 (Geraldine)과 함께 노스 다코다 (North Dakota) 보호구역에서 살고 있었다. 1988년 어느 일요일, 그는 아버지와 함께 집의 파운데이션을 망친 나무의 가지를 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엄마는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한 뒤, 무슨 서류를 가져 와야 한다며 사무실로 가고 집에 없었다. 한참 그 일을 하고 난 후 아버지가 허리를 펴며 그만하면 됐다고 했는데 조는 조금 더 뿌리 제거하는 일을 하다가 뿌리들이 단단히 숨어 있는 곳으로부터 온전히 끌어당기기 전에는 그것을 분리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만두었다.
그런 후 그는 아버지의 서재로 가서 아버지가 아끼는 법률서적을 꺼내들고 읽었다. 그 책은 아버지의 아버지가 주신, 아주 낡은 책으로 녹쓴 붉은 색 바인딩은 여기저기 파손되었고 긴 책등은 갈라졌다. 그는 아버지가 낮잠에서 깨어 그곳으로 들어올 때까지 계속 그것을 읽고 있었다. 아버지의 모습이 보이자 조는 그것을 얼른 책상 아래로 숨겼다. 잠시 후 아버지는 입술을 햝으며 여기저기를 둘러 보았다. 그리고 물었다. 너의 엄마는 어디 있느냐고. 아버지의 말을 듣고 조는 지금까지 엄마가 어디 있는지 생각을 한번도 안했다는 생각에 깜짝 놀랐다.
아버지의 목소리가 잠겨 있어서 조는 그에게 물을 한 잔 건냈고, 단숨에 물을 마신 아버지는 조를 가만히 바라 보았다. 조는 아버지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그의 책을 읽고 있었다는 걸 눈치했고 그것은 그가 벌써 자신의 세계로 들어왔다는 걸 의미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조가 눈길을 피할 때까지 계속 쳐다보았다. 사실 조는 불과 2주전까지만 해도 12 살이었다.
아버지의 질문에 사무실에 갔다고 대답하면서도 조는 아버지가 엄마의 행방을 이미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 등록 전문가인 엄마는 아마도 자신이 제출한 진정서에 대해 이것저것 연구하고 있을 것이었다. 엄마는 그 부서의 장이었다. 일이 끝나고 이모인 클레멘스 (Clemence)의 집에 들렀다고 해도 엄마는 보통 때엔 이맘때쯤 돌아와 저녁 준비를 했다. 여자들은 그들이 규칙적으로 들고 나는 것을 남자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몸에 저장하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 그들의 맥박도 여자들의 것과 동일하게 셋업되어 있으며, 일요일 오후에는 항상 저녁 시간을 향해 째깍거리며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므로 엄마의 부재는 시간의 멈춤을 의미했다. 그들은 동시에 어떡해야 하냐고 물었고 그것은 별로 기분좋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불안해하는 조를 보더니 즉각 책임자의 자세를 취하며, 엄마를 찾으러 가자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변호사였다가 판사가 되었고,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다. 그래서 조를 가졌을 때 엄마는 놀랐고 할아버지는 그를 웁스 (Oops)라고 불렀다. 그는 그 별명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다른 가족들은 재미있어 했다. 아버지는 분명 엄마가 차 타이어가 펑크가 났을 거라고 믿고 언덕 아래에 사는 삼촌에게 가서 차를 빌려 타고 부족 사무실로 갔다.
그런데 그곳 주차장은 텅 비어있었다. 사무실의 불도 모두 꺼져 있었다. 아버지는 엄마가 저녁을 사러 마켓에 갔을 거라며 아마도 그들을 놀래켜주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조는 아버지와 함께 엄마를 찾으러 마켓으로 가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지 간에 그것은 평범한 일은 아닐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라진 엄마. 판사의 아들에게, 심지어 보호구역에서 살고 있는 아이에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 그는 막연하게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물론 그가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한 것은 나쁜 일이 아닌, 특별한 일, 즉 어쩌다 한번 있을 듯한 일, 예를 들면 특이한 일을 목격하는 것, 일요일날엔 빙고 게임이 없고 또 엄마는 전혀 하지 않는 빙고 게임에서 이기는 것 등등이 그가 원하는 것이었다. 일상에서 벗어난 것, 오직 그거면 되었다.
마켓으로 반쯤 가다가 조는 자신들이 가는 마켓은 일요일이면 문을 닫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 얘기를 들은 아버지는 맞아, 그래, 하면서 턱을 앞으로 내밀며 운전대를 꽉 잡았다. 그의 옆모습은 영화 포스터에 나온 인디언 같았고, 동전 위의 로마인 같았다. 아버지는 엄마가 일요일인줄 모르고 그곳에 갔을 수도 있다며 계속 그곳을 향해 차를 몰고 갔다.
그때 엄마차가 그들을 지나쳐 갔다. 그녀는 속도를 위반하면서 급히 집으로 가는 중이었다. 그들은 웃으며 유턴을 해서 엄마차 뒤를 따라갔다. 그녀는 화가 난듯 보였다. 아버지는 엄마가 일요일인줄 모르고 마켓에 갔다가 문이 닫힌 걸 보고 개스를 소비했다며 화가 났을 거라고 말하며, 오, 제랄딘 (Geraldine)! 하고 엄마의 이름을 불렀다. 조는 그 두 마디 말 속에 그가 엄마를 언제나 사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엄마가 그와 결혼해준 것, 그리고 직후 바로 아들을 낳아준 것에 항상 감사해 했다. 아버지는 그의 혈통이 자신에서 끝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웃고 있었다. 모든 것이 다 괜찮았고, 자신들이 엄마의 평소답지 않은 부재를 걱정하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사소한 일상의 존엄성을 얼마나 가치있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다시 한번 더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엄마가 자신만의 시간을 갖도록 조금 배려하기로 했다. 그들은 삼촌집으로 가 차를 돌려주고 언덕까지 걸어 올라가기로 했다. 엄마가 어디 다녀왔냐고 물을 것이고, 상황을 얘기해주면 웃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그리고 항상 했던 그녀의 일상, 즉 얼마 전에 우유팩에 심은 팬지를 살펴보고 있는 것을 볼 거라고 기대하면서.
하지만 그들이 집앞 진입로에 도착했을 때 엄마는 아직 차에 앉아 있었다. 조의 옆에 있던 아버지가 달리기 시작했다. 조 역시 엄마의 몸상태, 즉 뭔가 뻣뻣하고 굳어있는, 좋지 않은 상태를 볼 수 있었다. 아버지는 차에 다가가자 마자 운전석 문을 열었다. 엄마는 운전대를 꽉 잡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마켓으로 가는 도중 반대편 도로에서 엄마가 그들을 지나칠 때 보았던 그 모습이었다. 그들은 그녀의 뭔가에 몰두한 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고, 그것을 보고 웃었던 것이다. 그녀가 개스를 낭비한 것에 화가 났다고 하면서 말이다.
조는 아버지 바로 뒤에 있었다. 아버지는 자신의 손을 그녀의 손 위에 놓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가락을 운전대에서 떼어냈다. 그런 다음 그녀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들어올려 차에서 끌어내렸다. 엄마는 그에게 기대며 푹 쓰러졌다. 그녀의 옷 앞자락에 토한 흔적이 었었고 검은 피가 치마와 차 시트커버를 흠뻑 적시고 있었다. 아버지는 조에게 클레멘스 이모에게 가서 엄마를 바로 훕댄스 (Hoopdance) 병원 응급실로 데려가겠으니 그쪽으로 오라고 하라고 말했다.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찢어지고 피가 흐르는 입술을 혀로 적셨다. 조는 그녀가 눈을 깜박이며 살짝 인상을 쓰는 걸 보았다. 그는 엄마에게로 가 어깨를 잡았다. 엄마는 덜덜 떨고 있었다. 아버지가 가는 길에 조를 이모집에 내려주겠다고 했지만 그는 엄마랑 함께 가겠다고, 그들에게는 병원에서 연락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를 꽉 붙잡았다. 엄마의 피가 그의 옷을 적셨다. 그는 뒷좌석 창문가에 보관하고 있던 낡은 담요를 꺼내 엄마를 덮어 주었다. 그녀가 너무 심하게 떨어 그는 그러다가 엄마가 산산히 흩어져 버릴까봐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는 아버지에게 서두르라고 말했고 거의 나르다시피 병원에 도착했다. 응급실에 도착한 아버지는 입구에서부터 법정에서 쓰는 웅장한 목소리로 긴급상황을 알렸다. 응급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달려와 엄마를 바퀴달린 들 것에 싣고난 후 아버지는 삼촌에게 연락하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좀체로 화를 잘 내지 않는 사람이지만 지금 조는 아버지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잠시 후 간호사가 그를 엄마가 있는 병상으로 데리고 갔다. 엄마를 보자마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눈물이 눈가 가장자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엄마는 붕대가 감긴 손으로 얼른 눈물을 닦으며 이제 괜찮다고 말했다.
하지만 엄마는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얼굴은 맞아서 한쪽이 부풀어 올랐고, 피부색은 정상적인 온화한 색이 아닌 잿빛이었으며 입술에는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간호사가 들어와 침대를 조금 올려주고 담요 하나를 더 덮어주었다. 조는 엄마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붕대가 감긴 손목과 차갑고 메마른 손가락을 토닥거리려고 하자 엄마는 마치 그가 때린 것처럼 비명을 지르더니 얼른 손을 빼냈다. 엄마는 긴장해서 몸이 뻣뻣해지더니 눈을 감아버렸다.
그것은 조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놀라서 아버지를 쳐다보자 그가 자신에게 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는 조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조는 엄마가 좋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시계를 본 다음 조를 바라보았다. 잠시 후 아버지는 이성을 잃은 듯 했지만 즉시 숨을 크게 쉬더니 진정했다. 그리고 조의 이름을 부르더니 다시 시계를 보다가, 다시 또 그의 이름을 부르더니 말했다. 엄마가 공격을 당했다고.
조는 즉시 누구에게? 누구에게 공격을 당했는데? 하고 물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지만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아버지는 너무 부드러워 더 겁이나는 목소리로 그 사람이 누구인지 엄마가 모른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를 찾을 거 아니냐고 하자 아버지가 그렇다고 말했다. 조가 그런 다음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아버지는 잠시 다시 이성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가 이내 조를 겁먹게 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직 거기까진 생각해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는 그의 손을 아버지 손 위에 겹치며 눈을 바라보았다. 그는 엄마를 공격한 사람이 누구든지 간에 찾아서 벌을 주고 죽여버릴 거라는 걸 알고 싶었다. 아버지는 그걸 보았다. 그의 어깨에 얹어진 그의 손가락에 약간 힘이 들어갔다. 조는 자신이 그를 찾을 거라고 재빨리 말했다. 그러자 아버지가 그래,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의 손을 빼내면서 다시 한번 더 그래, 라고 말했다.
그들은 어디 소속 경찰이 올지 정확하게는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세 명의 경찰이 왔다. 그들은 주 경찰관, 훕댄스 시의 경찰, 그리고 부족 경관인 빈스 매드워신 (Vince Madwesin)이었다. 아버지는 그들에게 각각 엄마에게서 진술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그 범죄가 주에서 일어났는지 혹은 부족 땅에서 일어났는지, 또 범인이 인디언인지 아닌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는 가장 기초적인 이런 질문들이 사실 주변만을 맴돌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또한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를 바꿀 수 있었다. 세 사람은 아버지 보다 약간 키들이 컸지만, 아버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였고 그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각각의 경찰이 엄마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 15분 정도 있다가 무표정한 얼굴로 나왔다.
담당의사인 닥터 에게 (Egge)는 조가 엄마의 병실로 들어오는 걸 반대했지만 아버지가 엄마가 자신이 괜찮다는 걸 아이가 봤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잠시 후 아버지가 조에게 대기실로 가 이모가 왔는지 보라고 말했다. 그가 엄마를 다시 보고싶다고 말하자 아버지는 그를 데릴러 가겠다고 말하며 어서 가라고 했다. 조는 가고싶지 않아서 머뭇거리며 닥터 에게와 아버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두 사람은 함께 나가다가 병실문 앞에 멈춰 서서 얘기를 나누었다. 닥터 에게의 말이 끝나자 아버지는 마치 벽 속으로 뚫고 들어갈 사람처럼 벽을 향해 걸어가더니 이마와 손을 벽에 붙이고 눈을 감은 채 서있었다.
닥터 에게가 문앞에 서 있는 조를 발견하고 깜짝놀랐다. 그는 대기실로 가라고 손짓을 했다. 그의 그 손짓에는 아버지가 감정적으로 그렇게 흔들리는 건 특별한 일이고, 그가 그것을 목격하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었다. 하지만 조는 말 잘 듣는 아이가 되는 대신 아버지에게 달려가 그의 허리를 꽉 껴안았다. 아무 말 없이 그저 아버지와 함께 숨을 쉬면서 공기 중의 흐느낌을 깊이 들이마셨다.
아주 아주 나중에 법대를 졸업하고 다시 돌아가 그날의 순간을 찾을 수 있는 모든 서류를 다시 낱낱히 살펴보고 나서, 조는 그때 아버지가 닥터 에게에게서 엄마의 부상 정도를 상세히 들었던 순간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날 조는 이모가 그를 아버지에게서 떼어내어 데리고 갈 때 병원 복도가 아주 가파르다는 생각뿐 아무런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가 대기실에서 30분쯤 기다리고 있었을 때 이모가 와 엄마가 수술을 할 거라고 말했다. 조는 이모에게 엄마가 강간을 당했느냐고 물었다. 이모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는 뭔가가 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은 뭔가를 얼버무리는 사람들이 아니었고, 이모는 가톨릭이었지만 시치미를 떼는 타입은 아니었다. 조의 질문에 대답할 때 그녀의 목소리는 빠르고 간결했다. 조는 다른 뭔가를 알고 싶었다. 그는 엄마가 그것 때문에 죽을 수 있는지 물었다. 클레멘스 이모는 즉시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죽지 않을 것이지만 때때로, 라고 하다가 말을 멈추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엄마의 얼굴 상태로 보아 더 심각한 상태가 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둘은 울었다.
조가 엄마에게서 자동차 기름 냄새가 났다고 하면서 왜 엄마에게서 그런 냄새가 났느냐고 묻자 이모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그녀는 몸을 구부려 머리를 무릎에 댔다. 그리고 괜찮다고, 그저 어지러워서 쓰러질 것 같아서 그러고 있다고 말했다. 잠시 후 그녀는 정신을 차리더니 그의 손을 다독였다. 조는 더 이상 개솔린 냄새에 대해 묻지 않았다.
한편, 조에게는 세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그중 두명하고는 세월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친하게 지내고 있다. 다른 한명은 몬타나 산꼭대기의 흰 십자가로 남아 있다. 그의 육체적 떠남이 그곳에 그렇게 표시되어 있다는 말이다. 그의 영혼을 위해, 조는 그 친구가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걸 알았을 때 번개맞은 나무 밑에서 발견했다며 주었던 검고 둥그런 돌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다. 그 친구의 이름은 버질 (Virgil Lafournais)이었고 사람들은 캐피 (Cappy)라고 부르기도 했다. 그는 그 돌맹이를 번개알이라고 불렀다. 그는 그것을 조가 엄마 사고 며칠 후 학교에 다시 나간 날 그에게 주었었다. 그날 다른 아이들이나 선생님이 그를 불쌍하게 보거나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볼 때마다 조는 캐피가 그에게 준 돌맹이를 만졌다.
조의 다른 두 친구는 잭(Jack Peace)과 앵거스 (Angus Kashpaw)였다. 그때를 생각해보면, 그들 네명은 시간이 날때마다 항상 같이 붙어 다녔는데, 조와 캐피가 가장 친했다는 걸 모두 다 인정했다. 캐피의 엄마는 그가 어렸을 적에 돌아가셨고, 그와 형 랜들 (Randall) 그리고 그의 아버지 도 (Doe)와 여자의 손길이 없는 혼란스러운 삶을 살았다. 도는 때때로 이여자 저여자 만나기도 했지만 재혼은 하지 않았다. 그는 한때 부족 의장을 했었다.
잭의 가족은 당시 두 번째로 갈라섰다. 그의 아버지 코윈 (Corwin Peace)은 가수로 끊임없는 투어를 다녔고, 엄마인 칼린 (Carleen Thunder)은 부족 신문사를 운영했다. 의붓아버지인 빈스 (Vince Madwesin)는 부족 경찰관으로 엄마를 인터뷰한 바로 그 경찰이었다. 잭은 동생들과 거의 10년 차이가 나는데, 이유는 그의 부모가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했고, 한번 더 기회를 가져보자고 해서 다시 재결합했다가 역시 첫번째 이혼 결정이 옳았다는 걸 알게 된 것이었다.
앵거스는 보호구역에서 가장 못사는 지역 출신이었다. 그의 고모 스타 (Star)가 그의 동생들, 남자친구의 두 아이들, 번갈아 가며 임신한 자매들, 흥청망청하거나 약물중독인 사촌들을 데리거 당시 막 짓고 있던 도시형 방 세 개짜리 아파트로 들어갔다. 그곳은 시내에서 바로 떨어진 곳에 도시형태의 커다란 주거용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돈을 모아 공사를 하고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계단을 만들 무렵 돈이 떨어져 공사가 중단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합판이나 밧줄을 이용해 집을 드나들었다. 겨울에 난방도 되지 않은 그곳은 창문도 다 떨어져 나가는 등 최악의 상태였다. 조와 친구들은 그집 고치는 걸 돕느라 여러 분야에서 거의 전문가가 될 수준이었다.
그들은 모두 『스타 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Star Trek: The Next Generation) 을 좋아했고, 그것은 그들을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살 수 있도록 만들어준 매개체였다. 왜냐하면 그 안에서는 어느 누구도 말랐거나 벌을 받거나 가난하거나 엄마가 없거나 혹은 겁에 질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그들은 멋있는 아이들일 수 있었다.
조가 다시 학교에 간 날, 캐피는 걸어서 조를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다. 캐피와 조의 집은 학교에서 1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둘은 종종 누구 집으로 갈 건지 동전을 던져 결정하곤 했다. 그의 아버지가 항상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왔기 때문에 캐피의 집은 좀 더 생기가 넘쳤지만, 조의 집에는 TV와 오락게임기가 있어서 그의 집에서 열광하고 있던 게임을 할 수가 있었다.
캐피는 복도에서 번개알을 주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것을 어디서 찾았는지 말해주었다.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지만, 캐피는 조의 집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걸 아는 것 같았고, 조 역시 그를 집안으로 들일 수 없다는 걸 알았다. 엄마가 아무도 만나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휴직을 신청하고 은퇴한 판사에게 대신 부탁을 했지만 아직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있어서 출근해야 했다.
그날, 조와 캐피가 집에 도착하자 클레멘스 이모가 할아버지에게 일이 생겼다며 급히 집으로 돌아갔고, 캐피도 곧바로 그의 집으로 갔다. 조는 뒷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했는데 잠겨 있었다. 앞문은 자동으로 잠기는 문이었다. 조는 열쇠를 숨겨놓은 곳에서 그것을 찾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 그는 마치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집안은 텅빈 것 같았다. 그것은 엄마의 사고 이후, 어느 누구도 집에서 빵을 굽거나 요리를 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음식을 준비하는 일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그저 커피를 만들었고, 이모는 그녀의 집에서 만든 음식을 가져왔다. 그는 조용히 엄마를 부르며 이층으로 올라갔다. 부모님 방 문은 닫혀 있었다. 그래서 다시 살금살금 계단을 내려와 부엌으로 갔다.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한잔 마셨는데 그것은 상해 있었다. 입속의 신맛을 없애기 위해 찬물을 한잔 마신 후 빈컵을 들고 한참 서 있다가 조는 뭐에 놀란듯 재빨리 엄마가 있는 방으로 달려가 문을 벌컥 열었다. 엄마가 죽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 갔던 것이다.
그가 달려가 혹시 하는 생각에 엄마 곁에 누우려고 하자 죽은 듯이 누워있던 엄마가 팔꿈치로 그의 얼굴을 때렸다. 턱을 맞은 조는 너무나 놀랐다. 엄마가 떨면서 조의 이름을 불렀다. 그는 엄마가 그를 때렸다는 걸 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엄마에게 그저 우유가 상했다고 말했다. 전에는 한번도 없던 일이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도 엄마는 그런 상황을 한번도 만들지 않았다.
조의 얘기를 들은 엄마는 마켓에 가야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너무나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조는 자신이 주유소에 가서 우유를 사오겠다고 하자 엄마는 안도의 표정을 지으며 지갑에서 돈을 꺼내 조에게 주었다. 그리고 필요한 것, 그가 좋아하는 것 뭐든지 사라고 했는데, 조는 그때 엄마가 정확하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잠자는 데 필요한 약을 원한다는 걸 깨달았다.
삼촌이 하는 주유소에서 이것저것 사고 돌아오는데 숙모가 펄 (Pearl)이라는 개를 데리고 그의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 펄은 도버만 종류로 잘 짖지 않았지만, 한번 짖으면 아주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훈련을 시키기에는 너무 늙었다. 그날 저녁 펄이 왔을 때 조는 아버지에게 불평을 했다. 아버지는 지금 자신들이 펄이 필요하다고 했고, 조가 이유를 묻자 아버지는 아주 조용한 소리로 의심가는 사람이 한 사람 있는데 사라져 버렸다고 했다. 그것은 그가 어디에든 있을 수 있다는 걸 의미했다. 혹은, 그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지만 진짜 범인이 근처에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조가 그가 했다는 증거가 있느냐고 묻자 아버지는 처음엔 대답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범인이 성냥을 떨어뜨렸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근처 골프장에서 주는 성냥이었다. 그러므로 범인은 골프를 치는 사람이었고, 인디언일 수도 백인일 수도 있었다. 골프는 돈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운동이었지만 보호구역에는 초보를 위한 특별 할인 가격을 제시하는 골프장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골프채를 들고 돌아다녔지만 아버지는 예외였다.
조가 그가 왜 성냥을 떨어 뜨렸냐고 묻자 아버지는 말하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더듬거리며 불을 붙이려고 했다고 말했다. 조가 종이 성냥이었느냐고 묻자 아버지가 그렇다고 했고 조가 다시 불을 켰느냐고 묻자 아버지는 아니라고, 성냥이 젖어 있었다고 말했다. 조는 그런 다음 어떻게 됐냐고 물었지만 갑자기 눈물이 고여 고개를 떨구었다.
잠시 기다렸다가 아버지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범인은 성냥이 젖어 불을 켤 수가 없자 불을 붙일 수 있는 다른 것을 찾으러 갔다고 했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엄마가 도망을 쳤다는 것이다. 조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느냐고 묻자 아버지는 처음으로 미소를 지으며 엄마가 항상 계기판 위에다 열쇠를 두고 차에서 나오는 버릇이 있다는 걸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엄마는 그때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고 아버지가 엄마 사무실로 가 여분의 열쇠를 챙겨 갖다 주었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아버지는 혹시 그런 일이 또 일어났는데, 자신에게 연락이 되지 않을 경우, 그리고 조도 집에 없거나 전화 소리를 못들을 수도 있을 경우를 생각해서 엄마차 뒷바퀴 아래 부분에다가 몰래 열쇠를 붙여 놓았는데, 그것 덕분에 엄마가 도망을 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엄마가 간신히 차 아래까지 기어가 그 열쇠로 차에 들어갈 수 있었다. 범인이 엄마에게로 다시 왔을 때 엄마는 차문을 잠근 다음 시동을 걸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조는 숨을 깊이 들이 쉬었다. 엄마의 공포가 그의 몸을 관통하고 지나가는 것 같았고 그것은 그를 나약하게 만들었다. 잠시 후 아버지는 다시 저녁을 먹기 시작했고, 조가 범인이 여전히 엄마를 쫒고 있는 거냐고 묻자 아버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인디언이든 백인이든 누구나 그 성냥을 갖고 있을 수 있고, 또 그것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범인은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일 거라고.
얼마 후 조는 디저트로 먹을 파이를 가질러 클레멘스 이모집에 갔다가 이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위트니 (Whitney) 삼촌으로부터 범인이 인디언이라는 것, 그가 인디언들이 옷을 쌀 때 쓰는 검은 쓰레기 비닐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이모는 조에게 그런 말을 한 위트니 삼촌을 째려보았다.
그날 조는 아버지의 형편없는 요리를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 왜냐하면 랜달이 친구들과 모이는 보호구역 내의 예배당인 라운드 하우스 (Round House)에 가면 항상 뭔가를 해먹을 수 있는 불이 있었고, 그래서 가끔 핫도그를 구워 먹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그날은 랜달이 친구들과 함께 와서 매운 고추가 들어 있는 항아리를 친구에게서 받아 가져왔고 그것이 폭발해 한바탕 소동이 일어 그들은 벗은 채 집으로 달려가는 해프닝을 벌였다.
엄마는 그날 저녁 이후 요리를 다시 시작했고 아버지는 가능하면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했지만 여전히 끝마쳐야 할 일이 남아 있어서 자주 불려나갔다. 또한 그는 부족 경찰과 모임을 갖고, 엄마의 사건을 맡은 FBI 요원과 이야기를 했다. 어느 날은 비스마르크 (Bismarck)로 가 옛 친구인 변호사 가비르 올슨 (Garbir Olson)과 얘기를 나누고 돌아왔다. 대부분의 인디언 강간사건은 기소가 되어도 종종 변호사가 이런저런 이유로 그 사건을 재판에 회부하기를 거절하였다. 좀 더 큰 아주 많은 사건들이 그랬다. 아버지는 이번에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분명하게 하고 싶어 했다.
어느 금요일 아침, 아버지는 조에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조는 종종 방과 후 아버지 사무실로 가 청소를 하고 용돈을 벌곤했다. 벽에 붙어 있는 아버지의 노스 다코타 대학과 미네소타 법대 졸업장, 그리고 그가 속했던 조직에서 근무했던 것을 증명하는 명판 등의 먼지를 털면서 조는 기분이 우쭐해지는 걸 느끼곤 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 어질러져 있는 파일들을 정리하는 게 일이었는데, 그날, 아버지는 몇몇 서류들을 집으로 가져가자고 했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일이었다. 집에 있는 그의 서재는 부족 법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로부터 멀어져 쉴 수 있는 안식처라고 할 수 있었다. 그는 주중에 일어난 모든 소란을 그자리에 놓고 집으로 가져오지 않는 걸 매우 자랑스러워 했다. 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그들은 그 파일들을 차 뒷좌석에 실었다.
아버지는 집으로 가는 도중, 저녁을 먹고 그것들을 본인이 옮기겠다고 말했다. 조는 아버지가 그것들을 집으로 가져오는 걸 엄마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걸 눈치챘다. 집에 도착해 아버지가 먼저 집으로 들어갔고 뒤따라 부엌문으로 들어가던 조는 뭔가가 산산조각이 나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 다음 날카롭고 낮은 비통에 찬 울음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떨면서 숨을 가쁘게 쉬며 싱크대로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아버지는 엄마와 몇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었는데, 팔을 앞으로 내밀며 마치 그녀를 안으려는듯 헛된 손짓을 하고 있었다. 그들 사이의 바닥에는 깨져 걸쭉한 액체가 흐르는 캐서롤이 흩어져 있었다.
조는 즉시 무슨 상황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엄마는 펄이 짖지 않은 상태에서 아버지의 무거운 발걸음 소리를 듣고 놀랐던 것 같았다. 평소에는 나 집에 왔어, 하고 소리를 냈지만, 그날은 아버지가 조용했는 모양이었다. 혹은 평소 때처럼 부엌으로 가서 싱크대 쪽으로 몸을 돌리고 있는 엄마의 어깨에 손을 얹었을 수도 있었다. 평소 그들은 한동안 그렇게 서있다가 아버지가 조를 불러 식탁을 차리고 저녁을 함께 먹었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그들에게 그것은 하나의 의식같은 것이었다. 그의 아버지가 엄마 뒷쪽으로 다가가면 엄마는 웃으며 뒤를 돌아보지 않고도 그가 다가오는 걸 웃으며 맞이했다. 그것은 신뢰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날 엄마와 아버지는 깨진 접시를 앞에 두고 무기력하게 서로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여러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엄마는 그저 조용히 물러나 윗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그녀를 따라 윗층으로 올라간 조와 아버지는 방안에서 문이 잠기는 소리를 들으면서 한참을 문앞에 서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아무 말 없이 두 사람은 부엌으로 내려가 음식과 깨진 접시 조각들을 치웠다. 그리고 함께 쓰레기를 버리러 밖으로 나갔다. 쓰레기통에 그것을 버리고 난 후 아버지는 잠시 그곳에 가만히 서있었다. 조는 그때 처음으로 엄청난 세력으로 아버지를 감싸고 있는 고적감을 느꼈다. 가만히 있는 아버지를 보고 조는 정말로 무서웠다. 그는 재빨리 아버지 팔을 잡았다. 자신이 느낀 감정이 무엇인지 말할 수 없지만, 잠시 그렇게 서있다가 아버지는 고개를 들고 조에게 그 파일들을 나르는 일을 도와 달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목소리는 딱딱하고 급했다. 그날 밤부터 당장 시작하자고 말했다.
서재로 들어간 아버지는 조를 그의 보조로 대했다. 둘은 쌓여 있는 파일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때 조는 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날마다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그의 삶이 어땠는지 알게 되었다. 그 주 내내 엄마는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가 음식을 방으로 가져다 주었고, 조는 엄마가 잠들 때까지 시를 읽어주었다. 엄마가 잠들면 둘은 서재로 가 파일들을 읽었다. 아버지는 그의 업무, 메모, 요약 그리고 판결문 등에서 엄마의 영혼을 그녀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게 만든 그 사람의 신원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조는 아버지와 함께 서류를 읽는 동안 그의 나이 때문인지 아버지가 그에게 좀 더 쉽고 간단한 사건들에 대한 서류를 읽게 하고 좀 더 무게 읽고 복잡한 문제들에 대한 서류는 주지 않는다는 걸 인식했다. 아버지에게는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실망감이 조금씩 새어나왔다. 그는 아버지가 조약상의 권리라든지, 토지 복구 등등 좀 더 무게감있는 일을 하는 걸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저 주유소에서 핫도그 다섯개를 훔쳐 화장실에서 한꺼번에 다 먹어치운 좀도둑을 처벌하는 일 같은 거 말고 말이다.
그러다가 조는 아버지가 한군데로 치워놓은 서류들을 보게 되었고, 그것들을 읽다가 범행장소가 라운드 하우스라는 것, 범인이 엄마를 강간한 후 개솔린을 부어 불에 태워 죽일려고 했다가 성냥이 젖은 바람에 불이 붙지 않자 다른 불을 붙일 수 있는 걸 찾으러 간 사이 엄마가 도망쳤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래서 조는 자신이 직접 라운드 하우스를 가보기로 결정하고,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날, 아버지와 친구들에게 간단한 메모를 남기고 혼자 자전거를 타고 그곳으로 갔다.
그곳에서 지금까지 읽었던 책과 아버지의 사건 서류들과 법률서적 등에서 얻은 지식을 총망라해 조는 범인이 개솔린을 담아왔던 캔을 주변 어딘가에 버렸을 거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주변을 돌아보다가 호숫가에 다다르자 범인이 지문이라든지 증거를 없애기 위해 그것을 호수에 버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떠올랐고, 옷을 벗고 호수로 들어간 조는 아니나 다를까 호수 바닥에서 개솔린 캔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사고가 난 날, 엄마가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한 후 서류를 가지러 가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 떠올랐지만 아무도 그것에 대해 말한 사람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는 엄마에게 그날 통화한 사람이 누구였고, 무슨 서류를 가지러 간 거냐고 묻지만, 엄마는 그의 말을 부정하며 아무도 통화한 적이 없고 서류에 관한 것도 조의 망상이라고 말하는데...
7
쪽지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