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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Stranger!

서른여섯 sweetmagic (sweetmagic) 2014-6-30  07:12:32

 

 

1991.1.3

 

내 나이 서른하고 여섯이 되었다

그 옛날 내가 상상했던 여른 여셧의 여자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다르다.
생각 속의 중년여인은 세월의 연륜으로 생활의 틀이 잡히고, 아이들은 커있으며, 자신만의 것,
오로지 자신만의 시간을 소유하고 있지만... 지금의 나는 어느것도 소유하지 못했다.
아침의 마음과 오후이 마음이 다르며 또 저녁의 마음이 달라지는...그
래서 불안정하고 나태하고 피곤한 낯선여자의 모습이 지금의 나 자신임을 부인 할 수 없다.

생활은 뭔가에 대한 갈증과 불만으로 가득차있고 내 특유의 여유는 다 어디로 가버리고 없다.
아이들에게 쏟아내는 부질 없는 짜증과 남편에 대한 이유없는 불만으로 ...
감정의 곡예를 연출하고 있는 나에대한 불만...그들에게도 있으리라.
그저 짐작만 하면서 헤아려 풀고자 하지는 않는다.
모두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울 뿐이다.

 

 

 

 

****

 

 

 

 

삼년만에 거의 충동적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잠시,

 

누가 날 떠밀어 죽이려는 것도 아닌데 "나도 좀 살고싶다". 라는 이해못할 생각에 사로잡혀 한국으로 왔지요. 

삶에 좀 지쳤고 그래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그 사람이 남편이 될수는 없다는 생각에 아무것도 모르는 해맑은 남편을 미워도 했습니다. 잘못은 같이 하고 벌은 혼자만 서고있는 듯한 기분이었거든요.

물론 그 조차 다 허상이겠습니다만....
여유가 없어지니 마음이 척박해 졌거든요.

한국에 와서 우연히 엄마의 일기장을 봤습니다.
서재방 그 많은  책들 속에서 왜 그 일기장이 눈에 띄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제 나이 서른 여섯,
서른 여섯이던 제 엄마는 어쩌이리 똑같은 생각을 하고있는 걸까요.

읽는 내내  명치끝이 시려옵니다.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일기장 한 구석 뭉텅이로 찢겨나간 자국.

언젠가 오래 전에 제가 몰래한 짓입니다.

버겁도록 쎄고 다루기 힘든 저라는 아이를 만나 맘고생 하던 엄마의 토로가 웬지 부끄러웠습니다.
혹시라도 이 일기장을 통해 그때를  다시 떠올리게 될까봐 겁이나 찢어버렸죠. 
그런다고 지워질 기억도 아닐텐데.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엄마 서른에 엄마의 엄마를 읽었다는 걸
그 다음해엔 엄마의 아빠를 읽었다는 걸  


젋을땐 사느라 몰랐지만 나이드니
문득문득 얼굴조차 희미해진 엄마 생각이난다 하시는 엄마가 낯섭니다.



낯섬 그리고 익숙함 이 모든 것들이 너와 나로 어우러져 삶이라 불리겠지만
좋은 마음보다 웬지... 두려운 마음이 커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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