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동안 10년은 늙어버린 듯하다.

나이 곧 42살...

슬하에 아이 셋... 9살, 7살, 4살....아직도 키우려면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어린것들

그런데,

생리가 없다,

이게 뭔 일이란 말인가...

항시 28-29일 주기로 정확해서 아이들도 나름 계획을 가지고 낳았었는데..

일정상 있어야 할 생리는 시작되지 않고

얆게 비치는 붉은빛..

생리전에도 꼭 보이던 것이라 다음날 나오겠지 했것만

담날 너무나도 깨끗한것이...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생각해보니 임신을 해도 얆은 피빛은 보였던것 같은 기억이 났다.

순간, 심장이 벌렁대고 신경이 곤드서고

어찌해야 할지 갑갑해지는 이 기분..

에구구..

일났다!

갑자기 남편에게 짜증이 확~ 밀려들고

만약, 만약이라면 어찌해야 하나 고민 아닌 고민을 떠안은 기분이라고 해야 하나...

나이가 어린것도 아니고

애들을 다 키워서 여유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재력이 좋아서 낳는대로 걱정없이 키울수 있는것도 아니고

솔직히 젤 걱정은 민망함이고 ㅡㅡ:::

젤 미안한것은 큰아이였다. 이제 막내가 제법 함께 다닐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올해는 캠핑도 두번이나 가고 내년도 어디 갈걸 잔뜩 기대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덜컥 애라도 낳으면 울 큰아이 다시 낙동강 오리알 되는 건 시간 문제가 아닌가..

나름 계획 세우고 살아보려고 아둥바둥 발버둥 치고 있는 이 때에

이 무슨 때아닌 임신 소동이란 말인가....

일찍 결혼한 친구들은 언제 자식들이 사고 칠지 몰라 고민하고 있더만..

여러가지 정황을 볼때 절대 낳아서는 안되는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는데도

만약에 임신이면 뗄수 있을까 싶은 물음에는 자신이 없는것은 무슨 조화인지..

혼자 북치고 장구치면서 있는걱정 없는 걱정을 끌어안은지 5일후

결국 참다 못해 남편에게 시약테스트 할 걸 사오라고 했다.

결론은 Negative... 몇번을 확인해도 같은 상황..

마음이 놓여야 하는데 왜 여전히 불안한건지

헌데 더 가관인건 울 남편... 테스트 결과는 아니라고 하는데 했더니

"어, 왜 아니지?" ㅡㅡ:: 이건 뭥미.......

지금 뭔 소리 하는건가, 이 인간이.....

소리 소리 질렀다.. 그러게 수술하라고 하니깐..

울 아이들, 엄마 아빠 싸우냐고... 해서 아니 대화하는거라고 수습은 했지만

속은 왜 이리 끓는지... 에구 저 인간이 철이 없는건지, 욕심이 지나친건지...

은근 기대를 했단 말인가, 나이 마흔이 넘어서, 

지금 낳는다고 해도 애들 다 키우려면 60이 훌쩍 넘는구만...

결국 이 삼일후 다시 검사 해보기로 하고

그냥 마음을 비우고 있으니 다음날

드뎌 기다리던 생리가 나왔다...

생리통에 몸은 아팠지만 마음의 이 기쁨은 어찌하리,

헌데 이 약간의 허탈함은 뭘까...

그동안 맘 조린 탓이겠지 싶으면서도 사람의 마음이란 참..... ^^

아이들이 많은 집을 보면 부러울때가 있다

그래서 셋이나 두었는지 모르지만

키울때는 힘든것 같은데 다 키워났을때 집안에 넘치는

그 북적거림이 그 사람사는 냄새가 좋은것은

쓸쓸했던 어린시절 탓일수도 있는것 같다.

사랑이 넘치는 가족은

식구가 많다고 해서 생기는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그저 지금의 가족이 건강하고

몸과 말로 사랑을 주고 받을때

그 가정이 행복으로 북적거리며

살아가는 것이라는 걸 아직도 배우고 있는 중인것 같다 ^^

황당한 고민후에

느껴졌던 허탈함도,

아이들의 자는 모습을 보면서 미소지으며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그저 이 아이들 정말 잘 키울수 있게 해 달라고

내가 할 수 있는건 기도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