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

보고싶은 사람은 살다보면,

살아있으면

만나진다는 말을 들을때도 반신반의했습니다.

헌데…

17년만에 그리운 사람을 만나니

그 말이 이제는 가슴에 와 닿으면서

또 한편 나도 이만큼 세월을 살았구나 싶네요…

미국와서 고등학교때 3년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던 비디오 가계

주인이였으며 친언니, 오빠처럼 챙겨주던 사람들…

80년대중반 대중적인 비디오붐이 불면서 큰 돈 안들이고도

시작할수 있던 비디오가계들… 그중 어설프게 오픈되어 있던

비디오가계를 인수한 막 신혼의 젊은 부부…

그때 이미 전주인때부터 일하던 나는 매일 가계에 와서 앉아있던

젊은 여자를 보았습니다.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참 화사하게 생긴

모습이 어렸던 제게도 이뻐보였던 언니…

그리고 주인이 바뀌면서 시작된 그 부부와의 인연….

세월에 장사없다고 대학을 가면서 가게를 나오고 직장을 구하고 언니네는

업종을 바꾸면서 잠시 이어졌던 인연도 어느새 흐지부지….

아무리 연락하고 살고 싶어도 하루 하루 정신없이 돌아가는 미국생활에서

옛 지인들을 만나는것은 쉽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

언니가 둘째를 낳고 잠시 스쳐지나듯이 만났던것이 17년전….

정말 세월이 유수와 갔다고 해야 하나요..

언니가 어느 가계에서 일하는 저의 작은엄마를 못 봤다면

언니가 그날 은행에 들리지 않았다면

우리가 만날일은 또 한참 뒤가 되었겟지요…

같은 지역에 살면서도 어쩜 마켓에서 조차 만나지 못했던지…

작은엄마를 통해서 받은 연락처도, 궁금하고 반가운 마음도

아이들이 아파서 학교도 못가는 일주일 후에야

할수 있더군요…

그렇게 17년만에 만난 언니는 여전히 밝고 건강한 웃음으로

하나도 변함없이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오래된 인연을 다시 만나는게 행복한것은 변함없이 그때와 같은 모습으로

나를 보아줄수 있다는 점인것 같습니다.

어떤 세월을 살아왔던

어떤 인생을 살아왔던

서로가 모르는 아픔과 고통을

살아와 피로에 지치고 주름에 묻혀도

같은 눈빛과 같은 미소와 같은 마음으로

서로를 맞이해 줄수 있다는 것은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을 지녔던 그 시절을

함께 공감할수 있는 추억이 있기때문인것 같습니다.

다시 만난 이 인연을 이제는 놓치지 않고 소중이 간직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