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년째….

남편이 딱히 싫은것도 미운것도 아닌데

예전에 다 좋아보이던것이 얄밉기도 하고

고쳐줬음 싶었던 모습이 계속되는것도 싫고

왠지 살면서 나만 손해보고 사는것 같기도 하고

예전에는 아이들도 잘 돌봐주고 잘 챙겨주던 모습이

아이들이 커가면서 무뎌지고

내 손길은 의외로 바빠지면서 짜증스러워지는 내 모습도 싫고…

조금 어긋나면 목소리의 옥타브는 올라가고

남편에 대한 짜증스러움이 아이들에게 화풀이로 돌아가는

요즘의 일상이 싫다.

특히, 남편이 어떤 잘못을 하는것은 아니다.

그저 예전처럼 아이들 좀 챙겨주고 말하기전에 쓰레기 좀 버려주고

집안 청소 좀 도와주고…

알아서 해주던 일들조차 소리 소리 잔소리가 되어서야 해준다.

마치 성질내면서 구걸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자신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귀찮고 지치고 힘들겠지만

그럼 나는 어디에서 쉬어야 할지 모르겟다.

나는 이렇게 짜증스러운데 그사람은 왠지 나를 무시하는것 같고,..

우리는 싸움이 되지 않는다. 언제나 일방적으로 나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예전에는 그러고 나면 마음에 앙금도 없이 그냥 풀렸었는데

지금은 항상 같은 문제로 남편에게 짜증이 나고

나혼자 북치고 장구쳐봐야 시원한것도 없이 그저 답답할 뿐이다.

아이들은 손이 많이 가는 8살,6살,3살….

나도 내 시간을 가지고 싶은데..

그렇다고 집을 벗어나면 갈곳도 없는데….

오늘도 벽에 걸어놓은 부부 잠언을 읽으면서

그저 답답함을 달래본다…

내마음이 이와같음 그도 같을테니깐..

이와 같은 생활이 언제까지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