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이사를 맞쳤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집안은 어수선하고 정리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마치 집은 큰 퍼즐판이고 정리해야 할 가구나 잡동사니들은 퍼즐조각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집이 컸다면 이런 고민을 덜 했을까 싶지만,

큰 집을 가지고 계신 분은 그 반대의 문제에 부딪친다는 걸 알았습니다.

공간이 많다보니 막상 어디에 무얼 두었는지 찾기가 어렵다고...

ㅎㅎ 저는 끼워맞추는 퍼즐 놀이를 하고 있다면

큰 집을 가진 분들은 맞춰진 퍼즐에서 빼어내는 숙제를 하고 있는듯 합니다.

그래도 큰집에서 이런 고민 한번 해보고 싶긴 합니다. ^^

집은 마법의 공간인 것 같습니다.

몇년을 한군데서 살다 보면 짐은 자연스레 늘어납니다.

정리하고, 버려도 어디서 그렇게 많은 짐이 계속 나오는지...

그 많은 것이 이 작았던 공간에 어떻게 다 들어갔는지 신기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사를 하다 보면 그 신기했던 순간이 짜증으로 급변합니다.

특히 이번처럼 살던 곳과 엄청 가까운 곳으로 이사할 때는 이사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가족 모두 삼일동안 작은 짐을 나르는 수고를 했는데 짐이 어찌나 많고 힘든지...ㅠㅠ

그나마 아이들이 좀 자라니 일손이 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큰 짐이 들어오고 자리를 잡고 나니 애물단지 같던 작은 짐들을 어디에 어떻게 넣을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급한 성격에 정리한다고 정리했는데도 여전히 눈앞에 어른거리는  저 짐들을 어디로 보내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사 한지 1주일!

여전히 눈앞에 걸리적 거리는 널부러진 저 짐들이 신경이 쓰입니다. 

퍼즐 한조각을 맞추면 다음 것을 어디에 넣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들

차라리 제 자리를 찾아주는 퍼즐이라면 좀 더 쉬울텐데...

이 집이라는 마술같은 공간은 알아서 찾아야만 하는 퍼즐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대신 모두 맞췄을때는 일반 퍼즐보다 더 한 뿌듯함을 느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사한 곳은 전에 살던 곳보다 약간 넒은데 더 넓게 느껴지는 것은

그때는 침실이 이층, 거실과 부엌이 아래층이였는데

지금은 그냥 단층 구조의 모든것이 있다보다 공간도 넒고 짐 넣을곳도 많은 편입니다.

전에는 손님이 와도 좁아서 앉을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이곳은 전보다 부엌도 넓고 식탁에 여럿이 앉아도 좁지 않을 정도 입니다.

사람을 좋아하지만 환경탓에 사람오는걸 불편해 했던 지난 주거환경보다, 비록 원치 않은 방법으로 한 이사지만 지금의 환경이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저 오랫동안 한군데서 멈춰져 있던 시간으로, 세상의 변화를 느끼지 못한 둔감했던 시간이 조금은 아쉽게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또 렌트비가 오를지, 이곳이 마지막 터전이 될지, 아님 우리는 다시 나은 터전을 찾아 떠아야 할지, 이제는 세상의 변화를 느끼며 살아보려 합니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퍼즐 조각을 맞추러 갑니다.

가을이 되면  이방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더 반갑고 고맙게 느껴집니다.

왠지 쓸쓸할 것 같은 이 가을이 더 이상 외롭지 않게 생각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반가운 이웃님들 완연해진 가을 날씨에 감기 조심하시되,

이 풍요로운 가을 날씨 또한 즐기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