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아이가 셋이 있습니다.

그 중 가운데가 하나뿐인 딸 아이입니다.

올해로 10살, 올 9월이 되면 5학년이 됩니다.

아이들이 커 갈수록 딸이 있다는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다소 사내아이들보다 예민해서 키울때 성격 맞추기가 쉽지 않을때도 있고, 

요즘은 사춘기도 약간씩 오는지 변덕도 부리지만

그래도 아이은 언제나 엄마를 챙겨주는 예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자아이들 틈에 끼어서 다소 사내녀석 같이 조심성이 없기도 하지만

아침마다 옷을 챙겨 입고 머리를 매만지고 꾸미는것을 보면 역시 여자아이구나 생각을 합니다.

언제까지나 어린아이 일것 같았던 딸아이는 어느날 컵케이크를 만들겠다고

마켓에 가서 재료를 구입하고 직접 믹스하고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선우의 직접 만든 컵케이크)

제법 맛도 좋아서인지 막내는 제 누나 컵케이크의 팬입니다. 그러다보니 자꾸 만들어 달라고 귀찮게 해서 좀 곤란한 점이 있지만요... ^^  딸아이는 제 남동생을 유난히 이뻐합니다. 그러다보니 친구가 오면 친구랑만 놀고 싶어서 막내를 떼어놓기도 하는데 어찌나 서글프게 울어대는지.. 막내는 항상 저만 이뻐하던 누나가 친구만 오면 자기를 몰라라 해서인지 형한테는 안그런데 누나한테만 더 섭섭해하고 슬퍼합니다. 

어찌보면 딸아이 잘못은 하나도 없는데, 당연히 친구랑 놀고 싶을뿐인데,  동생을 챙기지 않는다는 이유로 혼이 나야 하니 억울하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마음 약한 아이는 울고 있는 동생을 먼저 안아주는 속이 꽉찬 아이입니다.

요즘은 학교 끝나면 아이들 셋이 집에 있습니다.

일단은 중학생인 큰아이가 있어서 걱정은 되지 않지만 언제나 제 오빠와 동생을 챙기는 둘째가 있어야 먹거리에 안심을 하게 됩니다.  둘째가 없으면 고스란이 과자나 먹으면서 굶고 있을것 같은 두 사내녀석들입니다.

얼마전에는 회사를 갔다왔더니 생각지도 않은 음식을 해놓고 저와 제 아빠에게 먹으라고 내 주더군요...

아이가 만든 계란말이입니다. 제법 모양을 갖췄지요... 맛도 있었습니다. ^^ 이걸 보면서 어느새 이렇게 컷나 대견하기도 하고 기특하고... 역시 여자아이구나 싶기도 하고...  마음이 참 이상했습니다.

감격스럽기도 하면서 이런거 미리 안해도 나중에 다 할텐데 하는 생각도 들어서 안쓰럽기도 하고..

요즘은 야단치기보다는 아이와 싸우게 되는 단계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제 할말을 다 하면서 따지는 아이.. 아직까지는 엄마 말발에 밀리고 있지만 조만간 제가 밀릴 날이 오겠죠..

요즘 아이들이 빠른건가 싶습니다.  그 나이때 저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속이 채워지고 있긴했지만 음식은 못했는데 말입니다.  그런 저의 어린시절 탓인지 아이들이 외로워 하지 않도록 항상 많이 안아줍니다. 그래서인지 다행히 아이들은 참 따뜻한 마음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2012년 International Art Contest 입선작)

그림을 보면 안다고 아이의 그림은 참 밝고 따뜻합니다.

(2013년 중앙일보 Art Contest 입선작)

형제중에도 가운데 끼면 가장 힘들다고 하는데 여자아이가 사내녀석들 틈에 끼어서 많이 힘들거라는걸 알면서도, 엄마의 욕심은 중간이 딸아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 오빠나 동생을 챙길줄도 알고 엄마 아빠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줄도 아는 아이, 친구들 사이에서도 잘 받아주는 성격때문에 인기도 있지만, 그렇다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가슴에 담아두는 아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배려도 좋지만 필요에 따라서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아이로 자라기 바라고 있습니다.  세상이라는 이 험한곳에서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더 험해진 이 세상에서 아이를 온전히 지켜주는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어릴때는 사랑한다는 말을 참 많이 했던것 같은데 어느새 아이들이 자라면서는 그런 말이 점점 줄어드는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줄 서로 알지만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을때도 있는데 말입니다.

"고맙다 선우야.. 엄마 딸로 태어나 줘서... 앞으로도 건강한 마음과 몸으로 세상을 바로보며 살아가자. 사랑해! "

엄마와 딸! 평생 함께 할수 있는 최고의 친구라고 하는데 사랑한다는 말 많이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