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유난히 시간이 빠르게 지나는 것 같습니다.

새해가 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뒤돌아 보니 벌써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미국에 있다보면 추석을 일일히 생각하지는 않을것 같지만... 

한국 사람들 사는 곳은 그 정감 넘치는 한국의 명절을 잊고 살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안부를 묻고, 여유돈을 보내고, 선물을 보내기도 합니다.

저희 또한 한국에 시댁 식구들과 친정엄마가 있지만

여유가 없다보니 이런 명절이 오면 참 마음이 무겁습니다.  

차라리 뭔가 바라는 분들 같으면 오히려 반항심이라도 생길텐데

자주 못하는 안부 전화에도 괜찮다고만 하시는 분들.. 

너희들 건강하게 잘 살면 된다..

애들 키우느라 고맙다 말씀하시는 시어른들

네 목소리 들으니 기분이 좋다..

애들 키우는데 힘들지라고 하는 엄마...

뭘 해달라 바라지도 않고,

본인 스스로 알아서 살아가시는 이곳에 계시는 아빠..

어느 부모님 한 분 우리에게 뭘 달라, 해라 소리를 하지 않아 감사하면서도

아무것도 해드릴수 없는 상황이 참 버겁고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10월이면 결혼 14년이 됩니다.

처음과 같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아껴주시는 어른들이 계셔서 감사하면서도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마음의 무게는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결혼 후 한번도 만나지 못한 엄마 때문에 아이들과 한국은 한번 가야지 했지만

아마 시간이 흐를수록 쉽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매년 아이들이 커갈수록 나가는 것도 많아지고 신경 쓰이는 부분도 많아지면서

어른들께는 오히려 전화 할 시간조차 놓치기 일수가 되어 갑니다.

마음에 무게가 커갈수록 전화를 더 못하게 되는 현상도 생겨납니다.

목소리 들으면 오는 배려가 더 민망하고 가슴이 아파오는 탓인것 같습니다

한해 한해 우리가 나이를 먹고 아이들이 커갈수록 어른들의 연세도 높아지고 있을텐데

만나지 못해서인지 그분들은 항상 그곳에 계실것 같은 착각을 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절이 오면 마음은 더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몇 일 전부터 밤에 구름이 많이 생기면서 달이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한가위 밝은 달도 아마 구경하기는 쉽지 않을것 같습니다.

올 해 추석은 보이지 않는 달 만큼 마음의 무게가 더 커진것 같습니다.

오늘 따라 부모님들이 참 많이 그립고 보고 싶어 집니다.

잊지 마시고 안부 전하는 따뜻한 한가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