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해가 빨리가고 빨리 온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이번에는 그냥 하루 쉬고 출근한 기분이 듭니다.

새해에 대한 환상같은게 사라져 버린 나이탓도 있겠지만... ㅜㅜ

바로 어제 1월1일...

모든 대형 백화점과 마켓들이 전부 문을 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전날 코스코를 제외한 대형 활인 매장등이 문을 연다는 건 뉴스를 통해서 알고 있었지만

대형 백화점도 문을 열줄은 몰랐거든요.

아이들을 데리고 영화를 보러 오전에 DEL AMO SHOPPING MALL로 갔는데

가계와 식당들이 문을 열고 New Year Sale을 엄청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작년에 잠시 뭘 좀 사려고 나갔다가 텅빈 길거리와 닫쳐있는 가계 문들을 보면서 낭패를 봤던 기억이 있어서 이렇게 전부 열려있는 가게들이 낯설고 위화감마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잠시 나왔던 노부인은 걸어오는 제게 가계가 문을 열었냐고 묻더군요.. 

이런 경우가 없었던지 희안했던 모양입니다.

가끔 신년에 상점이 오전만 열고 닫는걸 본적은 있었는데 이렇게 식당까지 전부 여는건 처음 보았거든요.

경기가 좋아져서인지, 아님 반대로 경기가 나빠져서 인지...

일년에 하루 쉬는 곳들까지 이번에는 휴일마저 반납하고 일을 하는 모습이 왠지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1월1일 휴일이 수요일 정중앙에 있어서 마땅히 여행을 가지 못하는 저희같은 소시민들에게 그나마 슬슬 구경할 곳이 있다는건 즐거운 일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 또한 월급을 받고 일하는 사람으로서 오너들이 문을 열면 좋던 싫던 나와서 일해야하는 직원의 입장에서는 왠지 즐거울수만은 없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1월1일이나 연휴에 나와서 일을 하면 double pay를 받거나 지불해야 하는데 미국의 큰 대형 매장들은 알고 있겠죠..  휴일을 휴일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왠지 안쓰러워 오지랖 넓게 그것까지 생각이 미치더군요.. ㅜㅜ 어자피 오너들은 일만 시키고 나오지 않을테니깐요....

그 덕분인지 1월1일은 그냥 2013년의 연장같은 하루로 시작되는 기분이였습니다.

새해 복 받으라는 인사를 하긴 하는데 신년이라는 생각이 딱히 들지 않아서 그런지 오늘도 그냥 또 하루가 지나가는 기분입니다.

제가 어릴적에는 한국 전통설이 연휴가 아니고 신정을 3일 연휴로 했엇기 때문에 차례는 지내지 않았지만 가족이 모여서 아침을 함께 햇던 기억이 납니다.  설날에는 다들 바쁘게 새벽에 모여 차례를 지내고 아침도 제대로 못 먹고 출근을 하던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은 설과 추석을 한국의 전통 명절로 지정하고 3일 연휴로 가족이 모일수 있는 날이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헌데 미국은 그나마 1년중 하루 모두가 문을 닫고 쉬었던 1월1일조차 일을 하는 나라로 변해가고 있는것 같아 속이 쓰린 기분입니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도, 함께 하는 가족의 따뜻함도 줄어든다는 말이 되니깐요...

2014년 새해는 시작됐는데

기분은 전혀 새해라는 느낌도 없고 그냥 또 하루의 일과가 시작된것 같습니다.

저 또한 한해를 맞이하는 자세가 변한 탓도 있겠지요..

더 이상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도 않고, 뭔가 이뤄질거라는 설레임도 없어졌으니깐요...

그저 이 한해도 가족 모두 건강하고 무사하기를 마음으로 기도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