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

               --- 김 시 천 ---

때로는 안부를 묻고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안부를 물어오는 사람이

어딘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사람 속에 묻혀 살면서

사람이 목마른 이 팍팍한 세상에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어 준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가슴 떨리는 일인지

사람에게는 사람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는 걸

깨우치며 산다는 게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나는 오늘 내가 아는 사람들의 안부를

일일이 묻고 싶다.

어느새 2012년도 한달 남았습니다.

그리도 가지 않던 시간이 매년 어찌 이리 빨라지고 있는지..

고속열차를 타고 달리면 이런 기분일까 잠시 생각을 해봅니다.

한해 한해 알게 모르게 알아가는 사람이 늘어갑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연락하고 서로 안부를 묻는 사람은 줄어갑니다.

요즘 TV에서 방송되는 "인간의 조건"이라는 프로를 보게되었습니다.

여섯명의 개그맨들이 자신의 자체 통신수단과 전자오락용 기기 (텔레비젼,게임기등등)을

배제하고 일주일을 생활하는 것입니다.

통신수단은 집에 설치된 유선 전화와 직접 발로 찾아다니며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그 프로를 보면서 연락하기 어려워지고 볼거리가 없어진 대신

사람과의 교류가 생기고 머리를 쓰고 손을 사용하고 자신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잃어버린 대화를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게 되는 모습에,

내 스스로도 지금 어떻게 살고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전화 하나면 통화도 하고, TV를 보고, 책을 읽고, 게임을 할수 있습니다.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혼자만의 세상을 가질수 있게 되었지만

대화가 단절되고 사람을 잃어가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은둔형 외톨이가 생겨나고

자신만의 세상속에서 현실을 회피하고 주위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도 생겨납니다.  

몸과 마음이 나약해지거나 포악해지는 상반된 장애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통신은 쉬워졌는데 인사는 하지 않습니다.

그나마 통화를 하던 일상도 편리해진 카톡으로 쪽지 하나 휘리릭 남깁니다.

상대의 목소리를 들은지는 언제인지,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를 해본지는 언제인지...

불필요한 대화라도 하면서 정이 들어가던 시기는 지나간것 같습니다.

점점 대화는 어색해지고 새로 생기는 신조어는 국어사전에도 없는 말들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편리하지만 이기적이고

우리는 그렇게 다 가진듯 빈 가슴을 안고 살아갑니다.

어느새 바쁘다는 핑계로 잃어버린 사람들이 그리워집니다.  

가끔은 인사라도 건네고 안부라도 전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점점 삭막해지는 현실속에서 그래도 찾아주는 이, 반겨주는 이가 있을때

우리는 그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알고 있습니다.

기억나는 사람들이 있다면 잠시 하던일을 놓고 안부를 물어보세요..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