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일입니다.
아들아이가 외출하였다 들어 오면서
불만을 털어놓기 시작합니다.
" 우리집은 엄마는 교통사고로 다치고
아빠는 잡도 없고
집안도 구질구질하고.."

이 말을 듣고 나는 아들아이에게
밖에 나가서 달리기를 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뛰고 오겠다고 합니다.

한시간 정도 지났을까요?
아들아이는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 왔습니다.
그래서 나는 아들아이에게 지금도 아까와 같은 생각을 하느냐?
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 아니, 배고파 죽겠어. 밥 있어?"
하면서 먹을것을 미친듯이 찾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아들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아까 신세타령하던
그 생각은 어디로 갔지?'

그렇게 물으니 아들아이는 피식 웃고 말았습니다.
그 다음 부터 아들아이는 이런류의
불평을 늘어 놓치 않았습니다.

사실 이러한 상황은 제가 만들어 낸게 아니라
고승이라고 불리는 조선시대 말 경허스님의 일화를
제가 흉내 내본 것 뿐입니다

경허스님과 시자(스님을 시봉하는 스님)은
먼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가니 시자스님은 다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시자스님은 다리가 아파오자 경허스님에게 쉬어 가자고 투덜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경허스님은 지나가던 아낙네에게
입을 맞추어 버립니다. 그리고 줄행랑을 치죠.

그러자 아낙네는 저 땡중 봐라 하면서
미친듯이 달려오자 스님 일행도 죽어라고 뛰어
아낙네로 부터 멀리 도망갑니다.
아낙네와 멀리 떨어지자 그때서야 경허스님은
시자스님에게 아직도 다리가 아프냐고 묻습니다.
시자스님은 빙그레 웃었다 합니다.

아들아이가 괴로워 하던
생각은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걸까요?
우리의 의식은 욕탐이 생기면 슬며시 나타났다
욕탐이 사라지면 어디론가 슬며시 사라집니다.

욕탐이란 조건이 생기면 슬며시 일어났다
욕탐이란 조건이 사라지면 사라지는 것이라면
실제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우리는 생각에 대하여
이렇게 사유하며 살아가지 않습니다.

그것은 생각이 실제한다는
즉, 나가 있다는 생각을 늘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나가 실제한다고
생각되니 나로부터 출발된 에고는 생각도
실제한다고 착각하고 착각된
이러한 '생각'들은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맙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에고를 완전히
없애 버리는건 불가능 하겠습니다만
이런 허망한 생각에 너무 집착해서도 안되겠죠?

당신은 오늘 얼마나 깨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