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이나 되어서인지 소리는 듣기 거북할 정도고,
건반은 군데군데 껍질이 벗겨져 아주 볼품이 없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이 피아노는 폐기 되지않고 있다.
원래 집안에 묶은 물건을 잘 두지않는
엄마가 왜 이 피아노를 버리지 않는지 알 수가 없다.
 
가족들이 이제 이 피아노를 버리자하면
엄마는 처분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하고 아버지는 엄마 뜻에 따른다고만 한다.
 
 
내가 6살이었던 해 우리 가족은 한 도시로 이사를 하였다.
모든 것이 익숙하지 않은 도시속에서
엄마는 늘 나를 데리고 시장가는게 일과였다.
 
그날도 엄마와 함께 시장을 갔고 장난감 가게를 들렸다.
가게를 들어서자 한 구석의 핑크빛 장난감 피아노가 나를 사로 잡았다.
핑크빛 피아노를 발견한 나는
 
흥분에 휩싸여 피아노를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엄마는 가격을 물어보더니 비싸다며 가게를 나왔다.
 
철없던 나는 엄마를 졸랐지만 엄마는 다음에 사준다는
약속만 한 채  아무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조르며 엄마 뒤를 따라가며 울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후 갑자기 엄마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엄마를 시장속에서 잃어버린 것이었다.
겁이 난 난 엄마를 찾으며 온 시장속을 헤멧지만 엄마를 찾을 수 없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어둑어둑 해질 무렵
 
한 아저씨가 와서 길을 잃은 모양이라며 날 어디론가 데려갔다.
그리고 이것저것을 물으며 아버지 직업을 물었다.
다행히 아버지 직업을 알고 있어서 대답을 할 수 있었다.
 
아저씨는 여기저기 전화를 걸으며 나를 안심 시켰다.
밤이 되었다. 아저씨는 내손을 잡고 어둠속에서 우리집을 찾았다.
 
집에 돌아오자 엄마는 울고 있었고
아버지는 나를 찾으려 돌아다니시다 방금 돌아왔다시며 얼굴이 하얗게 변해있었다.
 
집안의 형광등이 밝게 비추었다.
엄마를 잃은지 한 나절이 지나 다시 만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