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아빠
당신 지금 어디 있나요?
이곳은 눈이 어마하게 오는데 당신이 계신 곳은 어떠 한가요?
병을 얻고 나서 부터 늘 추워 해서
병아리 처럼
고양이 처럼 따뜻한 곳만 찾아 다녔던 당신이기에
더욱 걱정되네요.
그런데 당신은 날 속인 것 같아요.
떠나기 10흘 전 난 낮꿈에 두명의 사람이
천안문과 같은 대궐문을 열자 밝은 빛이 있는 하얀세계가 한참이나 펼쳐 졌어요.
그리고 그날 밤꿈에1m 나 되는 초에
불이 휠휠 나는 꿈을 꿨어요.
그리고 그 다음 날도 촛불이 휠휠 일어나는 꿈을 뀠구요.
병원에서 함께 지내던 밤에도 불이 휠휠 나는 꿈을 꾸었죠.
그리고
당신이 세속의 인연이 다한 전날 밤에도
불이 휠휠 나는 꿈을 꾸었죠.
가기전날 까지 거의 매일
촛불꿈을 꾸었기에 난 당신에게 기적이 일어 나는 줄 알았어요.
그 뿐인가요?
당신이 가고 난 오늘 10일째가 되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꿈속에서
촛불을 보고 있어요.
불꿈 꾸기 힘들다지만 난 20일째
꾸고 있어요.
더구나
가기전 까지 페인이라고는 0.1% 로 없었잖아요.
고통의 최고라는 췌장암에도 불구하고
오장기능이 다 망가졌음이
분명할텐데도 페인이라곤
찾아 볼수가 없어 곧 일어날듯 알았지요.
사람들이 가게되면
가기전 죽음을 예고 하는
좋치않은 꿈을 꾸게 된다던데
당신은 이렇게 밝은 빛을 보여주었으니
페인도 전혀 없었으니
당신이 가리라는 것
생각이나 했겠어요.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당신은 좋은데 갈려고 이렇게
밝은 빛을 보여 준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당신이 속인게 아니라
내가 잘 몰랐던거 였네요
그래요.
당신이 어떻게 좋은 곳에
가지 않을 수가 있나요?
아내와 아이들
그리고 진실을 너무도 사랑했던
너무도 휼륭한 삶을 살았던 당신인데요.
난 당신이 어떻게 살았는지
정말 잘 알아요.
들어도 소리 없고
내려도 소리 없는 삶 이었어요.
내가 처음 다쳤을때 4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병원으로 야채쥬스와
현미밥을
해가지고 왔었죠.
그 더운 여름날 냉면
만든다고 땀 흘리던 모습도 생각나요.
콩나물을 좋아하는 날 위해 열심히 콩나물을 묻혔죠.
탕수육 도 김치도 참 맛있게 잘 만들었어요.
당신 일품 요리 뭐더라.
베이컨 스파게티 였군요.
또 있네요.
돈까스
이건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아빠 가게 내도 되겠다 할 정도였어요.
그리고 요리를 하면 항상 나에게 먼저
가져다 주었어요.
아이들 청바지가 길면 재봉틀로 줄여주고
이불도 꼬매주고
평생 화도 내지 않았죠.
당신이 나를 돌보며
직장을 다니며
아이들을 키운 일을 적노라면 이 밤을
지새워도 모자르겠지요.
머리도 너무 명석해
단 한장의 사진으로 교통사고
증거조작을 밝혀 낼 수 있었고,
4000페이지에 달하는 재판기록서를
다 읽고 도요타의 비리를
파해칠수 있었죠.
그리고 발병이 나서도
그 독한 키모약을 받던 날
하필 청문회가 열어
비몽사몽 혼신을 다하던
작년 12윌 10일 청문회를 잊을 수가 없네요.
그때 맞은 키모약은 냉장고 문도
잡자 말라던 그런 약 이었는데
그 추운 날 변호사
사무실 다니며 청문회에 참석 했으니
당신 병이 잘 낫겠어요.
절대 안정을 해도 힘든 병인데 말이지요.
난 도요티 미위 하지 않기로 했는데
당신이 이렇게 빨리 가니
분노가 올라 오고 있어요.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요.
당신도 알다시피
작년 우리가 7월 8일 낸
complaint 에
대해 판사는 우리쪽에 손을
들어 쥤잖아요.
도요타는
'원고 케이스를 기각하라' 주장했고,
우린
" 7월8일 낸 complaint를 취하하고
다시 서류를 내겠다'
(당신이 아파 케이스 진행하기 어려우니)
이렇게 맞붙었죠.
처음 분위기는 판사가
도요타에 기운 것 같았어요.
그러나 청문회 하기전 당신이 낸 5페이지 서류
( 케이스에서 사기를 치면 다시 그 케이스를 맡을 수 없는데
현재 도요타 변호사는 이미 사기를 쳤으므로 이 케이스를 맡을 수 없다는 내용 임)
를 읽고 판사가
우리에게 손을 들어 준 것 같아요.
정말 기가 막힌 반전 이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올해 12월 10일까지 새로운
서류를 내게 되겠죠.
당신이 없이 도요타 일을
어떻게 하냐고요.
왠걸요.
당신은 이미 모든 자료를 다 완성해 놓았죠.
이제 변호사가 잘 정리 해서 내면 되구요.
물론 변호사 비 마련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지만 당신이
도와 주리라 믿어요.
난 이제 당신이 추구했던
도요타일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느 날 세상에
그 진실이 드러나고 말겁니다.
내가 가장 슬플 땐
자다깨서 당신이 없구나 라고 느낄때지요.
그럴땐 울지요.
그러나 곧 심호흡을 하고
육체를 가진 삶도 있고
육체를 갖지 않고도 사는 삶도 있을 것이니
육체가 없다해서 없는 것 아니지 않겠는가
하고 위로 해요.
맞나요?
당신 육체 없이도 날 보고 있나요?
다인아빠
어느 곳에 있어도
난 당신을 존경할거고
사랑할 겁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당신을 기억하고 있어요.
최형철은 진실과 사랑을 위해
살았다고,
정말 좋은 아빠였고
좋은 남편이었다고요.
그리고 불의를 용서하지 않았던
진실한 사람이었다고요.
밖에는 또 눈이 오네요
추우면 눈오는 자연의 섭리 처럼
육신도 아프면 사라지는
자연의 일부 라지만
이 슬픈마음을 누르기 힘들군요.
기도 하고 있어요.
다인아빠
또 만나요.
잘 지내시구랴
사진제공 전성현(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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