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떠난지 5개윌이 되었다. 

시간을 이길자 없다고 했던가.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5개윌이란 시간이 흐르고 보니 

아픈마음들이 처음보다 많이 안정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안정되기 까지에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남편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가장 힘들었을때는 혼자 있을 때 였다. 

무언의 '벽'과 

죄 없는 '공기'들이 무척 두려웠다. 

있던 사람이 없어져 버렸다는 허망함은 

아니 

있어야 되는 사람이 없어져 버렸다는 억울함은 

혼자 있을때 가장 크게 느껴졌다. 

숨도 아주 거칠게 쉬었다.

이럴때 나의 마음은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알수 없는 곳으로 터져 나갔다. 

부엌용품을 사러 홈디포 에 갔을때 일이다. 

수 많은 물건을 볼때마다 물건의 이미지는 

남편이미지로 바뀌어 가게에 진열된 물건들이 

마치 남편의 분신인것 마냥 전시되어 있는 것 같으니 

나는 가게에서 튀쳐 나와 버렸다. 

이렇게 넋이 나간 사람처럼 낮에 지내다 

밤에 잠이 들면 남편이 항상 꿈에 나왔다. 

때로는 자신이 어디로 떠날 지 암시하기도 하고, 

때로는 편안한 숲속길을 한 없이 걷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내가 식사를 준비하면 식탁에 앉아있고,

내가 힘들어 하면 꼭 안아주었고, 

아이들과 샤핑을 가기도 하고, 

열거 하기 힘들 정도로 매일 꿈에 나와 나를 달래 주었다. 

그렇다고 꿈에 깨어나 이상한 기분이 든다던지 한적은 없었다.

이렇게 100일이 되던 어느 날 저녁, 

한참을 힘들어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강한 남편 목소리가 들렸다. 

'넌 해야 할일도 많은데 이리 슬퍼만 할거야' 

라는 호통의 남편 목소리 였다. 

믿기지 않은 현상이지만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 일이 있고 난 후 부터 

슬픔은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고 마음이 안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남편은 더 이상 꿈에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깐 비록 꿈이지만 세상을 떠난 남편을 

거의 매일 100일동안 만난 것이다.

그리고 남편의 멧세지를 분명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육신은 없지만 아직도 가족을 사랑하는 남편의 마지막 선물이 아니겠는가? 

나는 지금도 매일 남편에게 일기를 쓴다. 

내가 몇 생을 거듭 태어난다 해도 당신같은 사람은 만나기 힘들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