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였던 캐빈이가 1살 쯤 될 무렵 수유할 때 였다. 건강식에 관심이 많아서 캐빈에게 현미밥을 갈아 먹이곤 했는데 모유는 2살까지 먹이려고 생각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캐빈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데 갑자기 젖을 먹는 케빈이를 내가 밀어 내버리는 것이었다. 아이가 젖을 빠는 것이 아주 싫은 것이다.

누나와 거의 7살의 터울의 무척 예뻐했던 아이였기에 나도 이해하지 못할 이상한 행동을 정말 이해 할 수 없었다.

아이가 젖을 물면 공연히 짜증이 났다.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어느 날,  남편 친구가 놀러왔다. 다과를 먹으며 나더러 몸은 말랐는데 아래배가 왜 이리 나왔냐는 것이다. 그러더니 세째 아이를 가졌냐고 놀리는 것이었다. 나는 정색을 하고

"무슨말씀 이시냐고..' 반문을 했다.

기실 몇일 전 생리도 이틀동안 있었고 농사지은 일은 딲 한번 있었지만 날짜도 비껴갔기에 세째아이를 가졌다는 생각은 천지가 무너져도 하질 않았다. 그런데 자꾸 아랫배가 딲딲해지고 배가 나오는 것이었다. 나는 살이 찌는거라 생각하고 일주일동안 하루에 500번씩 줄넘기를 하였다.

그러던 몇일 후 이상한 꿈을 꾸었다. 집채만한 커다란 백 호랑이가 언덕에 앉아있는데 빛이 나는 공을 안고 있는 듯 호랑이를 눈이 부셔 쳐다 볼 수가 없었다. 다음날 남편 회사로 전화를 걸여

"간밤의 꿈이 너무 희얀해. 퇴근 길에 롯토 5장만 사오세요.아마 대박 일거야"

남편은 롯토를 사왔고 당첨은 되질 않았다. 그런데 그날 밤 꿈에 집채만한 호랑이가 다시 나와 이번엔 골목길을 가로막고 길을 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정말 이상한  일이네. 왠 꿈에 커다란 호랑이가 자주 나오는 걸까?

그러던 몇일 후 갑자기 배속에서 누가 톡 치는 것이었다.

"어머나 이게 뭐야?"

다음 날 에도 " 툭 툭" 치는 것이었다.

나는 이상한 예감을 느끼고 너무나 놀라 산부인과에 갔다. 소노그램을 찍으니 세상에 아기가 벌써 5개월이 넘었고  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너무 놀라 집에 돌아와 식음을 전폐하고 누워버렸다. 아이를 2번이나 낳아본 여자가 아기를 가진 사실을 5개월까지 몰랐다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도 용서될 수 없는 일이었다.

다시 시작하려던 영화공부가 무산 될걸 생각하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갑작스런 충격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한국에 엄마에 전화를 했다. 엄마는 내가 둘째 아이 나으면서 생긴 신장염때문에 고열로 병원에 들어간 것이 생각났는지 세째아이 낳는 걸 반대 하였다. 사실 나도 아기를 또 낳는 것이 싫었지만 반대하는 엄마 말은 얼마나 서운한지 전화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그 후 5개월이 지나 나는 아주 건강한 딸 아이를 낳았다.

일레인은 어려서도 총명하더니 성적도 우수하고 모범생으로 자랐다. 호랑이표 일레인을 생각하면 세상에 나올 인연이면 이렇게 라도 나오는 것인지 5개월만에 나온 아이라고  친구들에게 일레인 탄생이야기를 하면서  박장대소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