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위하여'

 11년의 세월이란  긴 시간들 이었다. 나의 가슴에는 더 이상이 들어갈 때도 없는 이야기로 가득 차 있지만 마음이란 이상하게 무한대 같은 창고 같아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가 들어 가더라도 빈자리가  있을 것이다.

 사고당시 사고가 나는 줄도 모르고 차가 날으니 5살된 캐빈이는 ' 와' 하고 신나했다. 엄마가 다친 줄도 모르고 사고 현장에 핼기와 왔다고 재미있어 했다. 옆에 있는 일레인이 배고프다고 칭얼 거렸다. 이 순수하고 이쁜마음을 가진 아이들의 영혼은 지금쯤 어떤 지점에 와 있을까?

 11년 후 아이들의 마음 속에 엄마란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 것일까? 가끔 내가 이렇게 된 엄마가 창피하지 않냐고 물으면 고개를 저었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갑자기 불어닥친 어려움은 어떻게 자리잡고 있을까? 너무도 어렸을 적부터 불어온 바람을 '바람'이라고나 생각 했을까? 그리고 가족들에게 신세만 진 나는 무엇을 했을까?

  엄마라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일, 나에게도 아이들을 위한 일이 있었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그동안 겪은 일들을  삶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는 일이었다.

 불행이라고 느끼는 것은 행복과 비교되기에 느껴진다. 비교하지 않는다면 불행은 행복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역시 아이들에게 심어줄 일은 자신들이 처한 환경이 남들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일이었다. 비록 스스로 식사를 만들어 먹고, 여행을 가지 못하고, 맛난 반찬을 자주 먹을 수 없어도 이와같은 현실이 남들이 사는 것과 별로 다를바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었다.

그것에 첫번째 해야할 일은 내가 씪씪해지는 일이었다.  내가 씪씪해지면 즐거운 마음을 낼 것이고 즐거운 마음을 내면 어느 엄마와 같이 잔소리하고 걱정하는 일상의 패턴을 보여줄수 있을 것이다. 옛날의 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기 였다.

 그러나 씩씪해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인 들 어찌 우울증이 없었을까? 신세비관으로 치자면 금메달 감 아닌가? 그러나 아이들을 위하여, 난 나의 감정을 모른 채 해야 했다. 어디선가 올라오는 주체못할 암흑도 툭 밀어 버렸다.

 그리고 이렇게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고 지내면서도  아이들에게 흥정을 했다. " 엄마를 돕는 일은 별개 일이 아니예요. 당연히 해야합니다. " 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설령 고맙더라도,  내가 이렇게 지내므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은 내색 하지 않았다.

 너무 미안해 하지도 말고, 그렇다고  당연해 하지도 말고, 나아가지도 말고, 후퇴 하지도 말고, 지내려 하였다.

 앞으로 무엇으로 채워질지 모르는 나의 '마음'을 보며 오늘도 내가 아이들을 위해 하여야 할 일은 하루에도 수 없이 변하는 이 마음을 잘 보는 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