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라는나라는 무척 현실적이고 차가운 편이다. 사람들의 성향도 예스와 노가 분명하고 논리적이지 않으면 좀 그런 취급을 받는경우를 아직은 어리지만 고등학교를 다니는 두 아이들 에게서도 경험한다.그러나 다인이 대학입학을 보면서 미국에 대해 색다른 경험을 했다.

다인이는 엄마의 매디케어 문제로 새벽 2시면 일어나 엄마를 돌보고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어렸을 적부터 책을 무척 좋아해서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몇년 동안은 350페이지 하드 북을 매일 한권씩 읽었다. 10권의 책을 빌려오면 일주일에 모두 읽었다. 추천도서를 골라 주느라고 당시 아기들 이었던 케빈과 일레인을 남편에게 맡기고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한 것 같다.

초등학교시절 아이가 학교가 끝났는데 저녁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아 찾느라고 난리가 났엇다. 그런데 아이는 나무 밑에서 책을 읽고 있는 것 아닌가. 어디를 가나 책만 읽었다. 여행을 해도 한켠에서 책을 보았고 샤핑을 가도 자신은 책방으로 조르르 달려갔다.

샤핑 후 아이를 데리러 가면 책방에서 나오질 않아 아이에게 보던 책을 사주면 집에 오는 길에 모두 읽어 버렸다. 정말 무섭게 책을 읽어대서 감당 할 수가 없었다. 언어실력이 좋아 원전으로 책보기를 즐기는 딸 아이는 불어도 거의 완벽하고 독어,고대그리스어,라틴등도 공부했다. 13세기 영어 같은 언어를 좋아하곤 했다.

내 침대 옆에 붙은 벨은 다인이 방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새벽에 생리문제가 생기면 밸을 눌러 다인이를 불렀다. 다인이는 눈도 잘 뜨지 못하고  나에게 와서 엄마의 생리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다음 날은 학교에 가야하고 시험을 보아야 하는 현실속에서도 엄마를 케어 해주는 일에 불평이 없었다. 집안 사정이 이러하니 학교클럽이나 액티비티도 잘할 수 가 없었다. 그러나 학교성적은 좋았다. 

영문과를 가고 싶어 했던 딸 아이가 예일대 원서를 내던 날 난 대학에 다인이 추천서를 썼다. 부모가 딸 아이 추천하는 것처럼 바보스러운 일이 있을까? 사실 미국대학 입학 전형에 부모가 개입되면 무조건 사정에서 제외 한다는 충고도 모르는 바 아니었다. 그러나 난 알려주고 싶었다. 첫문장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딸을 추천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그러나 나는 다인이를 추천한다. 다인이라는 사람으로 부터 5년동안 낮이든 밤이든 매디컬 케어를 받은 환자로써 다인이를 추천한다..." 

하면서 그녀가 보여준 책임감과 그래서 내가 아프지 않고  그 어려운 시절 극복할 수 있었던 일을 담담히 써 내려갔다.4월이 되어 예일대학으로 부터 편지를 받았다. 어드미션어가 핸드라이팅으로 다인이의 책임감에 감동을 받았다며 자신의 학교에 꼮 와 달라는 내용을 첨가한 합격통지 였다. 

미국 대학은 공부만 잘 한다고 가는 곳이 아니기에 다인이의 어플라이는 조금 걱정스러 웠다. 물론 학교성적은 나무랄 때 없었고 언어상도 많이 받았었지만 아무래도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음은 잘 알고 있었다.친구들이 공적인 어드미션 용지에 사적인 이야기를 쓴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합격통지를 받은 몇주후 다인이는 학비 80%에 해당하는 액수를 면제 받았다. 당시 남편의 수입으로 해당되지 않을 학비면제 였는데 심사에 통과 한 것이다. 

그 후로 다인이는 나머지 학년동안에도 매년 80%이상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받았다. 그래서 4년동안 20만불이 다되는 학비를 3만불도 안내고 다녔다.

다인이의 책임감있는 태도가 만든 결과였다. 그 후 예일대학에 가서 어드미션어를 만났다. 다인이 입학자료중 무엇이 가장 좋았냐고 물어보니 에세이와 책임감이라고 말했다. 

다인이는 아이너니컬하게 자신의 에세이에 단 한줄도 어려움을 언급하지 않았고 다른류의 에세이를 썼다. 다인이의 선행은 나의 추천서를 통하여 나타났고 그것이 어드미션어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 

때론 모험이라고 생각되는 일이라도 그것이 진실하고 누가 보아도 객관적으로 타당하다면 도전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아주 잘 결정해야 한다. 다인이 대학입학을 보며 진실은 누구에게나 통한다는 것을 느꼈고 미국이라는 나라의 사고를 다시 생각하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