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난 다음해 어머니 날 다인이가 한통의 편지를 보냈다. 이 무렵은 내가 패렴이 걸려 2주의 병상생활을 마치고 나올 즈음이었다. 가슴근육이 작동하지 않기에 호흡이 너무 힘든 시절이었는데 아이들에게 감기를 옮아 폐렴으로 진행 된 것이다.24시간 기침이란 지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가래를 맺지못해 나오는 기침은 몸 전체를 떨리게 했다. 병원에서는 외과적 시스탬을 이용해 2틀동안 잠을 재웠다.

말이 잠이지 사실은 기계에 의지하여 쉬는 숨이었다. 그동안 사고동안 병상생활도 지옥이었지만 페렴을 극복하는 과정은 더 힘들었다. 몸이 마비가 안된 상태에서 격는 고통과 몸이 마비가 된 상태에서 겪는 고통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움직일수 있으면 몸도 뒤척이고 밖에도 나가보고 자신의 의지대로 느낌을 만들어 보겠지만 몸을 움직이지 못하니 고통은 배가 된 듯했다. 지금도 이 고통을 다시 하라면 난 살지 않겠다고 말을 한다.

이머전시 룸에서 내가 너무 안되었는지 나를 담당했던 새라피스트는 휴일일데도 나와 내 옆에 있어 주었다. 새라피스트 아저씨는 기타를 무척 잘 친다고 말했고 스시를 무척 좋아 한다고 말했다. 내가 낫으면 꼭 다시 만나자고 말하던 친절한 아저씨였다.

이머젼시 룸에서 몇일을 보내고 다른 병원으로 보내져 회복을 하였다. 여전히 폐렴이 낫질 않아 사투를 벌이는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이러한 극한 상황에서 나에게 힘을 넣어 준 것은 문병 오는 세 아이들 이었다.

막내 딸은 맥도날드에서 준 장남감을 잃어 버렸다고 복도에 지나가는 모든 병원스탭들에게 자신의 장난감 보았냐고 물어 병원 스탭들이 많이 귀여워 했었다. 케빈이는 늘 스타워즈 장남감을 가지고 와서 나에게 설명했다. 동생들의 장난에 관심없는 다인이는 한켠에서 책만 읽었다.

병원 퇴원 후 앉아있을 기운도 없는 내가 집에 와서 얼마후 받은 다인이 편지는 아마 나에게 영원한 러브레터 일것이다. 벽에 붙여 놓고 매일 읽으며 눈물을 닦았다.

" 신이여 당신이 계신다면 차라리 나를 데리고 가십시요." 라고 하면서 다인이 편질 읽었다.

글로 표현할수 없었던 긴 터널속에는 세 아이들 있었다.

여름날 핑크빛 복숭아 꼮지 옆에 붙은 가려린 잎 처럼 아이들과 나는 이렇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