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사건의 이중구조'

 그날 저녁 침대에 누어있다 아들아이가 건내주는 차를 받으며 놓쳐버리는 바람에 조금 뜨거운 물은 내 가슴 위로 모두 쏟아졌다. 보통사람 같으면 물이 쏟아지는 순간 몸을 돌리면 될 일이었지만 그렇 수 없는 형편이다 보니 물은 나의 가슴 위에 한참을 머물다  옆으로 흘렀다.

가슴 쪽은 느낌이 없으니 뜨겁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나 이기에 물이 흘러도 별 이상을 못 느꼈다. 그래서 가족들도 부르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살펴보니 가슴전체가 부풀어 오른 2도 화상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뜨겁지 않았어도 피부에 오래 머물다 보니 심한 화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911을 불러 병원을 향했다.

차속에서 경찰아저씨가

"이해 할 수 없군요. 어떻게 가슴만 데입니까? 물은 아래로 흐르니 배 부분도 데어야 하는데, 혹시 당신을 누가 헛트하지 않었습니까? "

응근히 남편을 이상하게 보는 눈치였다. 나는 정색을 하며 "그렇치 않습니다. 아이가 주는 TEA를 제가 손가락에 힘이 없어 전해받지 못했습니다. 서로 타임이 맞지 않았지요"  믿을 수 없다며 데이면 수분이 빠진다고 링겔을 손목을 꽃았다. 사이렌이 경적을 울리며 요란히 병원에 도착했다.

다음 날 경찰 아저씨는 집을 방문하여 남편을 심문했다 한다.

이먼전시룸에 도착한 나는 많은 의사들이 와서 상처를 보고 가며 아프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고개를 저었다.

화상은 감염이 제일 무섭다. 치료는 완전무장 한 간호원이 하루에 2번의 은이 포함된 소독액을 수시로 내 몸에 붙고 드레싱을 하는 일이었다. 소독액은 수병이었고  소독액이 침대밑으로 들어가 마치 축축한 한천에 누워있는 듯했다. 화상 치료는 대단한 통증을 수반한다. 손가락 하나만 데어도 화들짝 하건만 나는 가슴전체를 데었으니 보통사람은 기절 할 일이었다.

치료시에는 으례 잠을 재웠다. 그러나 통증을 느끼지 못했던 나는 그 많은 부분을 드레싱 하면서 눈을 뜨고 간호원과 이야기 해가며 치료를 했다. 의사들이 걱정을 하며 약을 일부러 먹이기도 했다.

통증을 모른다는 것이 문제가 되어 이렇게 까지 델 수 없는 일을 당했고, 통증을 몰라 아프지 않고 치료 받았던 안타깝기도 하고 다행 스럽기도 한 사건이었다.

2주후 퇴원을 했다. 집으로 돌아가며 차 속으로 들어온 밝은 햇빛은 어두웠던 병원생활의 또 다른 면이었다. 나는 이렇게 두가지 밝음과 어두움속에 서 있었다. 그리고 이 두 구조는 마치 나 자신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