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화는 자주하여 목소리는 늘 듣고 살아가지만,
만나서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 한 것과는 달라서 전화를 끓고 나면 꿈에 만난 것처럼 허전해진다. 그동안 개인 비지니스를 하다보니 한국을 자주 갈 수가 없었다. 세월이 약이라고 이제는 미국에 오래 살아서 처음 초장기 시절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그립다.  추석이라 그런지 몇해전에 남편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었던 추억이 떠 오른다. 서울에 가서 25년만에 추석 잔치를 친정가족과 즐겁게 보냈었다. 추석전날 큰댁의 형님 내외분과 시댁 시부모님의 성묘를 하였고
큰댁에서 특별히 나에게 배려를 해주었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친정 어머님의 장례식에도 참석을 하지 못했던 나...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가슴이 쓰리고 가슴에 응어리가 맺혀
내 마음 한켠에서 겨울날의 차디찬 얼음처럼 웅크리고 앉아 있다가 마음이 울적한 날이면 불쑥 나와서 내 가슴을 후빈다.
 2년전 한국 방문은 남편은 거의 20년만에 방문이었고, 나는 8년만의 방문인 터라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모든 형제들이 나서서 우리 부부를 위하여
성심 성의껏 마음을 다하여 사랑을 베풀어 주었다. 레스토랑과 형제들 집집이 돌아가며 참으로 따스하게 살갑게 대해 주었던 지난 한국 방문을 잠시 떠 올리며 이 글을 적는다.
강남의 타워펠레스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가족잔치를 하는 날이다.
너무나 반가워서 길거리에서도 사진을 찍고 만나면 서로 눈을 마주치며
담소를 했던 기억이 내가슴 밑에서 뭉글뭉글 올라온다.
 오랫만에 정말 많이 웃고 많이도 먹었다. 한국 갔다 오면 체중이 불어난다.
왜 그리 많이들 먹어라고 하는지...
나는 사랑의 표현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먹었다. 한국의 음식 맛은 너무 맛이 좋아서 입에 챙챙 감긴다.
 10남매의 큰 오라버니, 아홉 동생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치 동생을 사랑한다. 내가 어린시절 막 초등학교 들어갈 때 오라버니는 대학 졸업이 었으니
늘 내겐 친정 아버님 같으신 모습으로 다가온다.
한국 방문중에 가족들이 너무 많다 보니 모두를 만나보게 하고 싶다고 강남의 어느 멋진 레스토랑에서 가족 잔치를 크게 하였다.
미국 떠날때는 어린아이 였던 조카들도 이제는 결혼을 하여
새로운 사람을 맞이 하였으니 그야말로 대가족이 되었다. 레스토랑에서 회포를 풀며 정겨운 대화를 나누는 시간 나의 미국 생활에 대하여 많이들 궁금해한다.
나만 미국에 사니 대충 들은 이야기는 있어 알고 있지만,
그 깊은 미국 생활은 알지를 못 한다.
특히 큰 오라버니의 살가운 정은 너무 고마워서 미안 할 정도이다
난 미국 생활의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한다. 보람되고 즐거웠던 삶의 이야기만 전한다.
우리 형제들 10남매에 조카들까지... 그날 모인 인원만 60명이 넘었던 것 같았다. 우리 부부를 중심하여
상석으로는 어른들이 차지하고, 조카들과 아이들은 저희들끼리 자리를 함께 하도록 만들었다..
정말 따뜻하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형제애를 마음깊이 느끼게 한 날이다.
그시절 남편은 개인 비지니스 때문에 즐거움도 잠시일 뿐, 제주도 여행을 한 후에 10일이 지나 미국으로 돌아가야 만 했었다.
모두들 섭섭해 했지만 어쩔수가 없었던 나의 미국 생활이었다. 그래도 오랫만에 즐거운 한때를 보내며, 많이도 웃었고 고국의 향기가 좋아서 마음까지 포근했었다
지금 생각하니 꿈같은 휴식시간을 보낸 것 같다.  제주도 천지연에서.. 아름다운 한국의 산야에 매료되기도 하고, 마음으로 야호!하고 크게 외치고 싶었던 날,
 숨박꼭질 하면 좋을 것 같은 제주도의 싱싱한 녹차 밭에서. 한컷. 정말 한국의 식물들은 윤기가 흐르고 곱다.
일 속에 파묻혀 살았던 우리 부부에게는 제주도의 여행은 정말 꿀맛 같았다.
 남편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고,
나는 한달 넘게 한국에 남아서 형제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아름다운 새로운 명소들을 구경했었다.
 혼자 남아있는 나를 즐겁게 하고 싶어 형제들은 용인에 농장이 있는 전원주택에서 또 한번의 잔치를 베풀어 주었다.  하나라도 더 먹일려고 온갖 좋다는 음식들을 푸짐히 만들고,,  그렇게 젊었던 오라버니들 모두 흰머리칼이 되었네.ㅠㅠ  모두들 기쁜날, 반가운 날이다 그러나 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만 하니... 이런 생각은 즐거운 순간에 함께 떠 오른다.
 왠지 오라버니들의 나이드시는 모습이 코 끝을 찡하게 만든다.
이곳 저곳 삶의 흔적을 볼때면 나타나는 세월은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푸짐히 차려준 한국 음식들은 어찌나 맛깔스러웠는지... 미국에서 먹었던 한국음식과는 또 다른 맛이었다.
고유의 맛이란 바로 이런 것일까?
조카들도 너무 자라서 누가 누군지...? 알아 볼수가 없다. 지금 생각하면 일일이 손을 잡고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지 못했던 점이 참으로 아쉽다.
큰 오라버니는 시간이 있으시면 나를 따로 불러 조용히 말씀하신다.
"희야 너 말이다. 자식은 죽는날까지 사랑만 해야한다.
절대 기대하지 마라.기대했다가 실망하면 원통하다." 하며 먼저 나의 삶을 가르쳐 준다.
혹여 아들들을 위하여 미국 살았다가 내가 외로워지는 삶을 살까 봐 이런 말로 나를 아끼신다. 학창시절부터 나에게 기대를 많이 걸었던 터라 늘 애처러이 생각한다.
뒷마당에 앉아 어린시절 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했던 한 때의 모습들.. 참 많이도 웃었다. 그렇지만 추석 풍습은 참 좋아 보였다. "땡스기빙데이" 과는 또 다른 우리네의 미풍 양속이 내 마음 깊이 다가온다.
두 아들에게 한국풍습을 보여주고 싶어 추석명절 차례지내는 장면을 여러장 찍어왔다.
큰 오라버니 눈에는 언제나 내가 학창시절의 희야로 보셨는지,, 용돈까지 주신다. 한국 실컨 보고 가라며 정성을 다해 살펴주었다. 그동안 미국에 살다보니 추석을 모르고 살았다. 큰 오라버니의 목메인 목소리에,
사람이란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며, 순리를 벗어나면 힘이 드는 삶이 된다며 나를 위하여 미국 살지 말고 돌아오길 간절히 바랬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두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여 나와 두 아들과 한국을 방문하였을 때는 누구보다도 제일 많이 기뻐하시며, 장조카를 데리고 김포공항으로 직접 나오셔서 반갑게 내 등을 두드려 주며, 그때도 오라버님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 신디의 글과 사진} |
16
쪽지
Back
목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