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까지 그들을 닮아가는지,
마치 소녀라도 된 듯, 이렇듯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감동하며 홀로 서서 있을 줄도 알고...

미국에서 살아가며 많이 외롭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어 따스했고
또 하나는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마음은 미국의 경치에 정을 많이 붙이고 산 것 같다.
사람들은 살아가며 자신이 가장 편안한 곳에 마음을 붙인다.



오늘 뉴스를 보니 세계인이 가장 살고 싶은 나라로
가장 이민 가고 싶은 나라는, 아직까지는 누가 뭐라해도
미국이 1위로 우뚝 서 있다.

그 기사를 보니 내 마음이 환히 밝아온다. 

한국은 내 모국이니 언제나 사랑으로 관심이 가지만

미국 또한 지금 내가 살고 있고 우리들의 후세들이

살아 갈 나라이니 미국의 희망은 나의 희망속에 함께 있다.

미국은 200년만에 최고의 나라가 되느라 승승장구 달려온 세월,
물론 문제점이 있겠지만,
요즘의 이 어려운 시기를 잘 보내고 나면 
미국은 틀림없이 더욱 탄탄해진 나라가 될 것이라 믿어본다.
믿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런 힘들고 어려운 시기는 미국을 거듭나게 하는 시간이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지 듯...

그동안 삶을 살아오며 나에게 안겨주었던 고통들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고통속에서 자신을 반성하며 참된 겸손을 알게하였고
나로 하여금 인내를 배우게 하였다.


오늘따라,가을바람이 부니 어머님이 몹시 그립다.

내가 엄마인데, 엄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10남매를 하나같이 예쁘게 사랑하며 진자리 마른자리

손에 물이 마를 날이 없었던 어머니,

한국으로 돌아가시기 전날,

어머님께서 나에게 주신 말이 떠 오른다.

그 시절 주재원으로 편하게 있다가 개인 비지니스를 하니
눈코뜰새 없이 정신없이 바빴었다. 

딸의 허둥거리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며
어머님께서 많이 염려가 되시는지, 나를 불러 앉히며
나에게 한 말씀이 떠 오른다.

"희야 너 말이 데이,부자 부자라 케도, 
자식 농사를 잘 하는 사람이 진짜로 부자라 칸다.
이래 바빠서 우짜노?" 니가 참말로 걱정 스럽데이.

이리 좀 오거라, 꼭 내 말좀 들어 보레이,
부모가 자식한테 온효자 하믄, 자식은 반효자 되어 나오는 기라..."

(부모가 자식한테 온전히 효자가 하는 것처럼 잘 해야만이 
자식은 겨우 부모에게 반쯤 효자가 되는 것이니,
자식을 사랑으로 정성껏 잘 돌봐야 한다는
교훈을 주시고 한국으로 가셨다.)

그리고 이런 말도 하셨다.

"니말이다 자식한테 성심껏 하거래이, 부탁한데이...
밥도 꼭 지때 잘 멕이고,

여자는 옷차림이 한 인물하는 기라, 맘에 꼭 두고 살거래이."

( 아마도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딸의 모습이 안타까운지..

옷차림과 생활을 단정히 하라는 말이다.)


그 시절 어머님이 한국으로 돌아가신 후에
비로서 어머님께서 하신 말씀이 내 마음 깊이 새겨져

두 아들을 바라볼 때면, 어머님 생각이 나서
눈시울이 붉혀지곤 했다. 

그때는 너무 바빠서 엄마께 잘 해드리지도 못하고...

가을, 이맘때가 어머님 생신이 있어,

엄마 생각을 하면 늘 가슴이 시리고 아프다.

내가 엄마인데도 엄마가 그립다.

가만히 호수에 앉아 바라보니 모든 풍경들이
어머님의 품처럼 따스하게만 느껴진다.

오늘따라 가을들녘 같으신 어머님이 한없이 그립다.

엄마 엄마 사랑햬!
내 마음 알지? 
그 시절 너무 바빠서 엄마에게
잘 해드리지도 못하여 가슴이 많이 아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