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점심식사를 하자고 연락이 왔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아침부터 기분이 상쾌하여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창가에 앉아 뒷숲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의 맛이

 유난히 혀끝을 상큼하게 해준다.

살아가며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때,
그 보다 더 기분 좋은 날이 어디에 있을까?

때론 내 마음을 아낌없이 보여주며 이야기 할

동성의 친구가 형제보다도

더 살갑게 느껴질때가  있기때문이다.

이웃하며 살때는 운동복 차림으로 만나기도 했지만 ,

오늘은 좀 멋을 부려본다.

몇번씩 거을을 들여다 보면서 옷 매무새를 고치고 ,

새로 산 오렌지색 쟈켙으로 갈아입고 봄볕에 맞는

고운 연분홍색 립스틱을 칠하고 나섰다.





늘 만나다가 오랫만에 보니 참으로 반가웠다.
나를 바라보며 생글생글 웃는

그녀는 소녀같고 명랑하다.

서로서로 마주보며 예뻐졌다는 칭찬을 아낌없이 주고 받는다.
미국에 와서 만났지만 동창생 이상으로 다정하게 지낸다.

그녀의 성격이 다정다감하고 언제나 명랑하여 우린 함께 앉으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떤다.

그녀의 남편이 군대 갔다가 와서 대학교 3학년이 되었을때
그녀는 대학교 햇병아리 1학년일때,
둘이 만나서 7년을 연애하여
결혼하였다고 한다.

현재 슬하에 3형제를 두었고
아들들도 잘 자라서 
남자들 안에서 파묻힌 그녀의 행복한 모습이 참 보기가 좋다.

남편은
늘 자신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라며 수집은 듯 읏으며 행복해한다.

나도 그런 모습의 친구가 좋아서 덩달아 행복해진다.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피아노 위의 한장의 카드가 눈에 띈다.

그녀의 남편이 아내에게
보낸 생일카드 이다.

결혼하여 지금까지
해마다 카드에 좋은글과 장미 한다발을 보낸다며
소녀처럼 베시시 웃는다.

50대 중반인 이들의 사랑이 너무나 아름다워
나의 마음까지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는 듯 하다.

카드의 내용을 좀 봐도 괜찮겠느냐고 물어보니
웃으며 보라고 한다.

카드를 보는 순간 내 마음까지 확 밝아온다.

 착 달라붙는 그녀의 남편의 풋풋한 글이
좋아서 소개해본다.

 



사랑하는 그대에게
( 봉투에 이렇게 쓰여 있더군요.)

항상 넘치는 사랑으로

변함 없는 수고와 봉사로

끊임 없는 기도로

온가족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그대에게

나에게 항상 넘치는 사랑을 채워주는 그대에게

늘상 같이 있고 싶은 그대에게

나의 가득한 사랑을 담아

생일을 축하 합니다.

그대의 영일,

2009, 2.28


우와!! 닭살 부부님,

아니, 너무 아름다운 부부이지요? ㅎㅎ

남편의 글이 감동으로 다가오네요.^^*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꽃보다 더 아름다워요.

미쎄스 김, 항상 행복하세요

글과 사진/ 신디
 

 Cape Breton / Francis Go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