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의 비경. 함양의 서암청사 가는 날,

지난 봄의 연두빛 새싹이 피어나는 5월에 한국에 갔었다 .

이 날은 함양의 비경 이라는 서암정사로 가는 날이다.

 5월의 부처님 오신 날의 전 날이었는데 한국 여행가면

꼭 한번 가 보라는 미국의 선배가 알려주었던 곳이다.

유난히 눈부시게 맑고 푸르른 봄 날의 세상, 

날씨까지 좋아서 고국의 싱그러움을 만끽 할수 있었다. 

다행히 함께 하였던 정선생님 부부님께서 불자여서 이 절에 대하여 소상히 알고 계셨다.

가는 곳마다 역사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를 가지고 계셔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멀리 한국에 계시는 정 선생님 부부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린다. 

서암정사는 지리산의 빼어난 비경 위에 앉아 천왕봉을 멀리 바라보고,

한국의 3대 계곡으로 유명한 '칠선계곡'을 마주하는 천혜의 절경에 자리하고 있다.

추성리 갈림길에서 널찍한 도로를 따라 400m 가량 표지판을 쫓아가면

 '백천강하만계류, 동귀대해일미수'

(이 뜻은 ..수많은 강물이 갈래져 시내로 흘러, 바다에 돌아가니, 한물 맛이로다)란

  쓰여있는 돌기둥이 참배객을 맞는다.

바로 서암정사의 입구에 있었다. 

서암정사는 '지리산에 펼쳐진 화엄의 세계'란 별칭이 말해주듯,

 불교의 화엄세계를 상징하는 갖가지 장엄한 마애불로 채워져 있다.

가는 곳마다 만나는 울창한 수목들은

 청청한 기후 속에서 정성들여 가꾼 터라 초록이 눈이 부셨다.

서암정사의 중심은 불경속 극락세계의 장엄함을 바윗굴 속에

재연해놓은 극락전 석굴법당이다.

이곳에는 아미타불을 위시해 8보살, 10대제자,

 신장단 등이 장엄하면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조각돼 있다.

 곳곳의 석조 현판과 주련, 비석에 새겨진 글귀들은

광대한 부처님의 진리를 암시하고 있다.        
 

 해학적인 멋이 흐르는 누워계신 부처님을 바라보면서

 우리 일행 모두 따뜻한 미소가 절로 나온다.

지리산 자락이라 절벽에서 내려다 보는 가파른 경치는

숨막히도록 가슴을 설레이게 했다.

먼 하늘 아레.. 아스라이 보이는 지리산의 기상 넘치는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불교의 심오한 말씀을 그대로 마음으로 느껴본다.

미국에 오래 살다보니 일상의 쉬운 한문은 그대로 남아 있지만

안타깝게도 불교에서 쓰는 한문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럴 때마다 정선생님은 소상히 가르쳐주어 이번에 다시 많이 알게 된 것이 기쁘다.

오르락 내리락 경사 길을 다니느라 힘이 들었지만

 자연스런 꾸미지 않은 모습의 봄 풍경에 넋을 잃고 한참을 바라 보았다.

이곳은 암자여서 내부는 보지 못했지만

 절벽 산기슭에 있어 뻬어난 풍경, 신비스런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가는 곳마다.. 암벽에 많은 사천왕상 모습을 볼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향기를 그대로 품고 있는 사찰을 보느라 2시간 가까이 이곳에서 머물었다. 

어느 신혼 부부 같은 느낌을 주는

 남녀가  다소곳이 올라가는 모습이 좋아서 담아 본다. 

나도 이 곳이 좋아서 동굴 입구에서 인증샷을 담았다.

아 ... 그 시절의 고국 풍경이 생각나서 이 글을 쓰는 동안 내내

은은히 내리는 그리움이 내 마음을 젖게 한다.

연못의 동양풍 모습,  물 속엔 금빛 잉어들이 노닐고..

한국의 소나무의 빼어난 모습은 나로서는 세계 최고였다.

​

지리산의 뻬어난 절경은 한폭의 그림처럼 내 마음을 울린다.

내년쯤엔 다시 가서 볼 수 있을까?

..
서암정사는 원응스님이 1960년대 중반부터 터를 이루기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

 원응스님은 한국전쟁을 전후해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졌던 이곳에서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인류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발원으로 불사를 시작했다.

서암정사에는 또 원응스님이 15년간 서사해 완성한 약 60만 자로 이뤄진

'황금'으로 글씨를 새긴 '금니화염경(金泥華嚴經)'을 비롯해 다수의 사경 작품이 소장돼 있다.

단절됐던 사경수행의 수려한 자연경관 속에서 다양한 불교 석조각과

원응 스님의 사경수행 과정을 잔잔히 음미할수 있는 곳이다. 

산 깊고 물 맑으니, 이곳에 드는 나의 마음이 절로 청정해진다.

운무 사이로  동양화 같은 지리산 자락를 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많은 사찰을 그동안 봐 오고 마음으로 느겼던 불교의 진리를 음미해 본다.

지리산 자락의 물 맛이야 말로 최고 라는 말을 듣고

약수터에서 물 한잔을 마시니 온 몸이 싱싱하게 새롭게 피어나는 것 같았다.

꼭 가고 싶었던 다음 장소

'해인사'로 서둘러 발길을 돌린다.

끝으로..

고국의 풍경은 서울을 벗어나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 많았다.

한국 가는 교포들께서 자주 좋은 곳을 알려 달라는 말씀에

이 글을 올리면서 초록의 아름다움을 다시 바라보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신디의 한국 여행 추천지.  

주소/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산15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