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딸은 동부에 있는 C 대학교에서 백인남자 친구를 만났다.

학우로 만나서 그들의 사랑이 지금까지 어언 7년 가까이 된다고 한다.

이곳 미국에서 같은 민족끼리 결혼한다면 더할나이 없는 행운이겠지만

나는 긴세월 사랑한 것 만으로도 그들을 이해하고

 축복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친구에게 입 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드디어 지난 아름다운 5월 친구 따님의 결혼식 날이었다.

그 날 결혼식 하는 성당에서 보니 엄마나 따님이나 자매처럼 아름다웠고

행복해 보여서 내 마음까지 솔솔 부는 봄 바람처럼 기쁘고

 나의 일처럼 마음이 설레이었다.

 미국 사돈님들의 자애로운 얼굴과 엘리트처럼 잘 생기고

기품있어 보이는 신랑도 내 마음에 딱 드는 것이었다.

 화려한 리셉션은 뉴저지의 전통있는 타운

 K호텔에서 하였는데  아름다운 테이블 장식과

 꿏 데크레이션이 유난히 고왔고,  

눈부신 신부와 어루러져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미국인 한국인이 반 반씩 하객이 되어 분위기도 좋았다. 

은은히 음악 연주가 흐르는 피로연의 테이블에서

 우리 부부의 이름이 나란히 적혀있는 카드를 뽑았다. 

 초대장을 보니 If 1 had known then What I know now 이라고 쓰여진

글씨가 보였다. 

다시 말하 면 우리의 좌석은 이 글이 있는 테이블에 앉으란 말이겠지..  

신부의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나를 미소짓게 한다.

보통 결혼 피로연에서 #1 #2.. 로 적혀있는 좌석 카드는 많이 보았지만

시의 귀절이 적혀 있는 카드는 처음이었다.

우리 부부는 아름다운 시의 귀절이 쓰여 있는 데이블에 가 보니

이미 우리 부부와 가깝게 지내는 분들이 웃으며 반갑게 맞이 해주었다.

우리부부 역시 가까운 분들이 계셔서 즐겁고 반가웠다.

그런데 내 눈에 If 1 had known then What I know now 라고

쓰여진 작은 시집 한권이 우리 테이블 한 가운데 놓여 있었다. 

이게 뭘까?  책을 들어 살펴 보니

시집 첫 장에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Dear Guests.

This book is a gift to the individual who finds a penny

taped to the underside of his/her seat. We hope you enjoy.

- john & Ann.

이 책은 그대의 좌석 의자 아래쪽에 테이프로 붙여진 페니를 발견하신

그 사람의 선물입니다. 엔죠이 하세요. - 쟌 & 앤

그제서야 알아차리고 그녀의 따님의 깜직한 재치에 한바탕 웃으며,

한 닙의 페니를 찾기 위해 의자를 높이 쳐들고

소란을 피우며 우리 테이블 하객들은 다 같이

동심으로 가서 어린애 들처럼 호호거리며 난리가 났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보물 찾기 하여 쪽지 하나도 찾아 보지 못했던 터라

꿈도 꾸질 못했다. 그래서 아예 기대도 하지 않았다. 죄석에 앉아있는 동안

어느 누구도 찾지 못하는 순간, 

 "그렇지만 누가 알아.  나에게 행운이.."

이런 생각이 불쑥 올라 왔다.

그제야 약간의 기대를 가지고

 내 의자 안 쪽을 살짝 만져 보았다.

 이게 왠일입니까? 

뭔가 쬐그만 물체가 내 손에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아, 드디어 내가 찾았다. 내가 말이다.

그 때의 작은 기쁨이란...

그것은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사막에서 목 마른자에게 발견된 오아시스 랄까.

함께 테이블에 앉아있는 하객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화이팅 미세스 홍" 을 외치며

기뻐해주었다.  어떨결에 일어나서 남편과 나는 손을 잡고 책을 가슴에 안으며

기분 좋게 웃으며 마치 큰 시상식에서 상을 탄 것처럼

책에 뽀뽀를 하며 답례를 했다.

그리고 1 페니 한닙을 손바닥에 놓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함께 앉아 있는 분들까지 즐거운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며 환히 웃어 주었다.

아 그때의 기쁨이란..

사실 삶에서 돈으로 계산하면 별거 아닌 것이 나를 얼마나

생기나게 하는지, 1 페니의 작은 행복이 이렇게도 대단 할 줄이야.

앞으로 남은 나의 인생에 자주 이런일이 일어나갈 바라며 

이제는 사소한 것에 기쁨을 가지는 작은 마음으로 살고 싶다.

큰 것을 바라기 보다는 작은 기쁨에 감동하며

살아가고 싶다.

그날 1페니를 찾은 보람으로 내가 받았던 시집에서 보았던

내 영혼에게 주었던 참된 글이 좋아서 함께 음미해 보고 싶습니다.

" If 1 had known then What I know now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