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내리는 롱 비치 아일랜드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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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사이로 내리는 봄을 뚫고

이른 아침에 자동차를 몰고 뉴저지 남쪽 72번 도로를 달려서

집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롱 비치 섬의 동쪽 해변가로 갔다.

고요히 내리는 아침의 싱그러운 기운은 파도까지 잠재우는 아침이었다.

오, 싱그러움이여, 탄성이 절로 나온다.

 

지난 일요일, 자주 만나는 같은 동네에 사는 김 선생님 부부는

아침 출근하기 전에 집에서 40분 정도 걸리는

이곳, 롱 비치 아일랜드에 가서

일출을 보고 출근을 한다는 말을 듣고 보니

삶을 정말 멋지게 사는 것 같았다.

 

그들 부부는 매일 바다에서 떠오르는 일출을 만난다는 것이다.

 날 좋은 날의 일출을 보는 기쁨이 대단하다고 한다.

처음은 힘이 들었지만 아침에 만나는 확 트인 고요한 바다는

가슴에 쌓인 찌꺼기를 날려줘서 그런지

그냥 알수 없는 기쁨으로 가슴 가득히 찬다며 상기 된 얼굴로

우리 부부에게 웃음띤 목소리로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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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난후 자꾸만 김선생님 부부의 맑은 얼굴이 떠올라

설레이는 새벽에 일어나서 "우선 나 혼자 한번 해보자." 마음으로 소리치며

갈까 말까 .. 하다가 "에라 가자" 하면서 용기를 내어

나 홀로 이 바다 섬으로 와 봤던 것이다.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고요한 바다의 새로운 모습을 보면서 말없이 걸었다.

  

해변가 여름의 호텔은 텅 비었고

 오늘은 날이 흐려서 그런지 

오직 나 홀로 이 대자연의 바다를 거닐고 있었다.

저 멀리 점,점처럼 사람이 한 두명이 보이​기만 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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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날이고  바람이 없어 파도가 몰려오고 쓸려가는 모습없이

 고요하고 더 없이 한가로워 보였다​.

 

 바다가 그리워
나는 다시 바다로 가련다. 그 호젓한 바다 그 하늘로.
내 바라는 건 다만 키 큰 배 한 척과
방향을 잡아줄 별 하나
그리고 바다 위의 뽀얀 안개와
뿌옇게 동트는 새벽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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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의 아름다운 말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차가운 바다는 황량하고 그리움이 맴돌 뿐이었다.

 

 

 

흙처럼 보드러운 해변의 모래 밭을 걸었다.

나 역시 집에서 나올때는 바다에 누가 있을까?

더욱 주말도 아니니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나 홀로 서서 이 세상 한가운데 서 있는 이 시간,

 절대로 외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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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로 아리고 힘든 고독은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는 것,

내 마음에서 다시한번 나를 향하여 울리는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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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편안했다. 나이가 주는 힘이있었다.

생각과 달리 쓸쓸하지도 않았다.

고요한 바다는 쉴세없이 많은 속삭임으로 다가 왔었다.

한참동안 해변을 거닐며 물새들을 바라보면서 그냥 걸었다.

시간이 지나니 집에서 바삐 나와서 그런지 출출했었다.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해변에서 가까운 레스토랑으로 갔다.

 

 

 

​ ​가벼운 식사를 하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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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케이크, 호떡은 많이도 넘치게 나왔다.

이 집은 오직 아침부터 오후 2시까지 문을 여는 곳이다. 주말에는 분비고,

주중에는 조용하단다.

 

아침 식사를 끝냈 후 다시 바닷가를 걸었다.

 

 

 

 

여름 날의 바다를 향한 호텔들의 서 있는 모습은 아름답고 멋져보인다.

아직은 찬 바람이 부는 바닷가의 호텔은 여름의 추억을 그리워하는 듯

조용히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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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림, 그 아름다운 말,

인내의 뜰에서 가슴 설레이며 기다릴 수 있다는 것,

오랜 기다림 끝에 오는 행복이야 말로 참으로 소중한 것이다.

 

 

 

 

이곳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는데

오늘은 모든 것이 고요히 정취만 흐른다.

 하얀 하늘에서는 바다새가 유희를 부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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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아침의 커피 맛 때문인지 잠이 활짝 깨어

 이제는 생각과 달리 기분이 좋았다.

김 선생님댁 사모님을 만나면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았다.

주말에는 남편도 합세 할 것 같았서 더욱 즐거운 이 기분,

일주일에 2번 정도 주말에 꼭 나오도록 해야지.

 

 

 

 

72번 서쪽 도로를 타고 다시 집을 향하여 달리는데

바다 같은 호수가 나왔다.

처음 보는 호수인 터라 잠시 내렸다.

 

 

 

 

이곳은 LAKE MANAHAWKIN (마나호킨)호수.. 

동양풍의 정자같은 쉼터에서 봄을 즐기며 산책을 하고

간식 같은 것을 가져와서 이곳에서 마시며 놀기가 더 없이 편해 보였다.

실내가 아주 청결했고 멀리 멀리 작은 집들까지 내 눈 가득히 들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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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에는 발그스름한 싹이 나오고 있었다. 

지난 주 월요일 아침에도 봄을 시샘하는 눈보라가 펄펄~ 날렸었다.

땅속에서 나오는 봄 기운 때문인지 눈은 금방 녹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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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파란 날 왔다면 호수 물들은 코발트 색이었겠지.

호수 물 속을 들려다 보니 시냇 물처럼 맑았다.

 따사로움이 감싸는 듯 고운 물결이 일렁인다.

 

 

 

 

물새들 곁으로 가까이 걸어갔다.

꼼작도 않고 저희들끼리 내리는 봄을 즐기는 건가?

발소리를 내면서 뛰어서 갔더니 그제야 화둘짝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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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높이 나르는 물새들..

저절로 질서를 지키며 줄을 맞추면서 나른다.

알수 없는 미소가 내 얼굴에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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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하여 나르는 한 움큼의 새떼들의 행렬을 미소띤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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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걸었다. 아침 운동은 언제나 마음을 활기차게 한다.

  

 

 

 

 공원의 사슴들이 아침 인사를 한다.

 

 

 

 

겨울을 이기고 봄이 오는 풍경은 참으로 사랑스럽다.

넓은 바베큐 장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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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한쌍은 즐거이 헤엄을 치고..

 

 

 

 

봄을 기다리는 갈대밭이 노랗게 물이 흐른다.

 

 

 

 

올해는 봄까지 느릿느릿 거북이 걸음으로 오는 것 같다

LAKE MANAHAWKIN 호숫가를 거니는데

이른 아침에 롱 비치 아일랜드의 바다를 봐서 그런지 큰 일을 해 낸것 같다.

 

예전에는 혼자서 어딜 가지를 못하고 단짝 친구들,

아니면 선배 언니들과 함께 다녔는데​

나이가 주는 선물인지 이렇듯 혼자서도 잘도 다니고 홀로 산책도 했다.

해변의 모래밭에 발이 푹 빠지면서 거닐었고 먼 추억을 그리워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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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집 가까운 곳이라도 바다의 해변을 와서 걷는 것은 

쉽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에겐 무척 어려웠다.

이른 아침에 바다를 봤던 이 일을 해냈다는 것은

  "나도 할수 있다"는 신선한 기쁨을 내 마음에 만들어주었다.

요즘 일상에서 만나는 일에 자꾸만 힘들어 하고

새로운 날에 대한 용기가 작아지는 내 마음에 힘을 실어주었던 계기가 되었다

 

회색 빛 하늘과 어스름한 잿빛 날씨까지도 정다워지고

아무도 없이 사색의 뒤안 길을

홀로 걸어보는 맛을 알아가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이것이야 말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 아닐런지...

 

봄 바람이 스산히 부는 길목이다. 

오늘은 바다를 보고와서 그런지

상쾌한 마음이 되어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는 ​날이 되었다.

 

 

 

2014년 3월 19일..아침에

 

 

<스케치 노트>

 

봄이 오는 어느  날 
작은 농장으로 갔습니다
조금은 쌀쌀했지만
고운 새싹이 나오고
잎들도 연두빛 싹을 튀우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봄을 준비하지 못한 갈색잎이
연두빛 사이로 초초한 모습을 드리우고있었어요.

봄이란 언제나 생기나는 것만은 아니더군요.
 모든 사물이 희망 차 보이는 것은 더욱 아니더군요.

봄빛 옆에는 언제나 스산함이 있었어요.

 

농장 곁에 있는 오솔길을 거닐다 보면
  마음이 소박해지고 편안해지더군요.

마음이 알수없이 서성이는 날,

봄이 오는 들판으로 나가서 스케치 하여 그렸던 그림...

 

수채화/크기: 가로55센티
세로45센티

봄이 오는 호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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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 찬 기분이 되길 바라며..

수채화 한점 올려봅니다.

 

 

롱 비치 가느다란 하얀 섬, 그리고 lake manahawkin..약도

(뉴저지 롱 비치 아일랜드 바다는 6월이 정말 아름다워요!)